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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국채는 붕괴하지 않는다? 아마도?
게시물ID : economy_7347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K..
추천 : 11
조회수 : 2638회
댓글수 : 4개
등록시간 : 2014/08/14 10:34:45
밑에 일본 멸망의 시나리오? 
http://www.todayhumor.co.kr/board/view.php?table=economy&no=7339&s_no=7339&page=1
라는 제목으로 글을 올렸는데, 우유좋아님께서 다음과 같은 질문을 던져주셨습니다.

일본국채붕괴는 사실 그 가능성이 낮은게 아닌지요?
국채의 대부분을 일본 국민(또는 국가에 연관된 기업)이 들고 있으니,
예를 들면 아버지에게 내가 돈을 빌려주는 그런 형국이 아닌가 싶습니다.
파산시키면 같이 죽자는건데 그렇게 할리가 없지 않을까요?


여기에 댓글을 달다보니 너무 길어져서, 그냥 새로 게시물을 올립니다.


사실 국채붕괴 가능성에 대해서는 새로이 이야기를 해야하는 부분이 있습니다. 올해 4월 시점에서는 제가 간과하고 있던 사실이 최근들어 드러나고 있기 때문이지요. 결론적으로 말씀드리면, 확률은 제가 4월에 생각했던 것(그리고 대부분의 재정전문가들이 우려했던 것)보다 높지 않을 것 같습니다. 2014년 6~7월을 시작으로 아베정권이 (가칭)3차 국채관리 정책을 구사하고 있다고 여겨지고 있기 떄문입니다. 

최대한 간략하게 설명하자면

1차 관리 프로그램 - 금융자산 1600조를 활용하여 국채를 증산시킨다. 뒷일이 감당 안될건 알고 있지만, 당장의 마이너스 성장을 막기 위해선 어쩔 수 없다.
물리적으로 국채규모는 금융자산 1600조엔을 초과할 수 없고, 현실적으로는 1000조엔을 초과할 수 없다. 국채규모가 확장되고, 국채 신용도가 하락하면 당연히 국채금리가 높아져야 하는데, GDP대비 국채발행 비율이 100%를 넘어선 상태에서 국채금리를 높일 수는 없다. 일본 이외의 국가라면 100%를 넘어선 시점에서 국채가 폭락하는게 수순인데, 일본은 재정부의 막대한 관리능력과 정부가 관리하는 막대한 금액의 연기금 펀드를 바탕으로 1%선의 국채금리를 강제하고 있었다. 다른 나라는 흉내도 낼 수 없는 어마어마한 금융자산규모와, 관치금융체제 하에 국채 버블은 GDP대비 200%까지 확장될 수 있었다.(오직 일본만이 GDP비 200%라는 적자재정을 구성할 수 있다. 미국도 못함.)

2차 관리 프로그램 - 2013년, 재정적자는 눈덩이 처럼 불어나, 사실상 물리적인 국채규모 한계선인 1000조엔을 돌파하고 있었다. 원론적으로는, 시장에서 더 이상 국채로 끌어올 수 있는 자금이 바닥나고, 추가로 재정적자를 꾸리기 위해서는 금리를 올려서라도 추가로 빚을 내야 하는 상황이다.
일본정부 재정은 만성적인 적자재정이기 때문에 추가로 국채를 발행하지 못한다면 당장에 재정에 구멍이 생기고, 기존 국채의 원금은 커녕 이자도 값을 수 없어, 곧바로 국가부도 사태에 직면하게 된다. 시중의 금융기관에서도 국채에 대한 불안감이 증대되면서, 장기국채를 단기국채로 오퍼레이팅 하고, 추가 국채구입을 꺼리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었다. 무언가 특단의 조치가 필요한 시점. 하지만 2013년 아베정권이 들어서고, 일본은행 총재가 갈림당하는 사태 이후로 국채금리는 기존의 1%대에서 오히려 줄어들어 0.6%미만의 수준까지 떨어지게 된다. 이는 다시말해, 이미 시장(기존에 쌓아놓은 금융자산)을 통해서의 추가 국채발행을 포기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대신에 일본은행을 쪼아서 이차원(무제한)양적완화를 단행하기에 이른다. 표면상으로는 아베노믹스의 양적완화는 물가상승률 2%목표, 유동성함정 탈출등의 목적으로 갖고 있다고 선언했지만, 내가 보기에 가장 큰 목적은 국채관리에 있다. 실제로 2013년 증식된 100조엔 가량의 국가채무의 대부분은 일본은행이 시중은행이 가지고 있는 국채를 매입하고, 그 댓가로 찍어낸 돈을 시중은행에 풀어주는 방법을 취했다. 이는 국채가격의 안정을 가져오게 했으며, 시중은행이 섣불리 국채를 시장에 매도하려는 움직임을 차단하는 효과를 내게 된다.

