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유 여러분 설은 다들 잘 보내셨는지 모르겠어요
저는 화요일부터 일요일까지 혼자 집에 있을 예정이라...
전은 구경도 못 하고 집에서 치킨 시켜 먹었어요
설 전에 두마리 세트를 시켜두고 (설 당일에는 안 한다고 하셔서ㅠㅠ)
치킨에 밀키스 마시면서 설 분위기 내는 고3입니다
다름이 아니라 제 할머니 때문에 이렇게 글을 쓰는데요
음... 우선 우리 아버지는 2남 1녀 중 장남이십니다
아버지 말로는 학창시절에 말썽을 너무 많이 치고 다녀서 항상 할머니한테 죄송하고 그래서 더 잘 해 드리고 싶다고 하시고
할머니랑 할아버지께서도 그냥저냥 아버지를 좋아하시는 거 같아요
하지만 앞서 말하자면 저는 제 할머니를 정말 싫어합니다
이게 무슨 패륜이냐! 라고 하면은 제가 할 말이 없지만ㅠㅠ
제 얘기 좀 들어주세요... 제가 이상한 거 같으면 이상하다고 말씀도 해 주시고요 친언니, 오빠의 충고로 듣겠습니다
아버지가 장남이라 할머니께서 손자를 그렇게 원하셨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어머니께서도 노력을 많이 하셨지만 안타깝게도... 제가 딸이였어요
(제가 어머니한테 직접 들은 얘기이고 거짓은 하나도 보태지 않았음을 알려드려요)
제가 예정일보다 한 2주인가 더 빨리 나왔다고 들었어요 그 때 우리 할머니 할아버지 아버지 반응이 뭐였는지 아세요?
이 애는 내 애가 아니다, 내 애인지 어떻게 아느냐, 예정일이 다르니까 내 딸 아니다, 내 손녀 아니다
아 또 눈물난다ㅠㅠㅠㅠ 이 얘기 들으면서 할머니도 할머니지만 아버지한테 제일 충격
저 태어나고 한 달을? 안 보셨다고 하더라고요 자기 딸 아니라고...
저도 불쌍하지만 저는 어머니 생각에 폭풍눈물 같은 여자로써 심정이 어땠을까요
안 그래도 시댁에서 딸이라고 해서 눈치 잔뜩 보였을 건데
이 때부터 할머니의 C월드가 본격적으로 시작됩니다
아직까지도 기억나는 게 제가 8살이였나 그랬을 거에요
동생이 제가 7살 때에 태어나고 (나중에 안 사실인데 저랑 동생 둘 다 유산 몇 번을 거치고 어렵게 얻은 자식이라고 하더라고요 엄마 고마워 ㅠㅠ 그리고 제 동생은 다행히 남자애입니다 엄마 말로는 동생을 보는 눈빛이랑 저를 보는 눈빛이 달라서 그렇게 가슴이 아팠다고 하더라고요)
동생이 정말 응애였을 때 새벽이였어요 갑자기 할머니가 가족 다 자는 중인데 방문을 열고 들어와서 같이 자던 중인 어머니 머리채를 잡고 거실로 끌고 나가서 돈 문제를... 얘기하시는데
자기 아들 데리고 가서 너 때문에 고생을 다 한다, 뭐 이런 내용이였던 걸로 기억해요
19살이 되었는데도 제가 그 날 일을 잊지 못합니다
비슷한 일은 항상 있었고요 아버지가 할머니를 저어엉말 좋아하셔서 (제가 보기에는 그닥 안 좋아하십니다...ㅎ 좀 크니까 눈에 보이더라고요 할머니는 고모만 예뻐하십니다)
어머니랑 상의도 없이 우리 살던 집 그대로 비워서 할머니 사시라고 드리고 저 이 날 학교 왔는데 집에 짐 하나도 없어서 멘붕ㅋㅋㅋ 압류당한줄
제가 아파서 열이 엄청 나는데도 할머니 계모임을 우리 집에서 하셔서 엄마가 풀코스로 저를 업고 요리를 한 일
어머니 한식 요리사 자격증도 할머니 때문에 땄고요
항상 저만 보면은 기분 나쁘게 생겼다고 못생겼다고 제 면전에 그런 말을 하시고
아 이건 제가 좀 크니까 손녀 취급은 해주셨어요 ㅜ...
이거 외에도 말하자면 정말 많습니다
지금 시간이 7시가 넘은 시간이죠 아까 괜히 서러워서 엉엉 울고 머리가 핑핑 돌고
의식의 흐름에 따라 글을 쓰는 중이라 매끄럽지 못해도 이해 좀 해 주세요 ♡''♡
또 생각났다
작은 어머니는 딸만 2명...이시거든요 장난 아니겠죠ㅎ
무슨 일만 있으면 딸밖에 못 낳는 년이라서 그렇다고 (필터링 한 겁니다 실제로는 더 심하세요)
작은 어머니의 어머니께서 간암으로 투병 중일 때에도 그런 말을... 어휴 정말
아무튼 저렇게 대단한 분이십니다
우리 할머니같은 시어머니 만날까 무서워서 시집도 못 가겠어요 남친 없어서가 아님 ^-'
어제 고모가 잠깐 집에 들러서 할머니 집에서 밥이라도 먹고 가라고 하더군요 (할머니 댁이랑 우리 집은 걸어서 10분 거리에요)
솔~직히 가고 싶겠어요?
고3이라서 바쁘다고 겨우 핑계를 대서 안 갔죠 당장 내년부터는 뭐라고 해야할지...
두서도 없고 엉망인 푸념 들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마지막으로 오유분들은 정말... 공부 문제, 직업, 결혼 등등 친척끼리 모인 자리에서 난감하 질문! 안 하시죠? 믿어요 ㅠ♡ㅠ
이 글 쓰고 그대로 인강이나 들으러 가야겠네요
마무리를 어떻게 하지? 오유분들 행복한 2014년 되셨으면 좋겠어요 다들 겨울왕국은 보셨죠? 전 고3이지만 봤답니다 흐흐흐 꿀잼
아무튼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