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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호등이 없는 횡단보도를 건너보았다
게시물ID : car_73131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익명hsjwioedh
추천 : 4
조회수 : 900회
댓글수 : 7개
등록시간 : 2015/10/26 10:44:44
  차들이 쌩쌩 달리지는 않지만 지나다니는 차들이 많은 삼거리.

 주변에 학교도 있고 아파트 단지들이 많아 '어린이 보호구역'으로 지정되어있는
곳입니다. 

 횡단보도를 건너기 위해 신호등이 없는 횡단보도 앞에 섰습니다.

 이곳은 교통량이 많은 편이라 신호등이 없는 것 까지는 이해했습니다.

 차량이 한대 두대 지나가기 시작합니다. 언젠가는 서주겠지 하는 마음으로요.
 10대를 보내고 20대를 보냈습니다. 차가 단 한대도 서지 않습니다.
 30대쯤 보냈을때 도저히 안되겠다 싶어서 위험을 무릎쓰고 차 앞으로 걸어가려는 
 제스쳐를 취하자 그때서야 브레이크를 밟습니다.  

 여기는 어린이 보호구역인데다가 차가 많아 차의 속도가 끽해야 20 정도입니다.
브레이크 살짝만 밢아도 정지하는 수준이죠.

 어찌되었든 브레이크를 밟아준 차 덕에 저는 횡단보도를 건너기 시작합니다.

 반 정도 건너갔을때 이번엔 반대편 차들이 서질 않습니다.
 횡단보도 한가운데에 보행자가 있는데도 불구하고 차들은 아랑곳 않고 자신들의
 갈 길을 갑니다. 

 한 10대쯤 보냈을까. 단 한대도 서는 차량은 없었고 저는 차의 흐름이 끊긴 뒤에야
 횡단보도를 건널 수 있었습니다. 횡단보도를 건너기까지 무려 40여대의 차를 
 보냈네요. 

 거리는 성인 남자가 15보~20보 정도 걸으면 닿는 거리를 무려 40대나 차를 보내고
서야 건널 수 있었습니다.

 횡단보도 앞에는 정지선이 있습니다. 아니, 정지선이 없다 하더라도 횡단보도 자
체가 이미 정지선이나 마찬가지인 효력이 있습니다. 보행자가 있으면 신호가 있고
없고를 떠나 정지해야 정상입니다. 그런데 그렇게 해주는 차는 드뭅니다. 아니 거의
없습니다.

 차를 몰고다닐땐 잘 몰랐던 풍경을 보면서 참 우리나라 운전자들 이기적이지 싶습
니다. 보행자들에 대한 배려가 전혀 없고 오직 차 위주의 사고방식뿐입니다.

얼마전에 횡단보도 앞에 보행자가 건너려고 하는게 보여 정지한 적이 있었는데
보행자분이 저에게 90도 인사를 하며 감사의 제스쳐를 보내더군요.
전 이거보고 굉장히 씁쓸했습니다. 보행자가 있어서 정지했을뿐인데 그게 고맙다고
할 정도면 얼마나 차들이 양보를 안했다는걸까요? 당연한걸 고맙다고 할 정도면...

 걸어가도 되는 횡단보도 위를 뛰어다니는 보행자들...그리고 차가 보행자를 기다리는게 아니라 보행자가 차가 없기를 기다리는 풍경들...
 이런거 이제 그만해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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