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같은 박 의원의 발언은 계산된 것이라는 분석이 유력하다. 더불어민주당이 자신의 발언에 발끈하는 모습은 좋든 나쁘든 자신의 존재감을 부각시키는 효과로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박 의원은 앞으로도 더불어민주당의 내분을 격화시킬 수 있는 ‘폭탄’을 던질 가능성이 높다. 김종인 대표 체제와 문재인 전 대표 사이 벌어져 있는 갈등을 확대시키면서 분열상에 따른 반사이익을 국민의당으로 흡수하는 전략이다.
박지원 의원이 친노-친문 세력의 패권을 비판하고 호남의 기득권을 강화하자고 했을 때 호남이 고립되고 국민의당이 지역주의 정당으로 부각되는 역설을 낳을 수 있다. 박 의원이 반노-반문 정서가 호남에서 더민주당의 참패, 그리고 국민의당의 승리로 귀결됐다고 결론을 내리고 네거티브로 활용하는 것이 ‘위험한 전략’이 될 수 있다는 얘기다.
총선 당일 출구조사가 나오기 직전까지 새누리당 과반의석 확보가 유력하게 점쳐졌을 때도 호남이 ‘야당답지 못한 기득권 집단’으로 더민주당을 심판했다는 평가도 눈여겨봐야 한다. 호남의 선택을 반노-반문 정서에 기반한 것이라고 단편적으로 해석하고 대선 국면에서도 이를 네거티브로 활용한다면 호남이 지지를 철회하는 순간이 올 수 있다.
박지원 의원이 더민주당의 공세를 강화하면서 야권지지층으로부터 정체성을 의심받아 '적'으로 몰리는 반작용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