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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상]할머니의 기억 - 에르베 자우앵(저장용)
게시물ID : readers_7324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Manyuate
추천 : 1
조회수 : 502회
댓글수 : 1개
등록시간 : 2013/05/13 03:40:37

정말로 오래간만에 책을 읽고 독후감을 써보고 싶어서 책게시판을 찾았습니다.

책게시판에는 처음오는 일이라 이런글을 올려도 되는지 모르겠는데...

읽는 분들이 있으면 좋고 없어도 좋지만 보류로는 보내지 말아주셨으면 좋겠어요

읽고난 감상을 적을게요(막 다읽었거든요!)

 

 

어제까지만해도 저는 책에 별로 관심이 없었죠...

왠지 책읽는건 시간 낭비라고 생각했거든요

아마 그동안 게임만 주구장창 해대고 만화책이나 읽어대서 생각해야되는 글이 많은건 읽기가 싫었는지도 몰라요 (최근엔 공부하는 것도 싫어졌거든요... 큰일이죠)

여하튼 관심이 없었던 차에 같은 동네에 사는, 대학때문에 근처에서 자취를 하는 친구가 도서관에서 해당 지역에 사는 사람이 아니면 책을 빌려주지 않는다고 도서관에 책좀 빌려달라고 같이 가자고 하더군요

집근처 도서관은 작년 겨울에 생겨서 어머니가 새로 생긴덴데 너도 책좀 읽을겸 함께 가자! 고 해서 한번 간뒤로 간적이 없었어요

어머니는 그 뒤로도 도서관을 자주 다니셨지만 그때도 전 게임에 빠져있었기 때문에 관심이 전무했었던거 같아요

하지만 도서관에서 색색의 표지들에 감싸인 책들을 둘러보면서 어느 책을 읽을까 하고 둘러보면 희열은 기억이 나요

결국엔 안빌렸었지만...

여하튼 갑자기 도서관 가는게 기대가 됐어요. 도서관에서 책을 빌리는 게 오랜만이라 가서 빌리려는데 난 안된다고 하면 어떡하지... 혹시 내가 읽고 싶은 책을 못찾아서 헛걸음 하는건 아닐까... 하고 걱정도 많이하고... 웃기는 걱정이죠

아, 그런데 이런 책빌리는 과정이 중요한게 아니죠, 어쨌든 친구와 약속을 잡고 도서관에 가서 대출증을 만들고 책을 빌렸어요

예전에 갔을 때랑 다르게 유명한 책들은 많이 헤져있더군요... 아닌 책들은 새책같아서 내가 처음 읽는 기분이라 좋았어요

그리고 그 새책같이 깨끗한 책들중에 지금 막 다 읽은 '할머니의 기억'이 있죠.

이 책에 처음 끌렸던 이유는 책 제목에서 따듯함을 느꼈기 때문일 거에요.

그리고 돌아가신 외할머니가 생각나면서 할머니는 어떤 기억들을 가지고 계셨을까 하는 궁금증이 들었던것도 이유죠

 

책에서 할머니는 알츠하이머에 걸렸어요. 어쩔수 없이 딸의 집으로 모셔져 같이 살게되죠.

할머니 아들도 있지만 그들은 돈말고는 관심이 없어요. 할머니의 집을 빨리 팔아버릴 생각에, 할머니의 추억이 담긴 물건들을 위하는 생각각 따위는 없죠.

아마도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렇겠죠?

이 책은 할머니의 손녀인 '베로'의 시점에서 쓰여졌어요.

내용도 내용인지라 자칫하면 우울한 얘기로 빠질 수 있는 이야기지만 어린 14살 소녀인 베로의 시점에서 쓰여지다보니 전혀 우울하지 않고 오히려 따듯함이 부각되었다고 해야되나...

베로부터 시작해서 가족들 그 누구도 할머니를 싫어하지 않아요. 할머니 아들네 부부가 할머니가 빨리 죽었으면 하는 것과는 다르게 할머니가 기억을 잊지 않도록 기억을 자극하고 더 오래 살기를 바라죠.

할머니의 기억하니까 생각나네요. 기억은 불이 들어오는 수많은 작은 네모칸이고 전선들이 연결되어 있어서 빛을 내고 있다고, 그리고 할머니의 병은 이 네모칸에 들어왔던 불들이 하나씩 희미해져가다가 불이 꺼지는 병이라고...

맞다, 이 책은 여름에 시작해서 봄에 끝나요. 여름에 할머니는 베로의 집에 왔죠...

