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하게 돈 이야기를 속물적으로 받아들이는 분들이 계시지만, 돈 이야기를 해보겠습니다.
지금 한국 사회 안에서 노동시작 연령을 가령 28세로 잡고, 55세까지 생활을 하려면 얼마가 듭니까. 27년간의 노동시간 동안 거의 80세에 가까운 25년간 필요한 재화까지를 벌어둬야 하지요. 물가 상승이 없다고 봤을때... 2009년 통계로는 부부가 174만원이 필요하다고 합니다. 그럼 저축만 5억이 넘는 돈을 해둬야 한다는 것이죠.(국민연금을 믿기에는... 지금 연금재정 상태가 너무 나쁘고...)
한국에서 한 가구당 들어가는 한달 평균 생활비 규모는 270만원 정도라고 통계가 잡혀있는데, 이는 아마 자녀에 들어가는 교육비가 빠진 것이겠죠. 위에 나온 5억 규모 저축을 하면서 이정도 돈을 맞벌이든 뭐든 해서 벌면서 (천문학적 금액이 든다는) 애들 교육까지 해내야 한다는 것이죠.
그런데 일본에서도 만화가가 전성기를 누리며 수익을 낼 수 있는 시간은 의외로 그렇게 길지가 않습니다. 몇십년을 장수하는 작가분들도 많지만 단행본 한 권만 내고 사라지는 작가분들은 엄청나게 많지요. 단발 작가는 그보다 더 많구요.
자아 이렇게 본다면, 상위의 몇% 작가라도 짧은 전성기 몇 년에 토탈 10억원 이상의 저축은 남긴다는 계산이 서야 지속적으로 신인들이 계속 들어와주지 않을까 그런 생각이 들었어요.
참고로 일본의 경우, 1억엔(10억)을 벌려면 500엔짜리 단행본 200만부를 팔아야 합니다. 그나마 이것도 책 값의 10%를 다 가져가는 경우의 이야기고 스토리 작가가 있는 경우엔 수익을 다시 3:7 혹은 4:6으로 나누어야 하지요. 그나마 책이 히트를 해서 5만부씩 팔렸다고 하고, 격주간지에 연재를 한다고 봅시다. 그럼 40권까지 가야지 달성가능한 금액이고, 40권이면 14년을 연재해야지 나올만한 권수입니다.(물론 현실적으로는 이보다 짧게 걸릴겁니다. 보통 일본은 신간을 낼때 구간을 더 찍으니까요. )
일본에서 보통 한명의 샐러리 맨이 근무 년한 38년동안 받는 평균 연봉이 3억엔이라고 합니다. 사실상 보통의 사람보다 훨씬 가혹한 조건에서 일을 하게 되는 것이죠.
저는 만화가 본인은 아닙니다만, 시스템의 설계를 들여다 볼때 이런 살떨리는 리얼한 이야기도 좀 더 필요하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