속편은 본편의 명성을 뛰어넘지 못했다.
(전작에 대한 스포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일반적인 SF, 공상과학영화라고 하면 화려한 컴퓨터그래픽과 광활한 우주를 떠올리기 쉽다
그러나 맨프롬어스는 일반적인 SF를 기대하고 보게된다면 분명히 실망할 수밖에 없는 영화다
컴퓨터그래픽이라고는 쥐꼬리만큼도 없으며
영화 내내 좁디좁은 방 안에서 인물들간의 대화로 내용이 전개되는 것이 전부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맨프롬어스는 결코 지루한 영화가 아니다
정적인 분위기 속에서 인물들간의 자연스런 주고받음이 극을 훌륭하게 이끌어가며
그 어떤 영화보다도 긴장감을 주어 주인공의 충격적인 고백에 그들의 음성 하나하나를 집중하게 만든다
개인적으로 손에 꼽을정도로 재밌게 봤던 영화이기에 10년만에 나온 속편까지 나는 큰 기대를 하고 감상했다.
1. 존 올드맨. 존 영.
전작에서 가장 하이라이트인 부분은 주인공이 자기 자신을 예수라고 밝힌 것에 있다고 할 수 있다.
그로인해 이 영화가 수많은 기독교인들에게 엄청난 욕을 먹기도 했으니...
구석기시대부터 14000년을 살아온 인물 존 영, 그런데 그의 행보가 전작과 달리 조금 납득되지 않는 면이 있다.
전작에서의 주인공의 이름은 존 올드맨이었다. 그러나 다시 새로운 인물로 살기위해 신분을 '존 영'으로 위장했는데
어떻게 지금까지 걸리지 않고 살아왔는지를 알 수가 없다.
심지어 이름도 성의없이 올드맨(Oldman) -> 영(Young)으로 바꾸었고
그 이전 몇십년 동안도 '존'이라는 이름은 버리지 않았다
사진조차 없다고 하는데 여지껏 찍히지 않은것도 신기하지만 사진도 실적도(신분을 바꾸었으니) 없는 인물이 어떻게 교수가 되어 일하고있는지 모르겠다
사실 이전작품에서도 이 부분에 대한 해답은 없었다
그러나 그것이 주된 내용이 아니었기 때문에 어련히 알아서 잘 했으려니 생각했을뿐이었다
문제는 그 후속편의 주된 내용이 오직 그의 정체를 밝히는 것에 있다는 것
이미 우리는 그가 14000년을 살아온 구석기인이며 예수라는 것을 알고있다
그래서 더이상 해당 내용에 대해 다른 인물들이 의구심을 품으며 조사하는 것에는 집중이 되지 않는다.
그럼에도 주된 스토리가 대학생 4명이 그의 정체를 밝히는 내용이니... 재미가 없는 것.
이 영화는 맨프롬어스의 후속작이 아니라 그냥 존 올드맨이라는 성공한 캐릭터 하나로 영화를 만든 스핀오프에 지나지 않아보인다.
2. 학부생 탐정단
명탐정 코난을 보면 많은 시청자들을 발암에 이르게 하는 어린이 탐정단을 볼 수 있다.
그 역할을 이 영화에서는 학부생 탐정단이 해낸다.
존 영의 비교종교학 수업을 듣는 이 4명은 이사벨이 교수님으로부터 빌려온 한 책으로부터 그가 예수라는 사실을 추론한다
보통은 겨우 그정도 내용만으로 그가 예수라는 것을 의심한다는 것자체가 이해가 되지 않지만 일단 넘어가자
이 학부생 탐정단들은 주택 무단침입, 납치, 폭행을 서슴지 않으며 그가 크로마뇽인임을 밝히기 위해 노력하는데
그 과정이 굉장히 억지스럽다
우선 고작 책 메모와 학계로부터 무시당한 논문 한편으로 이렇게 탐정놀이에 몰입한 것이 이상하며
그걸 위해 여러 불법행위들을 저지르는 것도 부자연스럽다
가장 큰 오류는 영화에 긴장감을 주기 위해 위기로 이끄는 과정에 있는데
학부생 탐정단 중 존 영을 짝사랑한 여학생의... 더 이상 말하고싶지도 않다
처음에는 함정수사라고 생각했건만 그 과정에서 말실수를 해 존 영을 다시 떠나게 만든다.
이 영화는 처음부터 컨셉을 잘못 잡았다.
3. 독실한 기독교인
SF영화인만큼 이 영화는 흥미로운 상상력에서 비롯되지만
기독교인이 봤을때는 무척 불편한 영화임에 틀림없다.
지난 영화에서도 신학과 교수였던 인물의 비논리적인 모습들이 드러났었으며
기독교를 돌려까는 모습을 많이 보여주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녀는 신학과 교수였기때문에 충분히 이해가 됐다.
평생을 기독교를 연구하면 살아온 사람에게
자신이 사실 예수였음을 말한다면 그것은 교수의 인생에 대한 부정이며 큰 모욕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약간은 바보같은 모습, 광적인 모습을 보여주어도 충분히 이해가 됐다.
홀로신은 이와 유사하게 독실한 기독교인을 또 집어넣는다
그는 학부생 탐정단 중 하나인 필립.
이 영화가 막장으로 가는데 크게 기여한 인물인데
존 영을 납치하여 그를 비난하고 악마라고 울부짖는다
광적인 기독교인의 모습을 보여주고자한 것이다
그러나 이 부분에대해서는 크게 공감가지 않았다.
오히려 너무 기독교인을 정신병자 수준으로 만드는 것 같아서 기독교를 싫어하는 본인임에도 거부감이 들 정도.
예전에 천사와 악마라는 영화에서 나온 기독교의 광적인 특정 종파를 보는 것 같았다
이전처럼 충분히 논리적인 말로도 원하는 목적을 달성할 수 있었는데 왜 이런식의 전개를 보여준건지 전혀 이해가 되지 않는다.
4. 총평
솔직히 길게 리뷰 쓸만한 영화도 아니다.
영화 초반과 마지막에 이 영화는 무료배포되었으며 재밌게 감상했다면 후원을 해달라고 했는데
홀로신을 보고 후원할 사람은 거의 없을 것 같다
하게된다하더라도 이전 맨프롬어스에 대한 감사함으로 후원하는 사람이 대부분일듯.
감독은 영화보다 TV시리즈로 만들고 싶다는 의사를 밝혔는데
그래서인지 영화 자체도 속편을 염두해두었고 TV시리즈같은 분위기도 느껴진다
본래, 맨프롬어스의 각본가는 60년대에 각본을 쓰기 시작하여 90년대에 완성하였고
그것이 영화화된 게 우리가 알고있는 맨프롬어스라고 한다.
속편인 홀로신은 그 각본가의 아들이 쓴 것이라고 하는데
아들은 아버지의 그늘에서 벗어나지 못한 것 같다.
역시 본작보다 나은 속편을 찾아보기는 쉽지않은듯.
그래서 제 별점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