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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왜 안즐겁게 하십니까?
게시물ID : gametalk_73566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papercraft
추천 : 11
조회수 : 923회
댓글수 : 12개
등록시간 : 2013/06/05 11:03:47

 

 

 

세상의 풍파에 멘탈이 바삭바삭해지는 모든 분들께 이 글을 바칩니다 

 

 

 

세상에 께임은 참 많습니다. 그리고 그 께임 중에 참 많은 수가 이런 규칙을 따릅니다.

 

'저 좃밥호구병신들상대들을 조져라!'

 

치열한 결투 끝에 '우리 모두가 최선을 다했으니 다 함께 승리자' 따위의 선택지는 없습니다. 이기고 조져서 승리자가 되거나, 존나 비참하게 깨져서 치욕스러운 패배자가 되느냐 그거죠. 아, 제 3의 선택지도 있습니다. 팀포트리스2의 드로우 판정에서 나오는 '니들 모두가 패배자입니다 ㅅㄱ' 같은 아쌀한 결과도 있기 마련이죠.

아무튼 간에 이놈의 게임들은 평생 거지같은 트래픽에 시달리는 촌동네도시를 짓거나 어떤 식으로든 비참한 최후를 맞이하는 인생을 플레이하는 게임같은 게 아닌 이상 목표를 하달합니다. 그리고 그 목표의 상당수가 '저 새끼를 꺾는 것이 게임의 승리' 입니다. 한 마디로 경쟁에서 이기라는거죠. 

 

이기려면 상대방보다 우월해야 합니다. 전술, 손가락, 강철멘탈,태생적으로 빼어난 모태미모타고난 재능,게임 내 스펙 중에서 뭐라도 저 잡것들을 쳐바를 만큼 우월해야 합니다. 하지만 안그런 경우도 있고, 사람들은 그 열등감에 화를 내고 빠와빡침을 시전합니다. 그리고 그게 중첩되면 세상의 모든 것들을 저주하기 시작하기에 앞서 가장 가까이에 있는 사람에게 까임의 화살표를 날리죠. 그래요, 어지간한 게임에서 즐거움이 안즐거움이 되는 건 여기에서 시작합니다.

 

물론 스펙이니 정석이니 하는 잡다구레한 것, 천편일륜화된 공략 등도 게임을 노동화시키는 요소긴 합니다만, 중요한 건 그런 정석이니 공략 등은 결국 너를 포함한 대다수가 안 그래도 빡빡한 게임환경에서 좀 더 승리의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실시하는 짓거리라고 봅니다.

 

대충 '저새끼를 이겨야해->이기려면 강해야해->강해지는 데엔 한계가 있어->그러니 이 제한적인 조건에서 뽕을 뽑아야해->이것이 정석이다' 정도로 이해하시면 됩니다. 결국 모든 정석과 스탠다드 룰은 토리를 위한 포석입니다.

 

승리를 위한 도구일 뿐이죠. 하지만 사람들은 그게 진리라고 생각합니다. 아무래도 통계적이나 자기의 말발굽같은 손으로 게임을 하다보니 느껴지는 점들이 '야 씨 내가 보기엔 우린 우리의 길을 걷기엔 존나 호구같은가봐' 라는 결론을 도출해버리거든요. 그러니 '이기는 데 도움 될만한 것들''당연히 해야 하는 것들'로 인식해버립니다. 이쯤 되면 승리는 '잘하면 되는거고 아니면 지는거지'가 아니라 '씨바? 당연히 내가 이겨야지!'가 되어버립니다. 이거 참 곤란한데 말이죠. 자기 팔에 달린 발굽은 까먹고 저러면 곤란한데 말이죠.

 

이미 저 단계의 사람들에게 '여러분! 승패와는 상관없이 게임을 즐겨요!'라는 말, 안 통합니다. 만일 님들이 그런 말을 하면? '우리들은 존나 패배자에요. 어차피 질 거 즐겁게 지자구요!'로 필터링이 되어서 들립니다. 그럼 당연히 승리에 눈 먼 자들은 이렇게 말합니다. '이 조빱새가 뭐라고 씨불딱거리는거야?'. 그리고 모친부친이 사라지는 매직을 시전하겠죠.

 

하소연을 하고 세상에 호소해봤자 변하는 건 없습니다. 시티장례식유도장치심즈데스월드뺨치는놀이공원제조기롤러코스터타이쿤 같은 게임 아닌 이상에는 게임의 주 내용이 '저새끼의 모가지를 비틀어라!'니까요. 게임이 우리들에게 즐거움을 위해 저놈들의 잘 익은 모가지를 따오라고 시키니 별 수 없습니다. 룰은 승리의 조건을 그렇게 내겁니다. 안 그러면 지는 거에요. 비참한 패배인 겁니다. 

