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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라 비 앙 로즈 4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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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김희성
추천 : 2
조회수 : 225회
댓글수 : 3개
등록시간 : 2009/06/26 04:23:55
* 여러모로 정신이 없던 탓에, 작성을 마치고도 올리지 못하고 있었네요. 읽어주시는 분들께 항상 감사드립니다:D





LA VIE EN ROSE[라 비 앙 로즈]
Written by. 김희성



4화.

 “오늘은…….”

 윤희는 자리를 옮기고 난 뒤에도 그저 소예가 내온 칵테일을 연거푸 들이킬 뿐 얼마간 말문을 열지 못했다. 어떤 말로 오늘 미진과 나누었던 대화에 관해 풀어가야 할지 좀처럼 떠오르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해준역시 그저 말 없이 그런 윤희를 지켜볼 뿐, 재촉하지는 못했다. 윤희의 앞에 놓인 잔이 반 정도 비워지고, 바 내에서 흐르는 올드팝이 벌서 다섯 번 째 바뀌고 나서야 윤희는 힘겹게 첫마디를 건넸다.

 “사실, 오늘은 할 이야기가 있어서 보자고 했어…….”

 두 손에 글라스 잔을 움켜쥔 채 매만지며 윤희가 말했다. 해준은 그런 윤희에게서 불안감을 느꼈다. 말문을 트일 첫마디를 내놓고 또 한참 말을 잇지 못하는 윤희에게서 초조함이 풍겨왔다. 어느때와 다름없이 장난스레, 무슨 얘기를 하려고 그렇게 뜸을 들이냐며 핀잔을 두기에는 윤희의 표정과 몸짓이 그것을 거부하듯 굳게 굳어있었다. 해준은 좀 더 기다려 보기로 하고 칵테일을 한 모금 넘겼다.

 “아까 널 만나기 전에 미진이를 만났었어…….”

 미진? 평소와는 다른 윤희의 분위기에 잔뜩 긴장하고 있던 해준은 갑자기 튀어나온 미진의 이름에 그 긴장감이 탁 풀리며 조금 의아했다. 윤희와 미진은 어떨지 모르겠지만 자신은 요 근래 미진을 본 적도 없을 뿐더러, 가벼운 인사치례가 담긴 메시지 조차 서로 건넨지가 꽤 되었기 때문에 이름만으로 반갑기까지 했다.

 “미진이? 오랜만에 듣네 그 이름. 잘 지내? 난 못본지 한참 되어놔서 걔 얼굴도 생각이 잘 안난다.”
 “그랬나? 하긴… 우리 대학 졸업하고 나서는 서로 살 길 찾느라 연락은 커녕 볼 기회도 없었구나… 난 종종 연락해서 만나고는 하는데…….”
 “정미진이 그 왈가닥은 여전하려나 몰라.”

 해준은 조금 웃음기가 담긴 억양으로 말했고, 그의 말에 윤희는 쿡쿡 소리내어 웃었다.

 “여전해. 그 걸걸한 입버릇도, 여전히 여자애 분위기라고는 눈곱만큼도 찾아볼 수 없는 옷매무새까지…….”
 “걔 그래서 시집은 가겠어? 오랜만에 미진이 이름 들으니까 한 번 보고싶네.”
 “나중에 시간내서 같이 술이나 한 잔 하자. 내가 얘기 할게.”
 “나야 좋지. 간만에 학창시절부터 유명한 그 덤앤더머를 눈앞에서 보겠구만! 하하.”

