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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영화의 폐해
게시물ID : cook_73268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공권
추천 : 22
조회수 : 1580회
댓글수 : 55개
등록시간 : 2013/12/20 20:48:20
안녕하세요 저는 원주의 모 대학에 재학중입니다.
사진은 우리 대학 기숙사식당 오늘 저녁 메뉴 중 오징어덮밥이라고 
내놓은 걸 보고 기가 차서 정말 갈 때까지 갔구나... 찍은 사진입니다.

원래 기숙사식당은 지난학기까지는 학교에서 직영으로 운영했습니다. 기숙사생만 이용할 수 있었고 
대신 식비가 1식에 1500원씩 하루 4500원씩 매우 저렴했고 기숙사비에 포함되어 있는 구조였죠(원천징수).
그런데 이번학기부터 아라x 라는 급식업체에서 들어와 영업을 하더군요.
민영화 하는 과정에서 학생들 의견은 전혀 반영되지 않음은 물론이고, 
자기네들끼리 짝짝꿍 다 정해놓고 사생들에게는 통보하고 끝...

좀 찜찜했지만 사실 직영으로 할때도 그닥 퀄리티가 높은 급식이라 하긴 어려웠기 때문에
학생들은 밥값이 좀 오르더라도 식사의 질이 올라간다면 얼마든지 감수하겠다는 분위기였습니다.

그리고 식당 민영화가 되고 난 후 첫 주에는 정말 괜찮았습니다. 반찬도 다채로웠고 새로 식당 리모델링을 해서 분위기도 좋았구요.
물론 식비가 1식 1500원에서 3200원으로 두배 넘게 오르긴 했지만 3200원도 저렴했기에 별 불만이 없었습니다

그런데 민영화 후 급식 퀄리티가 점점 눈에 띄게 떨어지더니 한 학기가 다 지나지도 않았는데 이 꼴입니다.
제가 지금껏 먹었던 어떤 오징어덮밥도 저렇지 않았습니다.
일단 오징어는 다 말라비틀어진 걸로 네 조각 들어있었구요 나머지는 전~부 당면이었습니다.
보통의 오징어덮밥이 오징어와 각종 야채를 국물 자작하게 볶아 내는 그것으로 알고 있는데 
오늘 나온 건 그냥 오덮 소스맛 나는 잡채였습니다. 국물요? 당면이 다 빨아먹어서 뻑뻑한 게 아주 떡인줄 알았어요. 그 외에도 전반적으로 양도 처음에 비해 엄청 줄었구요.
퀄리티가 떨어지기 시작할 때 식당측에 불만사항을 몇 번 건의는 해봤지만 별 소용이 없었습니다. 구관이 명관이라는 말이 떠오르더군요.

전 오늘 이걸 보면서 민영화의 본질을 느꼈습니다.
사실 민영화민영화 해서 요새 세상이 참 어수선하지만 몸에 안 와닿았었는데 이 학교와 급식업체가 확실히 알게 해주네요...
1식 3200원짜리 밥만 해도 이럴진대 철도 전기 의료 등등 국가의 본질을 이루는 이런 것들이 민영화가 되면 어떨지 상상도 하기 싫습니다.

전 단언코 반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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