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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물ID : wedlock_7361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푸핥핥★
추천 : 20
조회수 : 1486회
댓글수 : 15개
등록시간 : 2017/03/10 00:20:38
1. 마눌님은 내가 이쁘다고 가끔 어루만져 주시는데, 쓰다듬을 머리칼이 앞뒤양옆 어디에도 없다보니,
찰싹찰싹 때린다. 요게 그냥 때리면 안되고, 손바닥 각도을 잘 맞춰서 스냅을 적절히 줘야 찰진 소리가 나는데, 쾌감이 은근히 있다. 어쩌다 소리가 제대로 안 난 날은, 다시 쳐 보라고 들이밀게 된다. 친절한 시범도 보여준다.
2. 딸아이가 학교에서 이를 옮아왔다. 여기는 미국이고, 미국 이(lice)는 한국 이와는 좀 다르다. 제일 무서운건 엄청난 전염성(?) 번식력(?) 등이다. 엄청나게 순식간에 주변 사람들에게 퍼진다. 집에 들어오며 머리가 가렵다고 투덜대던 아이의 머리에 벌레가!!
아내는 당장 비상상황에 돌입했다. 일단 보이는 벌레는 다 잡고, 간 머리를 단발로 뎅궁 잘라 버리고 털은 밀봉해서 버렸다. 임시로 가글로 머리를 박박 감기고 화장실에 격리시켜 둔 채로 약과 참빗을 사와서 조치를 취했다.
한번의 폭풍우가 지난 후, 첫째와 셋째를 앉혀 놓고 우리가 앞으로 무엇을 조심해야 하는지, 머리가 가려우면 당장 말해줘야 한다는 등의 주의사항을 말해 주며 이가 얼마나 무서운 건지 알려주기 시작했다.
"너희들 뿐만 아니라 어른들도 조심해야해. 엄마도 그렇고 아빠.... 아빠는... 아빠는 안전해."
아빠는 lice free라는 말까지 친절히 덧붙여 주고 있길래, 마음이 상해서 한마디 했다.
"아니야! 아니야! 아빠도 꼬추에, 배꼽옆에, 이가 살 수 있는 곳들이 있어! 나도 조심을 해ㅇ.."
그때 생긴 등판의 손자국이 며칠이 가도 남아있다.
3. 아이 셋과 있는 시간은 전쟁과 다름없다. 싸우고, 시끄럽고, 씻기도 싫어한다. 대부분의 경우는 아내의 카리스마 눈빛 정도로 제압이 되지만, 상황이 극으로 치닫을 경우 특단의 조치가 필요하다. 몇 개의 카드가 있지만, 아내의 주 레파토리는
"너 이리와. 머리 아빠처럼 밀자"
그러면 나는 자의와 상관없이 옆에서 바리깡으로 머리를 미는 시늉을 하며 추임새를 넣어 줘야 한다. 그러면 아이들은 절규하며 자신의 잘못을 시인하고 고분고분해진다.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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