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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의 촉 덕분에 목숨을 구한 이야기
게시물ID : panic_63641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언니네도서관
추천 : 26
조회수 : 3365회
댓글수 : 8개
등록시간 : 2014/02/03 00:38:07
 
 
살면서 몇 번 위험한 고비를 넘긴 적이 있어요.
다른 건 음
어찌 보면 크게 대수롭지 않은 (이러다 죽는 거 아냐? 라는 생각이 들었으나 무사히 넘어간) 일들이었고
 
 
한번은...
 
제가 초등학교 고학년 또는 중학교 때 즈음의 일입니다.
 
 
저는 시골의 마당이 있는 기와집에서 살았는데,
대청마루에 누워 대들보를 올려다보면
1950년 모월 모일 건축... 등의 기록이 한자로 적혀 있던
제법 오래된 기와집이었어요.  
그리고 어린애의 눈으로 보기엔 제법 너른 마당과 뒤란이 있었지요.
마당 한구석에는 수돗가와 장독대,
감나무며, 석류나무, 철쭉과 동백 등 갖가지 식물들이 가득했고.
마당이나 담장 등에서 작은 곤충이나 개구리, 가끔은 뱀을 보기도 했어요.
갑자기 옛 집에 대한 추억에 잠겼는데... ㅠㅠ 
 
 
그해 여름,
동생과 저는
마당에 텐트를 쳐놓고 자곤 했어요.
 
동생과 제가 번갈아
하루는 나 하루는 동생 이런 식으로 텐트에서 자곤 했어요.
실내가 덥기도 했을 테고....
어린애들 특유의 아지트 만들기 기분도 나고
캠핑 기분? 뭔가 색다른 기분을 내는 게 즐거웠던 거였겠지요.
 
 
어느날 밤,
그날은 제가 텐트에서 자던 날이었어요.
 
전기코드도 끌어와서 스탠드도 켜놓고...
책도 읽고 하면서 혼자 사부작사부작 놀다가 잠이 들었는데
 
한창 곤하게 자고 있는데...
 
갑자기 아빠가 저를 급하게 깨우시더라고요.
저를 깨우시고 텐트 밖으로 황급히 끌어내셨죠.
 
 
저는 자다 깨서 비몽사몽...
 
멍한 채
제가 나온 텐트를 돌아보니 
제가 잠들어 있던 텐트가, 활활 불타고 있지 뭡니까?
정말 활활 ....... 불타오르고 있었어요.
 
 
그안에서 자던 저는
다친 데 하나 없이 말짱.
 
 
(화재 원인은 아마
텐트 안에 끌어다뒀던 선풍기 등을 제가 안 끄고 그게 합선이 되었던 모양이에요.)
 
 
 
 
나중에 듣고 보니
아빠가 주무시다가
 
갑자기
그냥
문득
기분이 쎄해서 잠에서 깨셨대요.
 
 
그리고 마루로 나와보았더니
텐트가 불타고 있었다고.
 
그리고 황급히 저를 끌어내신 거죠.
 
 
 
혈연의 힘이란 것일까?
아직도 떠올려 보면 신기하고 기묘한 기억.
 
 
 
아빠가 평소에 촉이 좋으시다거나 그런 건 아닌 것 같은데...
아래 촉이 뛰어난 언니 이야기를 읽다가 문득 생각이 나서 써 봅니다.
게시판이 맞는지는 모르겠지만 ;; 
 
반응 좋으면(?) 좀 다른 이야기긴 하지만
제 촉에 대한 이야기도 몇 가지 써 볼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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