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한시반에 답답한 마음을 가지고
추적추적 내리는 비를 맞아가며 걷기를 두시간 남짓
사는 도시를 한 바퀴 다 돌고 들어오니 어느새 날은 다 새어가네요
저는 스스로를 사랑하지 못하는 자존감 낮은 사람이라서
걸으면서 수도 없이 제 이름을 불러가며 사랑한다고 말했어요
주변에 사람이 아무도 없어서 자유롭게 말 할 수 있었죠. 아마 누가봤으면 미친 사람인줄 알았을 거에요.
그러다 보니 문득 이렇게 살고 있다는 자체 만으로도 얼마나 아름다운가
라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인생을 살아가는게 참 힘이들지요. 외모도 신경써야 하고 성격도 좋아야 하고 돈도 많아야 하고 공부도 잘해야 하고
대인관계는 물론이요 가족관계도 좋아야 하고 교양도 있어야 하고 시사에 관심도 가져야 하죠.
정말 제 눈에 보이는 남들처럼 살아가는게 얼마나 힘든지...
남들에 비해 뒤쳐져 보이는 자신을 보면서 자괴감에 빠지고
갈길이 멀으니 겁이나서 갈 엄두조차 못 내고
정체되어있는 자신을 보고 개선할 의지조차 없는 자신을 보고
또 다시 좌절하고 주변에 힘되어줄 사람은 하나 없고
심지어 가족조차도 그역할을 맡지 않는 그런
다 포기하고 싶어지는 이런 상황속에서
그래도 살아보겠다고 아둥바둥 거리고 있는 제 모습이
마치 물을 제때 주지 않자 화분 깊숙한 곳 구석구석까지
실뿌리를 내려 살려고 노력하는 한송이 꽃같이 느껴졌습니다.
아마 스스로의 인생을 성공했다고 생각하시는 분들께는
저의 이런글이 무능력한 사람의 허접한 자기위로라고 보일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렇지만 혹시나 저같이 용기내지 못해 제자리에 멈춰계신 분들이나
마치 관절염으로 인한 비만 처럼 반복되는 악순환 에 갇혀계신분들이나
인생의 밑바닥을 치고 계신분들에게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어찌됐든 이런 어려운 세상에서 살아내고 있다는 사실 하나 만으로도
여러분들은 너무나 아름다운거라구요
포기 하지 않고 살아내다보면, 스스로가 너무나 가치 없다고 여기는 그 인생조차
어느새 다시 살아나 꽃을 피울 것입니다.
힘드신분들 의지 없으신 분들 막막한 분들 세상의 끝에 서계신분들
살아내세요.
페이스북에 올리면 개똥철학이라고 욕먹을 까봐
이렇게라도 남겨둡니다.
오글거리셨던분들 계시면 심심한사과의 말씀을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