 덤앤더머. 학창시절 미진과 윤희에게 붙여졌던 별명이다. 꽤 오랫동안 친구보다는 자매처럼 자라와서인지 어느새 생김새까지 닮아버린 둘은 하는 행동 말투까지 비슷해 졌고 다쳐도 꼭 같은 곳, 혹은 미진은 오른다리 윤희는 왼다리 식으로 상처를 하나씩 훈장처럼 달고 다녔기에 붙여진 별명이었다. 처음 그 둘을 보는 사람은 그 누구도 둘이 친구사이라는 것을 알아보지 못할 만큼, 꼭 한 명씩은 너희 자매 아니었어? 라고 물어올 만큼 모든 것이 닮아있는 둘이었다. 그리고 그 둘 사이에 해준이 끼어 있었다.
윤희와 미진이 언제나 왈가닥처럼 이리저리 뛰어다니며 사고를 치고 다니는 바람에 그 뒷수습은 언제나 해준의 몫이었는데, 오죽하면 주변 친구들이 해준을 가르켜 해결사 라고 불렀을까. 말괄량이기질이 다분한 두 여자아이에게 해준은 자상하고, 믿음직스러운 오빠와도 같았다. 그렇게 같은 초등학교를 졸업하고 중학교까지 졸업해서 같은 고등학교에 입학해 열 일곱이 되던 해까지 세 사람은 서로에게 친형제나 다름없었다. 그러다 사춘기가 찾아들고 이성에 눈을 뜨면서부터 그 형제와도 다름없던 세 사람 사이에 약간의 변화가 찾아왔다. 그것은 문득, 해준이 윤희에게 이성으로써의 설레임을 갖게 된 그 시기부터였다. 이후로 미진은 두 사람의 관계에 있어 강력한 조력자가 되었다. 그로부터 약 5년 뒤, 해준의 윤희를 향한 한결같은 애정과 마음 씀씀이, 그리고 미진의 무지막지한 도움으로 인해 해준과 윤희는 비로소 연인관계가 되었고, 그렇게 현재와 같은 세 사람의 모습이 되었다.
 문득 두 사람에게 떠오른 유년시절 기억으로, 좀 전까지 딱딱하게 굳어있던 분위기는 어느새 유연해졌다. 윤희는 자꾸만 입가에 번지는 웃음을 참지 못하고 킥킥 거렸고 해준은 그런 윤희를 보며 따라 웃었다.
윤희는 그런 해준의 모습을 보자 마음이 조금 개운해졌다. 그리고 생각했다. 좁쌀만한 크기의 오해에 사로잡혀 내가 알고있는 진정한 해준의 모습을 놓치고 있는 것은 아닐까? 거기까지 생각이 다다른 윤희는 더 이상, 확인하는 것에 대해 망설여서는 안된다고 생각했고 전보다는 좀 더 수월하게 미진과 나누었던 대화에 대해 말문을 열었다.

 “그래서 말야, 오늘 미진이한테 조금 이상한 얘기를 들어서…….”
 “이상한 얘기?”
 “응… 목요일에 동생이랑 명동에 나갔다가 널 봤다고 하더라?”
 “미진이가 날? 명동에서? 그랬구나… 근데 그게 왜 이상한 얘기야?”
 “아니… 이상한 건 그게 아니라… 니 옆에 나 말고 다른 여자가 있었다구, 혹시 너 다른 여자 생긴거 아니냐고 물어보더라구…….”

 윤희의 끝맺음 말에 해준은 심장이 멎는 것 같음을 느꼈다. 불안감의 이유는 역시 이것이었나. 하는 생각에 해준의 얼굴에 일말의 당혹감이 스쳤지만 이내, 그는 최대한 그것을 감추려 애썼다. 때마침 윤희는 조금 껄끄러운 주제의 말을 늘어놓았던 덕분에, 해준에게서 어떤 대답이 돌아올까 하는 불안감 반 기대감 반으로 고개를 숙인채 해준을 바라보고 있지 않아 그런 해준의 얼굴을 보지는 못했고 해준은 그런 윤희를 보고는 마음 깊이 안도감을 느꼈다.
해준의 머릿속에 여러생각들이 단박에 스치고 지나쳤다. 그리고 그 여러가지 중에 단 두 가지의 대안이 떠올랐다. 한 가지 만을 선택하여 꺼내 보여야 한다. 두 가지 중 하나는, 윤희와 자신을 위한 선택이기는 하지만 현재의 윤희에게는 전혀 득이 될게 없어보였고 나머지 하나는, 윤희에게 득이 되겠지만 먼 훗날의 윤희와 자신을 그리기에는 올바른 선택은 아니었다. 그리고 해준은 고민끝에, 후자쪽의 대안을 선택했다.

 “그거 물어보려구 아까부터 내내 초조했던 거였어? 하여간 홍윤희 성격 하고는…….”

 잠깐이었지만, 길고 무겁게 느껴졌던 정적을 깨고 저에게 날아든 해준의 말에 윤희는 깊은 안도감이 묻은 숨을 내쉬었다. 오랫동안 해준을 보고, 경험해 온 윤희였기에 해준의 그 단 한마디 만으로 앞으로 해준이 늘어놓을 말들 속에 어떠한 것들이 내포되어 있을지를 짐작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날, 아까 소개했던 그 윤소예씨 있지? 그 바텐더랑 같이 있던 거였어. 칵테일에 만들 재료가 다 떨어져서 사러가야 하는데, 그 양이 좀 방대해서 혼자는 무리일 것 같다고, 도와달라고 해서 말야.”
 “……소예씨랑? 도와줄 사람이 너밖에 없었어?”

 안도감도 잠시, [소예]라는 이름에 조금 찜찜한 기분이 들어 윤희는 조금 멈칫 했다가 그 뒤를 이어 나온 해준의 말이 조금 의외의 것이어서, 윤희는 조심스레 그 이름을 재차 발음하며 반문했다.