 

 

 

 

애초에 게임의 상당수가 승리라는 보약을 먹으려면 상대방을 존나 뜯어먹어야하는 걸 조건으로 겁니다

 

 

 

사실 게임에서 매너 운운하며 유저들이 자체적으로 규정하는 룰 중에 '싸움질'에 관련 된 건 버그나 게임 구조 상의 헛점, 취약점을 파고드는 개꼼수같은 짓을 제외하면 그 어느 것도 매너라는 소리를 함부로 들먹일 수 없다는 것이 제 지론입니다. 속여요? 님들이 좀 더 허약하고 같잖은 상대를 상대해서 손쉽게 승리를 쟁취하려고 한 그 마음은 어디다 팔아먹으셨습니까? 숨어서 뒤를 깠다구요? 왜 경계를 늦추고 긴장을 푸나요? 다굴요? 애초에 싸움은 머릿수가 진리에요. 같은 수로 시작했는데 어느 쪽에서 다굴을 후려깐다면 반대쪽에서 다굴을 맞는 쪽이 생기잖아요? 사냥중에 뒷치기를 깐다구요? 애초에 적인데 뭐한다고 님에게 공정하고 정당하고 매우 자애로운 짓거리를 한댑니까?

 

모든 전략의 기본은 상대방이 먹고싸고자는 상황, 다시 말해 취약점을 줄창 까는 겁니다. 정말 공명정대한 싸움을 바라면 우리들은 은신도 디버프도 없이 맨몸에 깡화력으로 스탠딩 배틀을 벌여야 합니다만, 그건 호구잖아요?

 

 

자, 게임을 즐기라는 데 왜 저딴 듣는 사람의 지론에 따라서는 존나 얼척도 없는 저런 개같은 소리를 써갈겼을까요? 그건 바로 게임을 즐기는 모든 이들이 하나된 생각, 동기화따윈 죽어도 안 한다는 것을 말씀드리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저같이 자율적인 규칙따윈 귤까라는 프리게이도 있고, 누구같이 없는 룰도 만들어서 남에게 강요하는 룰게이도 있고, 혼돈의 카오스같이 있는 규칙도 안지키는 배드게이도 있는 법이죠.

 

헌데 이런 판국에 '승패 여부에 관계없이 게임 자체를 즐겨요' 라는 소리가 정말 통할 것 같다고 생각되십니까? 진짜? 정말?

 

 

 

 

 

 

 

이 소리 더 많이 들을겁니다

 

 

 

 

그나저나, 이쯤 되서 던지는 질문.

 

그렇다면 당신은 게임을 승패 유무에 상관없이 즐겁게 하십니까?

 

제가 생각하기엔 전혀 안 그런 것 같습니다.

왜냐면 우리편이나 다른 사람들이 게임을 너무 진지하게 받아들이니 너무 뭐가 어쩌니 신경쓴다는 것에서부터 당신의 해피타임은 아작났거든요. 저들은 당신에게 이단이라고 지랄을 하는데, 당신은 그걸 듣고 언짢거든요. 그리고 지면 남들이 쌍욕을 하고 화를 내는 것에 불만을 가지고 있죠. 허허, 이런 불행한 사람 같으니...

 

역설적이지만 게임을 승패 상관없이 즐겁게 즐기면 좋겠다는 주장을 하는 사람 역시 게임을 즐겁게 즐기지 못하는 사람이다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이미 즐기고 있다면 저렇게 말을 할 이유가 그리 많지 않거든요. 게다가 저런 소리를 들으면서 게임을 하니 빡쳐오르잖습니까? 게다가 남이 스킬트리가 구리니 뭐니 캐릭을 잘못키웠니 그렇게 키우면 안되니 하는 것에 신경쓰고 짜증을 내잖습니까?

 

 

 

 

사람들에게 치이면서 스트레스받는 것 역시 게임을 즐기지 못하는 건 마찬갑니다요

 

 

 

명심하세요. 게임을 다 같이 욕 안 하고 해피하게 하는 건 불가능합니다. 가끔은 모두가 승패 상관없이 하하호호 웃을 수도 있겠죠. 하지만 그건 님이 아침 일찍 일어나 눈을 뜨니 침대 옆에 왠 아리따운 아가씨가 누드패치로 누워있었다수준의 판타지스러운 일입니다. 여기서 난 여자보다 남자가 좋아라고 딴지걸지 마세요. 그건 다음에 님이 이런 글 쓸 때 인용하시던가요. 이건 제가 쓰는 거니까요.

확실한 건 저렇게 이상적인 결말을 바라는 건 막장드라마가 없는 아침 9시를 바라는 거나 다름없습니다. 그래요 일요일 아침에 일찍 일어나서야 볼 수 있을 만큼 드물다는 겁니다.

 

그럼 우린 어떻게 해야 즐겁게 게임을 하는가? 간단합니다. 게임이 던져준 목표가 다가 아니라는 것만 아시면 됩니다. 물론 남에게 강요하는 게 아니라 너 자신 유어셀프가 스스로 깨달아야 합니다.

승패에 상관없이 즐겁게 게임하자고 되뇌이는 당신, 과연 정말 그렇게 하십니까? 정석이 아니라고 주변에서 시달리는 당신, 과연 당신은 그 선택을 후회하지 않으십니까? 똥캐라고 구리는데 왜 키우냐는 세간의 시달림에 휘둘리는 당신, 정말 안그렇습니까?