베로는 할머니가 모셔져 올때 할머니의 여행가방을 하나 받아요. 할머니의 추억이 담긴 여행가방이에요.

베로가 받았다기 보다는 베로 방이 창고같은 용도였어서 베로가 가지게 된건데...

그 여행가방에는 할머니의 지난날의 기억이 모두 담겨있어요

할머니가 치매에 걸려서 찾는 브로치의 기억, 베로의 어머니가 지금까지 말하지 않았던 외할아버지의 기억, 할머니의 지난 날의 사랑 이야기...

그리고 베로가 읽어내는 할머니의 옛 기억들에 맞물려 할머니는 기억을 점차 잃기 시작하죠...

음, 베로의 가족이라고 해서 할머니에게 무조건적으로 헌신적인건 아니에요. 그들도 사람이기에 개인주의적인 시간이 있었던건 분명해요

그렇기 때문에 귀찮은 할머니를 아들네에 맡기고 터키로 여행을 갈 생각도 하는 거겠죠. 물론 그들이 할머니를 어떻게 대할지에 대해서 알았더라면, 자기들처럼 돌봐줄 정신머리조차 없는 돈만 아는 사람들이라는 걸 알았더라면 그렇게 하진 않았을 거라는 건 확신할 수 있어요.

가을이 되었고, 가족들은 깨닳아요. 자신들의 할머니에 대한 무관심함이 어느순간 할머니의 병세를 악화시켰다는 점을...

아니 어쩌면 원래 그렇게 되었던 건지도 몰라요. 하지만 베로는 할머니의 기억을 가을에 붙잡아 두고 싶어해요. 겨울을 무서워하는 거죠.

겨울이 되자 봄이 오는걸 두려워해요. 할머니의 기억이 자꾸 사라지고 있어요...

"우리는 할머니를 할머니의 겨울에 잡아두어야 한다. 유리공 속의 풍경처럼 따뜻하게. 그 공을 끊임없이 돌려놓아 쉬지않고 내리는 눈이 할머니의 현재를 덮어야 한다. 이 겨울이 영원히 계속되었으면 좋겠다." - 책 내용 中 -

봄이 되었고... 모든 과거를 알때가 되었어요. 이 책은 베로의 시점으로 진행해서 중간에 베로의 이야기며 주변 사람들의 이야기들을 간간히 들려주면서도, 할머니의 기억이라는 제목에 맞게 정말 완벽하게 결말이 났다고 생각해요.

정말로 감상문에 쓰고싶은 글은 봄의 이야기에요.

"할머니는 이제 그것을 기억하지 못한다. 모든 것이 지워졌다. 그 모든 장면과 감정이 없어진다는 것은 참으로 부당하다. 그래서 나는 스스로 맹세했다. 나, 베로는 할머니의 기억이 될것이다. 나이가 들어 내가 기억을 잃을 차례가 올 때까지." - 책 내용 中 -

그리고 그건 책의 한 구절로도 충분하겠죠.

느낀바는 많은데 글로는 표현할수가 없네요. 글쓰는 솜씨가 부족한건 틀림없지만 제가 느낀바를 글로 다적기는 힘든것 같아요.

하지만 이렇게 글로 씀으로써 앞으로 기억하는게 많아지겠죠? 왜냐하면 줄거리와 감상평을 약간 적는 것만으로도 나중에 어떤 책이었고 어떤걸 느꼈지하고 떠올릴 수 있을테니까요. 이 책에 대해서 조금더 기억할 수 있는 기회가 늘어난다는게 이 글을 쓰느라 소비한 시간들을 안아깝게 만드네요.

 

읽는 내내 재밌었어요. 현실의 차가움을 느끼다가도 가족간의 따듯함을 느끼고, 중간중간에 섞여있는 위트있는 말들이 재밌고...

책을 읽는 다는건 참 재밌는 것같아요. 이런 저런 주제로 화제가 바뀌었다 돌아왔다 해서 꼭 한가지 주제가 아닌 여러가지 것들에 대해서 생각해 볼수가 있었네요.

 

아무리 생각해도 좋은 책 같아요. 청소년 문학 부문에서 상받을 법한데요!

 

독후감인가? 음... 잘모르겠지만 개인적인 감상문은 여기서 마칠게요 '3'

읽어주시는 분들은 없겠지만 책읽고나서 두시간이 지났네요...

책을 음미하기엔 충분한 시간인듯!

 

그럼 안녕히 주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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