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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연이라고 믿고 있지만 제가 실제로 경험했던 이상한 경험을 소개합니다.
게시물ID : mystery_7312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훈이아빠
추천 : 23
조회수 : 6398회
댓글수 : 18개
등록시간 : 2016/01/29 13:34:48
오유 가입하고 첫글입니다.

처가가 충주이고 집사람이 산후조리를 처가에서 하던 때입니다. 
요즘처럼 2~300만원대의 산후조리원은 세상에 없던 90년대 끝무렵 초겨울입니다. 
주말을 처가에서 보내고 월요일 새벽 서울 직장으로 출근하기를 몇 주째, 
그 날은 안개가 많이 끼어서 천천히 주행했는데... 길을 잃었습니다. 
충주 길이 훤하게 눈에 들어오진 않았지만, 열손가락 발가락 수보다도 많이 오가던 충주-서울 길에서 길을 잃었습니다. 
참고로 그땐 지금처럼 중부내륙 고속도로가 아닌 국도로 충주 변두리를 지나 어찌저찌 장호원, 이천으로 영동고속도로를 탔습니다.
안개는 자욱하게 끼어 이정표도 잘 보이지 않고, 지나가는 사람이라도 있으면 서울 길을 묻고 싶었는데 정말 그 새벽에 인적이 아예 없었죠. 
지각할까봐 마음은 조급해지고 앞은 안개가 막고... 

그렇게 10~20분을 이길 저길 헤매는데 길 옆 밭두렁 아래서 하얀옷의 머리 긴 처자가 길로 나오는 겁니다. 
깜짝 놀랐지만 귀신을 믿지 않기에 그 처자를 좀 지나서 차를 세웠습니다.
내려서 보니 머리부터 피를 흘리고 살려달라고 합니다. 
어찌 된 일이냐고 물어보니 길 옆 야산 두덩을 가리킵니다. 
도로로부터 10미터 정도 떨어진 곳에 코란도 패밀리로 기억하는데 시선만큼 높은 둔턱에 옆으로 누워있더군요. 
급히 차로 다가가니 어머니로 보이는 여성 운전자가 목과 허리를 많이 다쳐서 움직이지 못하지만 의식이 있었고, 
뒷자리에 아이 둘이 피를 흘리며 울고 있었습니다. 
뒤에서 여학생이 그럽니다. 동생이 차창 문밖으로 나갔다고... ㄷㄷㄷ 
가만히 있을 수도 없는 상황, 차 뒷편으로 돌아가야 하는데 심장이 터질 것같고 다리가 후들후들... 
뒷편으로 돌아가기전에 난생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119에 신고했습니다. 
여기가 어딘지 모르니 아주머니께 물어 대략의 위치를 알려줬습니다. 
일단 신고를 하고나서는 후들거리며 차 뒤로 갔습니다. 
아이의 머리가 보였습니다. 정말 불행 중 다행으로 머리쪽이 아닌 다리쪽이 차에 깔렸습니다. 아이는 기절해 있었지만 숨은 쉬고 있었습니다. 
어머니에게 아이 괜찮다고 안정시키고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는 사이 멀리서 소방차 사이렌 소리가 들려오기 시작, 
순식간에 사고 현장에 도착하네요.
어머니와 차밖으로 나갔던 아이만 들것으로 싣고, 나머지 아이들은 걸어나왔습니다.
그 와중에 소방관께 

"저, 서울 가는 길인데 길을 잃었는데요. 어느쪽으로 가야하죠?"

이이야기를 주변에 들려주니 미신을 믿는 사람들은 뭔지 모를 기운이 저를 그 사고 현장으로 끌고 왔다는군요...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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