4월 시점에서 내가 내린 결론은, 이러한 무리한 양적완화를 통해 국채버블을 무리하게 안정시키고 있지만, 2020년 전후로 예상되고 있는 중국 부동산 버블 충격등과 같은 외부로 부터 불어드는 경제충격에 대해 상당히 취약한 구조를 가질 수 밖에 없고, 이 상태를 장기간 유지시키는 것은 확률적으로 불가능에 가깝기 때문에 5~6년 이내로 버블이 폭발할 것이라는 내용이었다.



3차 관리 프로그램 - 올해 6월에 뜬 기사이다. http://news1.kr/articles/?1161105
사실 내용은 별거 없는데, 2조달러(20조엔)의 자금을 연기금에서 빼서 해외펀드에 투자한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본문에서도 언급했듯이, 연기금 펀드의 대부분은 국채로 운영되고 있다. 여기서 언급된 20조엔 역시 연기금공사가 보유하고 있는 국채를 의미하며, 기사에는 언급되고 있지 않지만 20조엔분의 국채를 일본은행이 매입, 신규로 발행한 20조엔을 외국에 투자하겠다는 내용을 내포하고 있다.
20140811-11.jpg

다음은 2013년 말 기점에서의 국채보유자와 그 비율이다. 본문에서는 2010년 자료를 사용했으며 그 당시 일본은행의 국채보유 비중은 8.2%였는데,
2013년 말에는 17.3%로 2배 증가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3차 국채관리 프로그램의 요점은, 현금화가 시급한 연기금등이 보유하고 있는 국채조차 몽땅 일본은행이 흡수하여 보유하려 하는 행위이다.
원론적으로는 일본은행은 정부에서 독립된 기관이지만, 만약에 일본은행이 발행된 전체 국채의 대부분을 보유하게 된다면, 일본은행은 최대 채권자가 된다. 하지만 중앙은행은 재정사업을 하는 주체가 아니기 때문에, 일본 정부가 돈을 값는다 하더라도 아무런 의미를 갖기 않게 되고, 이는 다시말해 채권자가 소멸하는 결과를 낳게된다.
다시말해, 2013년말 기준 국채규모 828조(지방채, 특수채를 더해서 1000조임, 중앙정부 채무는 828조)가운데 17.3%는 돈을 찍어서 "이미 갚았다"라고 생각해도 무방하다. 일본 정부는 앞으로도 꾸준히 "인플레에 의한 조세효과"를 통해 국채를 갚아나갈 계획을 가지고 있다고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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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쉬어가는 시간>

Q. 인플레에 의한 조세효과? 뭥미그게?

가정1.한 나라에 살고 있는 100명의 시민이 모두 균일하게 100원의 금융자산(돈)을 보유하고 있다.
가정2.이 나라에 유통되고 있는 실물은 새우깡 단 한종류로, 개당 100원에 거래되고 있고, 총 재고수는 100개이다.

현실적으로는 불가능 하지만, 화폐는 실물을 거래하기 위한 수단에 불과하기 때문에, 원리적으로는 실물의 총가치=화폐공급량 이다.

이때 정부가 어떠한 이유에서 100원의 재정수입을 필요로 한다. 100원의 재정수입을 마련하기 위해서는.
방법1. 100명으로부터 1원씩 세금으로 걷어들인다. 
-> 100명이 99원씩 갖게 된다. 새우깡 못 사먹음 ㅠㅠ 
->졸라 반발이 심할 것 같다 아 귀찮아.


방법2. 걍 100원을 찍어내서 써버린다.
->시중 통화량이 10100원으로 늘어난다.
->새우깡은 여전히 100개이므로 인플레이션이 발생하여 새우깡 하나에 101원이 된다.
->사람들은 100원밖에 안 갖고 있으므로 마찬가지로 새우깡 못 사먹음.

벗뜨. 100원을 들여서 새우깡을 증산하면(성공적인 투자) 문제가 되지 않는다. 자산이 99원이 된들, 새우깡이 102개로 늘어나게 되면 여전히 사먹을 수 있다.

여튼, 세금을 걷든, 돈을 찍던 결론적으론 거기서 거기. 세금 걷으려면 반발이 심하니까 그냥 돈 찍어내는게 편하다.
단, 극단적인 본원통화 확대는, 어떠한 계기를 통해 통화승수가 팽창할 경우, 엄청난 화폐인플레를 발생시킬 우려가 있기 때문에 리스크가 더 크다.

