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도 광주일보 광주일보해서 한번 찾아서 보았습니다..
호남과 한국의 미래, 당신의 선택에 달렸다
2016년 04월 13일(수) 00:00
제 20대 국회의원 총선거가 오늘 실시된다. 투표는 오전 6시∼오후 6시 전국 1만3천837개 투표소에서 일제히 진행되며, 유권자는 지지하는 지역구 의원과 정당에 1표씩을 행사하게 된다. 지난달 31일부터 공식선거 운동에 들어가 총력전을 펼쳤던 후보자들은 마침내 오늘 유권자들의 선택을 받게 된다.
이번 총선은 지역과 국가적으로 의미가 매우 크다. 호남과 대한민국 정치 지형의 근간을 뿌리째 흔들 수 있는 선거이기 때문이다. 광주·전남·북에서는 지난 17대 총선 이후 12년 만에 더불어민주당(더민주)과 국민의당으로 야권이 분열된 상태에서 총선을 맞았다.
호남 혼돈의 시작은 지난해 더민주 전신인 새정치민주연합의 2·8 전당대회(전대)로 보아야 할 것이다. 전대에서 박지원 전 원내대표는 ‘당권·대권 분리론’을 폈지만, 당내 헤게모니 장악을 통해 대권 입지를 다질 필요가 있었던 주류 문재인 전 대표 측이 받아들일 리 만무했다. 경선 룰까지 변경하며 치러진 레이스 결과 문 전 대표가 승리했고 ‘호남 정치’는 문을 닫아야 하는 난관을 맞았다.
지난해 4·29 광주 서구을 보선에서 새정치민주연합은 안방 참패의 수모를 당하게 된다. 이후 천정배-박주선-박준영이 각각 신당 창당을 모색하던 중 안철수 현 국민의당 공동대표가 지난해 12월 13일 탈당함으로써 분당은 현실이 됐다. 올 2월 2일 창당한 국민의당은 호남을 중심으로 급속하게 세를 확장했다. 문 전 대표의 무기력한 리더십과 친노 패권의 폐해는 국민의당 조기 정착의 자양분이 됐다.
그제야 위기를 실감한 새정치민주연합은 더불어민주당으로 이름을 바꾸고 전열 정비에 나섰다. 문 전 대표는 2선으로 물러났고 김종인 비대위 대표 체제가 들어섰다. 총선 국면에서도 국민의당 기세가 심상치 않자 더민주는 표창원·양향자 등 신진인사를 영입하고 정청래·이해찬·최재성 같은 친노 세력을 공천에서 배제하는 등 지지율 만회에 안간힘을 썼다. 또 나락에 빠진 민생을 자극해 경제민주화 슬로건을 내세운 쇄신책으로 어느 정도 신뢰를 회복하는 듯했다.
하지만 김종인 대표의 ‘셀프 공천’과 운동권 세력이 복귀한 비례대표 후보 파문 등 잇따른 실책으로 또 한 번 실망을 안겨 주었다. 지역구 공천자 다수가 문재인 측근으로 포진된 것도 진정성을 의심하게 하는 요인이었다. 급기야 문 전 대표는 선거 직전 두 번이나 호남을 찾아 지지를 받지 못하면 정계를 은퇴하겠다는 배수진을 치기에 이르렀다.
반면 국민의당은 새누리-더민주 양당정치의 폐해, 보수와 진보의 적대적 공생관계를 깨고 합리적인 대안 제시를 통한 새 정치를 표방하며 지역에서 확고한 입지를 다졌다. 국민의당은 새로운 대안 정당으로 받아들인 호남민의 지지를 수도권까지 확산시켜 강력한 제3당 구축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번 총선은 호남 정치의 위상 제고뿐만 아니라 국가의 미래 방향타가 될 것이라는 점에서 중차대하다. 오는 2017년 대선을 앞둔 마당에서 총선 결과에 따라 새누리당과 더민주는 심각한 지도부 갈등이 예고돼 있다. 여기에 더민주-국민의당은 야권 주도권을 두고 물러설 수 없는 입장이어서 총선 후 형성될 정치 지형은 오로지 유권자의 손에 달려 있는 셈이다. 따라서 한 표 한 표의 중요성은 새삼 강조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극도로 피폐해진 민생과 악화 일로인 경제, 굳어만 가는 남북관계 등 숱한 국정 과제를 슬기롭게 헤쳐 나가기 위해서도 현명한 선택이 절실하다. 실타래처럼 꼬인 정국을 풀고, 빈부 갈등 해소와 민족 화해 협력이라는 ‘시대정신’에 부응하려면 어느 정치세력을 밀어 줘야 하는지 진지하게 고민한 후 투표장을 찾아야 한다.
호남민들은 고비 때마다 지혜를 발휘해 왔다. 호남 정치를 다시 살리고 나라의 위기를 헤쳐갈 수 있도록, 내 한 표가 대한민국을 바꾼다는 생각으로, 모두들 신성한 주권을 행사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