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가 말했다.
이 음악을 들으면 아름다운 드레스를 입은 여인이 사랑하는 사람의 손을 잡고 우아하게 춤을 추는 모습이 떠올라서
들을 때마다 즐겁고 행복한 상상을 할 수 있는 것 같다고.
내가 말했다.
그 둘은 이 축제가 그들에게 마지막인 것을 알기에 슬픔을 억누르고 손을 맞잡은채 춤을 추고 있는지도 모른다.
즐거운듯, 경쾌한듯 흐르는 선율가운데 묘한 슬픔과 애잔함이 공존하는 것에서 억지 웃음을 띤채 눈물을 흘리는 여인이 떠올라 가슴 시리다.
여운이 잔뜩 남은 쓸쓸한 엔딩은 마치 끝나지 않았으면 했던 축제가 결국은 끝이나고, 잡았던 손을 놓아야만 하는 두 연인을 그리는 것 같다.
마지막인 것을 알기에 더욱 슬프고 너무도 아름다운 그들의 'Last Carnival'인 것 같아서 나는 이 음악을 들을 때마다 슬픔이 차오른다.
그녀가 말했다.
"그만 들을래."
괜한 말을 한 것 같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