 

 

명심하세요, 게임은 이기고 지고가 중요한 게 아니라 내가 해피하면 장땡입니다.

 

진짜로 즐거움을 위해서라면 남들이 뭐라고 하든 내가 괜찮으니 다 괜찮다는 마인드가 중요합니다. 물론 이런 식의 마인드가 트롤링으로 변질되긴 합니다만, 게임의 룰을 따르면서도 그 과정 중에 자신만의 셀프목표를 설정하는 것, 그런 것이 게임을 즐기는 것입니다.

구체적으로 예시들 들라면요?

 

WoW할 때 : 공장이 던져주는 얼척없는 힐오더를 소화하는 걸 목표로 함

ex)네바람 초창기 헤딩시절 알아키르

공장:야 네가 맨탱힐을 보면서 네 사이드 양쪽도 힐좀 넣어야 하는데다가 아마 부탱도 힐을 좀 넣어야할거야 지금 우리가 힐이 쪼달려서 안그러면 우리가 못깨

본인:야이미친놈아그게말이나되는소리냐내가그걸무슨수로해내느아아아아아아아아악해냈다

공장:ㅇㅋ 그럼 네파때도 쫄탱하면서 맨탱힐도 간간이 넣다가 공대힐도 지원해줘야함

본인:이 미친놈이? 그걸 내가 무슨수로해내느아아아악야임마맨탱힐왜힐을똑바로못해내가힐다넣잖아내가맨탱부탱힐을다쳐넣어야하느야아아악해냈다.

공장:ㅇㅋ

본인:미친놈아 이딴오더다신내리지므아아아아아아아아또해냈다.

 

디아2할때

친구:야 너 왜 프로스트노바레벨이 만땅이야?

본인:*까 나는 내가 하고픈대로 찍는다 

친구:엌ㅋㅋㅋㅋ 미친놈이?

-그리고 친구들끼리 너도나도 다 쥬기는 막장배틀

친구:엌ㅋㅋ피없엉 도망가야겠다

본인:죽으어르아아아아프로스트노브아아아아아아노바노바

친구:으앜ㅋㅋㅋㅋㅋㅋㅋㅋ20레벨 프로스트노바에 맞아쥬금

 

팀포2할때

본인:브레이브소우우우울!!

팀원:아 님 왜 흑라딘임... 그냥 유탄드시지

본인:노 앤써! 고투츠아아아아지이이이이!(우버 걸기 직전인 메딕 모가지 날림)

팀원:헐

본인:돌겨어어어억!!

팀원:님 거기 삼단쎈트리에 엔지가...

본인:뚜샤!!(돌진으로 엔지 모가지를 따버리고 다른 사람이 센트리 철거)

팀원:오오 흑형 오오....

 

 

뭐 오바가 좀 섞이긴 했지만 뻥은 아닙니다. 실제사례니까요. 좌우지간 중요한 건 남들 다 일반게임할때 저만 게임판타지 소설을 썼다는 게 아니라, 나 자신이 흡족할 수 있는 그런 플레이를 하는 걸 지향했다는 겁니다.

비록 고달프고 애환이 서린 여정이 좀 길지만, 중요한 건 내가 그 고난을 해쳐나가고 상대방 모가지를 한큐에 베어서 브레이브 챠아아아지!!! 흐켱은 위대하시다!! 우와아아오!  라고 쩌렁쩌렁 외치는 거에 사람들이 감화되는 것만으로 내 자신이 즐겁다면 그게 장땡이며 그게 게임을 하는 거라고 생각한다는 점이죠.

 

좀 단순하게 축약하자면,

니가 즐거울 수 있는 플레이를 찾아서, 그걸 하세요. 트롤링 빼고

 

남들이 정석이 아니라고 씨불딱거리면 어떻습니까? 남들이 미친놈처럼 쳐다보면 어떻습니까?

내가 즐거우면 모든 게 장땡입니다.

즐거우라고 하는 게임 즐거우면 된 거지 뭘 더 바라겠습니까?

 

 

 

 

그래 씨풋 나는 나만의 길을 간다!

 

 

남들이 왈왈대는 건 신경끄세요. 잘하고 말고를 떠나 자신의 목표를 설정하고 그걸 달성함으로서 만족을 느끼는 것,

그게 진정한 즐거움입니다.

 

그렇다고 점프 한 번 했으니 만족 그런 수준의 간단한 거 말고....

 

 

p.s

이런 헛소리 지껄이는 놈이 왜 밀아게에서 괴로움에 휩싸이냐고 물으신다면...

그건 나 자신의 싸움에서 패배한 패배자가 되었으니 그런 겁니다.

 

....난 될놈인 줄 알았는데.

 

p.s 2

 

최근 들어서 글에서 글자깨짐현상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복잡한 글자 잡아넣으면 ';'로 표시되는 것 말입니다.

바보님! 바쁘신 건 알지만 굽어살펴주시옵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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