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일장 상품이 도착했습니다. 다 받으면 한꺼번에 올릴 계획이었지만 그러면 양이 너무 많을거 같아 일단 받는대로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대망의 첫번째 상품은...
샤이니 앨범입니다.
앨범뒤엔 이런 격려의 메세지까지.. 참고로 제가 집에 없을때 저희 어머니가 개봉하셨습니다. 평소 아이돌을 좋아하셔 샤이니 앨범을
흐뭇하게 바라보시다가 이 메세지를 보고 큰 상처를 입으셨습니다.
저희 어머니가 주소 외웠답니다. 발송자분은 부디 한동안 밝은길로만 다니시길 당부드립니다.
만일 분노한 중년여성이 찾아온다면 저희 어머니라고 생각하시면 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다음 상품은.....
책입니다. 책선물은 언제 받아도 기분 좋은 것 같습니다. 한가지 안타까운 사실은 이번 상품 역시 저희 어머니가 개봉하셨는데 함께 보내주신
트윅스 미니 2개를 홀라당 까 드셨습니다. 아아....
트윅스 미니.. 내가 제일 좋아하는 초콜렛인데.. 뒤늦게 그 사실을 알고 슬픔과 당혹스러움을 견디기가 힘들었습니다.
그 작고 앙증맞은 것들이.. 굶주린 중년여성의 손에 능욕당하는 걸 전 구하지 못했습니다. 하다못해 껍데기라도 수습하려고 온 방안을 찾아 헤맸지만
결국 이것밖에 찾아내지 못했습니다.
사죄의 말씀 전합니다.
다음 상품은...
뭔가 엄청나게 푸짐한 구성입니다. 택배가 도착했다는 소식을 듣고 이번에도 어머니께 선수를 빼앗길까 싶어 부리나케 달려온 결과 제가 개봉할수
있었습니다. 물건 하나하나에 정성스럽게 포장을 한 티가 역력합니다..
내 생애 이렇게 정성스럽고 조잡스러운 물품으로 구성된 택배를 받는건 처음이었기에 감동을 금할 수가 없었습니다.
거기에 직접 쓴 편지까지...
나날이 급격하게 노화되어 가고 있는 피부를 지켜줄수 있는 각종 미용상품들과
다시 갈일은 없겠지만 병무청에서 직접 제작한 노트.
면과 폴리에스터로 만든 물방울 무늬가 가미된 양말입니다.
부끄러운 착샷입니다. 분명 껍데기엔 프리사이즈라고 적혀져 있는데 내 발은 자유롭지 못한 느낌이었습니다. 정원이 타원이 되고 말았습니다.
그리고 드로잉 교습서! 드로잉 교습서를 읽어보니 어렸을 적 미술에 대한 열정이 다시금 불타올랐습니다. 이 책만 있으면 나도 밥아저씨가 될 수
있을 거라는 자신감이 용솟음 치기 시작했습니다.
그리하여 직접 도전하기로 했습니다.
그냥 손모가지를 잘라야 겠습니다.
워너비 아이템이었던 파워레인저 엔진포스 깍두기 공책입니다. 초등학교를 졸업하지 못했더라면 아마 지금쯤 25학년 이겠군요.
날 향수에 젖게 만드는 마음에 쏙 드는 아이템입니다.
하지만 판에 박힌 사회의 관습과 그 사회 안에서 주입식 교육을 받아온 저로써는 지금 현재 저에게 주어진 사회적 지위를 고려해 볼 때
차마 들고 다닐수는 없겠다는 결론에 도달했습니다.
고히 모셔두다가 타임머신이 완성되면 20년전의 나에게 전달하도록 하겠습니다.
칡즙입니다. 몸에 좋고 맛도 없는 칡즙.
입맛이 아직 유년기를 벗어나지 못한터라 쓴걸 먹길 꺼려하지만 보내신 분의 성의를 저버릴 수가 없어 하나 마셔보기로 했습니다.
결과는 예상과 같았습니다.
여기까지가 지금까지 받은 상품들 입니다. 상품을 보내주신 모든 분들에게 감사의 말씀을 전하겠습니다.
칡즙을 먹고 파워레인저 엔진포스 깍두기 공책에 적은 감상문을 마지막으로 이만 마치겠습니다.
그리고 다른 상품들이 도착하는 대로 인증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