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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자호란의 발발원인은 조선의 태도문제에만 국한된게 아닌듯 합니다
게시물ID : history_13895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별짓을다하네
추천 : 11
조회수 : 1562회
댓글수 : 7개
등록시간 : 2014/02/03 14:19:03
 
흔히 병자호란을 인조가 친명(明)을 표방하다 청나라가 이를 문제삼아 벌어진 전쟁으로 인식하곤 하는데요. 물론 이러한 사실도 맞기는 하지만 이건 조선과의 외교마찰 문제 외에도 당시 침략국 청의 상황과도 결부시켜 볼 필요가 있는 것 같습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병자호란은 당시 청나라가 파탄에 달한 경제상황을 타개하려는 시도와 노력에서 비롯된 침략전쟁이었다는 겁니다.
 
청이 세워지기 이전, 즉 여진족의 기본 경제체제는 상업이었습니다. 청의 발상지이자 후금의 기본 베이스였던 만주의 특산물인 모피나 인삼은 명나라에서 큰 인기를 끌었기에 명과의 교역을 통해 주로 먹고살았고 주된 경제활동이었습니다.
 
하지만 곧 명의 지배 하에서 벗어나 후금(청의 옛 국호죠)을 세우고 명과의 전면전을 펼치게 됨에 따라 당연히 이 무역은 끊기게 됩니다. 사실 그 이전부터 여진족의 수장 누르하치가 심상찮은 움직임을 보이자 명나라에서 교역을 중단한 상태였지만 말이죠.
 
유일한 돈줄이 되던 무역이 중단되자 후금은 그야말로 먹고 살기 막막한 처지에 이르게 됩니다. 그래도 나름 타개책을 마련하여 기존의 경제체제인 상업에서 농업으로 전환하여 살길을 모색하지만 이마저도 곧 실패로 돌아갑니다. 만주라는 동네가 땅이 워낙 척박하고 원체 기후가 안따라주는 곳인지라..
 
그렇다고 명과의 전쟁이 잘풀린 것도 아니었습니다. 그나마 명의 영토라도 빼앗아서 그곳을 기반으로 어떻게 발버둥친다라면 모를까, 본토진출은 커녕 명나라의 명장 원숭환이 지키는 변방의 영원성에 막혀서 인력과 물자만 소비하는 실정이었습니다. 전쟁은 안풀리고 경제는 파탄났고.. 아마 환장할 노릇이었을겁니다.
 
원숭환.jpg
 
철벽방어로 청나라에겐 실로 한스러운 인물이었을 명나라 최후의 명장 원숭환.
 
 
오죽했으면 명나라에게 공물을 요구하여 그걸로라도 입에 풀칠하려고 했으니 알만하다 하겠습니다. 전쟁을 치르는 양국간에 웬 공물이냐고 반문하실텐데요, 이건 그냥 청나라가 으름장을 놓은 거라 보시면 됩니다. 떡하나 주면 안잡아 먹지 이런식으로 말이죠. 재밌는 건 그 요구했던 공물도 명나라의 형편이 영 안좋거든 요구한 액수의 반절로 깎아서 줘도 괜찮다고까지 말합니다.
 
1391224578sssK7qFeu.jpg
 
아마도 똥줄이 탔을 청 태종 홍타이지.
 
 
심지어는 다시 명나라 중심의 질서체제 하로 편입하여 대신에 경제적 지원을 받으려는 움직임까지 보입니다. 물론 이미 그러기엔 너무 멀리왔고 벌여놓은 일이 있는데다 전쟁으로 악화되다 못해 단절된 외교관계도 그렇거니와 체면상 그러기엔 아무래도 체면이 구겨지는 일이었기에 완전히 속국으로 들어가기보다는 만주의 독립국가로 명나라에게 인정받으려 했던게 아닌가 싶습니다.
 
아무튼 요지는 그만큼 청의 경제상황이 좋지 않았다라는 것만 알아두시면 됩니다.
 
 
이러한 상황속에서 돌파구를 찾기위해 결단한 일이 바로 조선침략이었다라는 겁니다. 물론 당시 인조의 친명배금 정책이 거슬리기도 했고 명의 제후국이자 동맹국인 조선을 사전에 짓밟아 둠으로서 후방을 든든히 하려는 목적도 있었겠지만 아마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조선의 영토를 노리고 쳐들어온 배경도 없잖아 있었을 것 같네요.
 
 
그래서 혹자는 실리정책을 펼친 광해군이 좀더 집권했더라면 병자호란은 없었을 거라고 추측하기도 하는데, 역사엔 가정이란 없다지만 아마 청나라는 거의 필수불가결하게 조선침략을 벌였을 것 같습니다.
 
 
"1627년, 청나라는 '경제적 재앙'의 문턱에 있었다. 1635년과 1637년에 또 식량 위기가 닥쳤고 이러한 배경 속에서 조선은 매력적인 목표가 되었을 것이다." - 피터 퍼듀 <중국의 서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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