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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딩과 벌
게시물ID : readers_11668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sulzoo
추천 : 0
조회수 : 216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4/02/02 18:15:15
디지털 단지라 불리는 거대한 빌딩숲에서도 외각에 위치한 깨끗한 외관에 파란 빌딩이 내가 다니는 회사다.
꽃과 나무들도차 인위적 이어서 나비한마리 벌 한마리도 없을것 같은 이 파란 빌딩 1층에 어김없이 점시때쯤이면 벌들이 여기저기 보인다.
그 벌들은 건물 입구에 듬성듬성 노여져 있는 색색의 꽃들은 외면한채 하나둘 모여 꼬이는 곳은 건물 입구1층 편의점 앞 쓰레기통이다.

벌들은 화려한게 피어 있는 꽃들은 있는지도 모르는듯 빨강 파랑 노랑의 알록 달록한 색의 캔과 병이 입을 벌린채 이것저것 섞인 달콤한 냄새를 흘리는 쓰레기 더미로 모여들고 있다.
무리와 떨어진 작은 벌한마리가 듬성듬성 노여 있는 꽃들에게 관심을 주기도 한다.
그 작은벌은 화단에 꽃들 중에서도가장 싱싱하고 활짝 피어 강한 향기를 뿜내낼것 같은 꽃위에 앉을까 말까 하며 꽃을 농락하듯 주위를 날고 있다.

벌과꽃에 눈을 떼고 빌딩 입구로 눈을 돌리려는 찰나 막바지 여름을 알리듯 고개 숙인채 누렇게 시들려고 하는 꽃잎을 아직도 떨구지 않고 힘겹게 메달고 있는 꽃이 내 눈에 들어왔다
바로옆 아직 아름다움을 뽐내는 꽃에게도 저기멀리 쓰레기통에 인공적인 짙은 향을 내는 음료캔과 병들에게도 밀려나 버린
그 꽃이 차라리 시들고 있는 누런 꽃잎도 미약하게 날듯한 향기도 어서 거두고 가을을 기다리면 좋으련만 색바랜 꽃잎이며 미약한 향기라도 내 뿜으며 화단에 심어져 있다.

나는 저 꽃의 처량함을 짧은 콧숨으로 끊으며 빌딩 입구로 발길을 돌렸다.
저 앞 엘리베이터앞에 호리호리하고 단정하게 젤을 바른 머리와 요즘 트렌드의 옷차림을 뽐내며 서있는 김대리가 얼마전 새로 입사한 윤희씨에게 미소를 지어보이며 말을 걸고 있다.
밥은 맛이었냐? 회사 생활은 어떠냐? 뻔한 질문 이겠지...

빌딩 안으로 들어서자 차가운 기운이 몸을 감싸고 바닥 대리석이 진흙탕 처럼 탁하게 나를 비추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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