 “으응, 다른 동료들한테도 부탁 해봤는데, 각자 일들이 있어서 안된다고 하는 바람에 나한테 부탁하는거라고 하더라구… 남동생이 한 명 있기는 한데, 차도 없고 해서…….”
 “그래… 근데, 너… 일은 어쩌고 명동엘 갔어? 미진이 말 들어보니까 너 사무실에 있음직한 시간이었던데…….”
 “아, 때마침 외주 일로 명동까지 나갈일이 생겼었거든 그렇지 않았음 그냥 나도 안된다고, 미안하지만 거절 했겠지… 근데 뭐 어차피 가는 길이기도 하고, 해서 도와준거야. 말 안해서 미안해. 속이려고 한건 아닌데 내가 깜빡했다.”
 “그랬…구나…….”
 “으이구, 아가씨… 여태 그게 그렇게 궁금한 거였어? 그럼 진작 물어보지… 난 또 니가 이상하게 분위기 잡길래 무슨얘길 하려고 저러나 하고 긴장했잖아.”
 “그랬어? 미안…….”

 윤희는 녹록한 해준의 반응에 나랑 미진이가 괜한 오해를 했던거였나 하고 생각하면서도 왜인지 그 [소예]라는 이름으로부터 미묘한 기분을 느꼈다. 그렇지만 곧, 그냥 오늘따라 좀 예민하니까, 그 탓이겠지. 하고 넘겼다. 윤희는 괜한 오해로 해준에게 폐를 끼쳤다는 생각이 들어 미안한 마음마저 생겨 괜스레 해준을 보며 조금 어색하게 웃어버렸다. 그리고 곧 화제를 돌려 두런두런 대화를 나누기 시작했다. 그런 와중에도 자꾸만 마음 한구석에 껄끄러움이 남아 맴돌았지만, 단 한 번 자신에게 거짓을 말한적이 없는 해준을 떠올리며 윤희는 애써 그 껄끄러움을 외면했다.





 그로부터 약 두어 시간 가량을 별 볼일 없는 수다를 떨기도 하고, 만나지 못했던 요 며칠간의 이야기를 늘어놓기도 하면서 보냈다. 유년시절의 이야기도 빼먹지 않았다. 고등학교때 고문선생님 얘기, 지각해서 담장을 넘어 등교했던 얘기등 학창시절 누구라도 한번쯤 겪었을법한 그리고 벌써 수차례 거론되어 이제는 지겨워 질법도 한 그런 이야기들과, 요즘 한창 유행하는 두 사람보다도 나이가 어린 아이돌 그룹 얘기, 주목받고 있는 베스트 셀러 얘기, 정치․경제 얘기. 이 외의도 수 많은, 두 사람이 대화를 나눌때엔 꼭 한번씩은 거론되는 주제의 이야기들을 주고 받다 보니 어느새 가게 출입구 쪽에 우뚝 세워진 커다란 자명종 시계가 열시 반을 가르키고 있었다. 문득 시간을 확인한 윤희는 내일 강의를 위해 집에 들어가 봐야 겠다며 서둘러 일어났다.

 “강의? 내일 일요일인데?”
 “보충수업이 있어어, 이제 곧 입시잖아아…….”
 “그래… 윤희야 그럼, 같이 가자… 바래다 줄게.”

 술기운이 잔뜩 묻어나는 목소리로 해준의 물음에 대답하며 자리에서 몸을 일으키기가 무섭게 윤희는 조금 비틀거렸고, 해준은 가까스로 그런 그녀를 붙잡으며 말했다. 얘기를 나누는 내내 두 사람이 마신 칵테일은 잔으로 열 다섯잔 가까이 됐고, 덕분에 윤희는 꽤 취기가 오른 모양이었다. 그렇지만 윤희는, 한 손에는 그녀의 클래식 백을 들고, 다른 한 손으로는 그녀를 부축해 바의 계단을 오르는 해준을 밀어내며 한사코 만류했다.

 “아냐아냐, 나 혼자 갈 수 있어어… 그냥 머리가 조금 아파서 그렇지 말짱해에.”
 “무슨 소리야, 이 밤중에 혼자가겠다고? 술까지 먹고? 안 돼, 내가 데려다 줄테니까 잔말말고 같이 가.”
 “어이, 차해준! 이 홍윤희를 뭘로 보고 그러셔어? 나 혼자 갈 수 있어어… 들어가서 바로 전화 할게에. 너도 지금 꽤 취해서 운전도 못하잖아아… 너랑 나랑 집이 가까운 것도 아니고, 거의 정반대 방향인데! 나 데려다 주고 집에 어떻게 가려고 그래에?”

