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기 대선 후보 지지율 조사에서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가 1위를 기록한 가운데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과 안철수 국민의당 상임공동대표가 오차범위내 2위와 3위로 조사됐다. 한때 줄곧 1위를 달렸던 김무성 새누리당 전 대표는 박원순 서울시장, 오세훈 전 서울시장 등과 함께 후순위권을 형성해 김 전 대표의 과거 여권 대권주자로서의 위상을 반 총장이 이어받는 모습이다.
데일리안이 의뢰해 여론조사기관 알앤써치가 실시한 4월 마지막주 정례조사에 따르면 차기 대선 후보 지지율 조사에서 문 전 대표는 25.9%로 1위를 기록했다. 반 총장과 안 상임대표는 각각 17.5%, 15.9%로 오차범위내 2, 3위를 기록했고 후순위권에는 김무성 전 대표 7.1%, 박원순 시장 5.9%, 오세훈 전 시장 4.9% 순이었다.
연령별로는 문 전 대표가 20대부터 40대까지에서 30%가 넘는 지지를 받은 반면 60대 이상에서는 한 자리숫자의 지지를 받았다. 반면 반 총장은 전통적으로 여권 대권주자가 우세한 지지를 받아온 50~60대에서 25% 이상의 지지를 받았다. 안 대표는 전 연령층에서 10% 이상의 고른 지지를 받았다.
지역별로는 문 전 대표가 TK(대구·경북) 지역을 제외한 나머지 지역에서 20% 이상의 고른 지지율을 기록한 가운데 반 총장이 여권의 전통적 텃밭인 TK 지역과 캐스팅보트 역할을 해왔던 충청지역에서 지지율 1위를 기록했다는 점이 눈에 띈다.
반 총장은 TK지역에서 21.6%의 지지를 받았다. 문 전 대표는 17.2%, 안 대표는 6.3%에 그쳤다. 반 총장은 대전·충청·세종 지역에서 25.9%의 지지를 받아 20.7%의 지지를 받은 문 전 대표와 14.1%에 그친 안 대표를 앞섰다. 안 대표는 강원·제주와 TK·PK 지역에서의 지지율이 한 자릿수에 그쳐 이들 지역의 마음을 달래줄 카드 마련에 고심하게 됐다.
김미현 알앤써치 소장은 반 총장이 50, 60대와 TK 지역에서 지지율 1위를 기록한 것을 "보수층의 확실한 대안으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고 평가했다. 김 소장은 특히 "김무성 전 대표의 텃밭이었던 PK 지역에서 문 전 대표가 높은 지지율을 기록한 점을 본다면 김 전 대표는 사실상 대권주자로서 멀어졌다"며 "반 총장이 전통적인 새누리당 지지층을 착실하게 흡수하고 있다"고 했다.
또한 20~40대가 문재인 전 대표에게 30%를 웃도는 높은 지지를 보인 점은 "김종인 더민주 대표와 문 전 대표의 갈등이 오히려 지지층을 결집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이번 갈등으로 오히려 김종인 대표가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지지층은 60대 이상이라는 점이 확실해졌다"고 말했다.
안철수 대표에 대해서는 "호남에서 여전히 높은 지지율을 보이고 있지만 다른 지역이 아쉽다"며 "TK 지역에서 20%의 지지율을 기록했지만 정작 대권주자 지지율이 7.1%에 그쳤다는 점은 호남당이라는 이미지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번 여론조사는 4월 25일 하루 전국 성인 남녀 1005명을 대상으로 설문지를 이용한 유·무선 RDD 자동응답 방식으로 진행됐다. 전체 응답률은 3.5%고 표본추출은 성, 연령, 지역별 인구 비례 할당으로 추출했다. 표본오차는 95%의 신뢰수준에 ±3.1%p다. 통계보정은 2016년 1월말 행정자치부 발표 주민등록 인구를 기반으로 성 연령 지역별 가중 값을 부여했다. 그 밖의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공정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데일리안 = 전형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