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기도문 내용 중에 보면 '나를 시험에 들지 말게 하옵시며 다만 악에서 구원하시옵서서'란 구절이 있습니다. 아무 생각없던 어릴 적에는 몰랐지만... 시험에 들지 않고 악에 물들지 않는 삶을 사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지를 이제서야 알아가고 있습니다. 정말 어려워요. 내 양심을 지킨다고 세상이 당장 변하는 것도 아니고... 현실적인 관점에서 보면... 물질적,정신적으로 피해가 자명한 선택을 양심에 맏겨 쉽게 선택하기가 여간 어려운 것이 아니더군요. 그래서 현실적인 선택에 넘어간 것이 한 두번이 아닙니다.
또 그래서 부끄럽고 그래서 '운동권'들에게 감사와 존경을 표합니다. 부일,쿠데타, 군부 독재 세력에 항거하는 것이... 자신들에게 어떤 불이익이 올지 뻔히 알 수 있는 상황에서... 그 '시험'을 용감히 통과한 모든 '운동권'은 김대중 ,노무현같은 보수주의자이건 노회찬같은 진보주의자이건 뭐건... 저에게는 모두 (기본적으로) 감사와 존경의 대상입니다.
고맙잖아요.. 나는 무섭고 두렵고.. 내가 무엇을 잃어야 할지 인지하고 있는데... 자신의 신념을 지키기 위해 그 어려운 현실을 박차고 세속적인 시험을 통과했다는 것 자체가 고마워하고 존경해야만 하는 것 아닌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