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녕 그렇다면
김종인의 모든 공을 깔아 뭉게고 과만 부각시키는 흐름은 뭘까요?
누가 봐도 이건 비토죠.
사실 김종인이 당대표를 하고 않하고가 중요한 게 아닙니다. 김종인의 당정책을 부정하고 원래대로 돌리려는 흐름이 존재하는 걸 부인하기는 어렵죠.
왜 사람들은 솔직하지 못한 걸까요?
관건은 김종인의 당정책을 계속 이어나가느냐 반대로 되돌리느냐가 아닌가요?
김종인이 채택한 방향을 이어나갈 거라면 김종인이 계속 당대표를 하던 하지 않던 그 무슨 상관이 있겠습니까?
굳이 할 필요도 없죠. 어디 적당한 위원회를 만들어서 거기서 계속 정책을 모색해도 되죠. 어떻게 보면 당대표만큼 정치적 위험성이 큰 자리도 없죠.
하지만 김종인이 채택한 방향을 모두 무위로 돌리고 모든 걸 예전으로 되돌리고자 한다면
일단 김종인은 퇴진되어야 하죠. 그리고 퇴진한 이후에 더민주당 내에서 그가 설 자리는 있을 수가 없는 거죠.
명예로운 퇴진???? 명예로운 퇴진에 규탄이 필요한가요? 그럴 생각은 일푼어치도 없을 거라 봅니다.
지금 나도는 이야기 보면 더민주당을 총선에서 대패하게 만든 원흉처럼 느껴질 정도죠. 호남에서의 패배는 전적으로 김종인의 책임이라고 단정되어 있는 상태죠.
다만 더민주당의 원내 인사들은 김종인을 성토하기 바쁜 원외인사들만큼 김종인에게 적대적이지만은 않다는 게 변수입니다. 그 점이 김종인에 대한 비토세력이 두려워하고 불안해하는 바가 아닌가 싶습니다.
여기서 더민주당은 친노친문세력만으로 구성되어 있지 않다는 사실을 기억해 둘 필요가 있습니다.
김종인을 제거하려 한다는 것이 그들에게 어떤 의미로 받아들여질까요? 합의추대론, 전대연기론을 제기한 당내 인사가 누군지 생각해 볼 일입니다. 그들이 죄다 김종인의 수하라도 된다는 걸까요?
이 싸움이 길어지면 길어질수록 더민주당의 내전은 길어질 겁니다.
정녕 김종인의 역할을 여기서 중도막시키고자 한다면 말 그대로 명예로운 퇴진을 제안/강요하는 수준으로 갔어야 합니다만... 불행하게도 그 분들은 그렇게 사려깊은 분들은 아니더군요.
전대를 조기 개최하는 것이 모든 문제를 끝내는 거라고 생각하면 아주 단순한 생각이 아닌가 싶습니다.
김종인만 끌어내리면 더민주당이 저절로 안정을 찾고 제 계파가 일치단결하여 차기 대선 준비를 위해 일로맹진이 된다 생각한다면 이 역시 지극히 단순한 생각이 아닐 수 없습니다. 이미 김종인 퇴진 후의 정황을 보아 당권투쟁에 뛰어들려는 인사들이 보이고 있는 실정이죠. 예를 들어 손학규라던지... 아마 앞으로 더 나올 겁니다.
앞으로 어떤 결정이 내려질 지는 모르겠습니다. 전대 연기와 조기 개최 모두 각기 장단점이 있습니다. 더민주당 내 제 계파간의 이해조정이 사전이 충분히 이루어져 있고 향후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합의가 있다면 당연히 조기 개최가 낫습니다. 그러나 그게 아직 충분하지 않다면 얼마간의 시간이 주어지는 것도 나쁠 건 없죠. 어차피 비대위체제가 한정없이 무한대로 갈 수는 없는 노릇이죠.
5월 3일 회의에서 결론이 난다고 그러지요?
정녕 더민주당의 문제가 당헌당규에 입각한 원리원칙에 의해 돌아가기만 하면 모든 게 다 해결될 수만 있다면이야 뭐...
화살이 시위를 떠난 이후의 결과에 대해서는 모두가 승복해야 할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