 쉼 없이, 줄기차도록 쏟아져 내리던 빗줄기는 어느새 말끔히 멎어 있었다.
 취기가 오른 윤희는 말끝에 발그스름헤진 볼을 추키며 헤헤 웃었고 해준은 한사코 혼자가겠다는 윤희를 붙들고 몇 번이나 어르고 달랬다. 그러나 바를 나와 지하철 역즈음에 다다르자 윤희는 기어코 해준에게서 가방을 뺏어들며 이번엔 조금 강하게 해준을 밀어 떼어놓고, 재빠르게 계단을 내리며 해준을 향해서 손을 흔들었다.

 “야, 홍윤희!!!”
 “따라오지마! 자꾸 따라오면 나 화낼거야!”

 당황한 해준은 윤희의 이름을 부르며 그녀를 따라가려다, 그런 해준의 움직임을 눈치 챈 윤희가 뒤도 돌아보지 않고 냅다 소리를 지르자 그만, 반사적으로 걸음을 멈췄다.

 “잘들어가 해준아아, 또 봐아! 전화할게에!”

 그 사이 윤희는 인사말만 남겨 놓은채 줄행랑을 쳤고, 해준은 다시 윤희를 따라 계단을 밟아 역 안으로 들어갔다. 어느새 표를 끊고 플랫폼 안으로 향한 계단을 급하게 내리며 시야 밖으로 멀어지는 윤희의 모습에 해준은 급하게 지갑을 찾아 몸을 더듬거렸지만 곧 바에 자켓을 두고 나왔음이 떠올랐다. 그 사이, 지하철이 들어왔다 다시 빠지는 소리가 들렸고 해준은 그저 씁쓸한 미소를 지으며 다시 뒤를 돌아 터덜터덜 계단을 올랐다. 그리고 바를 향해 걷는 길에 해준은 문득 생각했다. 윤희를 집까지 데려다 준 기억이 어느새 2년 전쯤에 그쳐 있음을. 해준은 종전보다 더 쓴 웃음을 지으며 걸음을 재촉했다.

 “해준씨, 자켓…….”
 “응, 안그래도 그것 때문에 다시 왔어…….”

 바 안으로 들어서는 해준을 보자마자 소예는 한 편에 챙겨두었던 자켓을 내밀며 말했고 해준은 그것을 받아들며 대답했다.

 “윤희…씨는요?”
 “갔어… 바래다 준다는데 한사코 싫다면서 혼자 갔어…….”

 힘이라곤 하나 찾아볼 수 없는 해준의 목소리와, 괴로움이 잔뜩 서린 해준의 얼굴에 소예는 더 아무말도 않고 다만 슬픈 눈으로 해준을 바라봤다. 둘 사이의 분위기는 아까 윤희가 함께 있을때와는 많은것이 달라보였다. 소예는, 바에 앉아 멀거니 허공을 바라보고 있는 해준을 위해 마티니 한잔을 만들어 내왔고 해준은 고마워. 하고 말하며 소예를 향해 맥없이 웃어보였다. 해준은 마티니를 두 어 모금 연달아 들이키고 얼굴을 조금 찌푸리며 잔을 내려놓았다.

 “천천히 마셔요… 속 탈나요…….”
 “소예야…….”

 소예의 핀잔에 해준은 대꾸도 하지 않고 다만, 조금 물기가 벤 목소리로 소예의 이름을 불렀다.

 “네, 해준씨…….”
 “소예야… 나… 나, 도대체 어떻게 해야 하는거니…….”
 “…….”

 소예의 대답에 해준은 영문모를 물음을 던졌지만, 소예는 그 의미를 알고 있는지 암담한 표정으로 해준에게 두고 있던 시선을 밑으로 내렸다. 그리고 그의 물음에 아무 대답도 하지 못했다.
 해준은 울고 있었다. 일그러진 얼굴로 이를 앙다물고, 속으로만 그 울음에 담긴 모든 서러움과 고통을 삼키고 삭혀내려는 듯 그렇게, 해준은 소리없이 울고 있었다. 소예는 한 방울 한 방울, 해준의 얼굴을 타고 흘러 마티니 위로 떨어져 동그랗게 퍼지는 그의 눈물을 그저 침묵한 채 지켜만 보았다.

 “윤희야, 윤희야… 미안해… 미안해 윤희야…….”

 얼마간을 소리도 내지 않고 묵묵히 눈물만 떨구어 내던 해준이 처음으로, 울음과 함께 소리내어 뱉어낸 것은 윤희를 향한 뜻 모를 사죄의 말이었다. 그리고 우연이었을까, 참회와도 같이 몇 번이고 되풀이해 반복되는 해준의 혼잣말 위로, 언제인가 윤희와 해준이 함께 여의도 한강공원을 들렀을때 윤희가 그의 옆에서 캄캄하지만 잔잔토록 반짝이는 한강을 바라보며 그녀만의 색깔이 담긴 나지막하고 고운 미성의 목소리로 해준에게 불러주었던 나나 무스꾸리의 Over And Over가 흐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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