결론 : 일본에서 소비세 3% 올렸다고 징징대는 꼬라지는 엄청 가소롭다.
아베정권이 화폐발행을 통해 걷어내고 있는 조세효과 + 어차피 받지도 못할 국민연급 납입액(소득의 9%)에 비하면 소비세 3% 인상은 새발의 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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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설령 국채가 투매되지 않는다고 해서 국채버블 문제가 해소되는 것은 아니다. 여전히 국채가 버블상태(과잉집중투자)에 놓여있고, 잉여자산의 상당수가 국채에 묶여있기 때문에 경제성장률의 저하를 불러일으킨다는 점에서 우선 문제를 일으키고 있으며,

생산력 감소+통화량 급증

의 두가지 요소가 강력하게 결합되면, 국제적으로 엔화가치의 폭락을 야기할 수 있는 가능성이 크다.
아베노믹스의 핵심이 너무 강세를 보이던 엔화가치를 하락시키고, 수출경쟁력을 재고하겠다는데 촛점이 맞추어져 있지만(미국,유럽도 마찬가지 자국화폐 절하 경쟁-환율전쟁-은 일본만의 문제가 아니다, 중국과 한국의 물가가 미친듯이 치솟는데 한몫하고 계시다.) 끊임없는 통화량 증가(실물 펀더멘탈의 뒷받침 없는 허수의 통화량)은 다음번에 찾아올 세계적인 금융위기(아마도 중국발)에 여전히 취약하다.
현재 엔화는 달러당 100엔대로 적정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데, 엔화가 만약 더 급진적으로 하락하여 1달러 60~70엔대로 급락하게 될 경우, 일본의 물가사정은 결코 지금과 같은 상황을 유지할 수 없게 된다.
가장 무서운 점이, 에너지와 식량수입에 관한 문제인데, 알다시피 한국이나 일본이나, 에너지와 식량자급률은 형편없는 수준이다.
사치품이나 원자재 등은 그 수입을 다소 자제할 수 있지만, 에너지와 식량안보는 국민의 생존을 위협하는 문제이기 때문에, 이러한 국가군은 끊임없는 수출을 통해 외화를 벌어들이고, 그 돈으로 난방비와 식비를 지출해야 하는 상황에 놓여있다.
이 급박감은, 에너지,식량 자급률이 높은 유럽이나 미국에 비할바가 아니다. 엔화가치가 떨어지는 것 이상으로 수출경쟁력을 강화하여, 환율전쟁에서 국제적 승자로 자리매김하지 못한다면 - 수출 증가량이 수입물가 상승분을 커버하지 못할 경우- 당장 일본의 에너지와 식량사정은 악화되고, 엄청난 인플레이션을 감당해야만 한다. 
결국 가장 무서운건 스테그플레이션이다. 버블이 꺼지는 것 자체는 디플레이션을 일으키지만, 금융정책이 일으킨 통화량 증가가 비정상적인 인플레이션을 동반시킬 가능성이 무척 높다는 점에서, 엄청 리스키하다.

사실...이러한 위험한 다리를 건넌 나라는 근대들어 유래가 없기 때문에(비슷한 짓거리를 한 17세기 프랑스등은 100년간 화폐발행이 중지될 정도로 미친듯한 데미지를 입음) 어떠한 결과를 가져올지는 예상이 안된다. 하지만 원만하게 단기간에 국채를 일본은행이 대부분 잠식하게 된다면, 충분히 하이퍼인플레이션을 저지하고, 안정적인 인플레이션율을 유지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막연한 기대는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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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일본 국채가 일본 국내에서 소비되기 때문에 문제 없지 않을까 라는 질문에 대한 간략한 답변입니다.

1. 국내채무이기 때문에 이런 엄청난 채무규모를 형성한 것입니다. 버블은 가능한 일찍 터트려 주어야 하는데, 일본은 그러지 못했습니다.
그러한 의미에서 국내채무였기 때문에 더 큰 위기를 안게 되었다고 설명할 수 있습니다.

2.차라리 대외채무가 낫습니다. 안 값고 배째면 되거든요. 국제신용도가 하락하고 무역에 지장을 준다느니 하는 이야기가 있지만, 역사적 사실과는 좀 동떨어져 있습니다. 그게 사실이라면 러시아는 지금쯤 죽어있어야죠. 돈 떼인 놈은 억울하겠지만, 다른 경제주체들은 여전히 돈떼먹은 놈과 거래를 할 용의가 있습니다.

3. 가장 최근에 돈 떼먹은 아이슬란드의 프라이팬 혁명에 대해 알아보세요. 일본과 아이슬란드를 감히 동일선상에서 비교하는 것은 불가능 합니다만, 국내채무가 대외채무보다 낫다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참고자료. 김광수경제연구소 포럼 유튜브 채널 -  길경식 연구이사 강연 -

https://www.youtube.com/watch?v=hOciZ1YWTB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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