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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발....
게시물ID : gomin_736129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글쟁이
추천 : 0
조회수 : 280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3/06/14 23:35:55
문득 나를 돌아보면 참으로 이기적이었다.
 
그녀를 처음 만났던 기억도, 다른 여자를 만났던 기억도. 나에겐 미련으로 남아 있을뿐 더이상 아름다운 추억이 아니었다.
 
내 머리 속에서 마음대로 미화되어버린 그 미련들을 이제 글로 풀어볼까 한다.
 
이 미련을 마지막으로 모든걸 떨쳐낼수 있도록...
 
 
벌써 4년이 지났다.
 
내 할일이 바쁘다고 연락하기 귀찮아 했던 순간이 있었다.
 
그녀가 나를 더 좋아한다고 자만해하던 순간이 있었다.
 
하지만
 
처음으로 같이 보았던 영화가 무엇이었는지 아직도 기억한다.
 
처음 만나던 순간 그녀가 무슨 옷을 입고있었는지 아직도 기억한다.
 
 
그날 샀던 모자를 아직도 옷장에 넣어두고 가끔 써보곤한다.
 
물론 씁쓸한 웃음을 지으며 다시 넣어놓긴 하지만 아직 잘 보관하고 있다.
 
 
처음 만난날 공원을 갔다.
 
봄바람 희날리던, 맑은 햇살이 눈부시던 그런 아주 아름다운 봄날이었다.
 
그녀의 하늘색 드레스는 봄바람에 살랑거렸고 향기가 나는듯 하였다.
 
우리 앞으로 재빠르게 다람쥐가 지나갔고, 그걸 보지 못한 그녀에게 용한마리도 지나갔다고 드립을 날렸었다.
 
첫만남을 늘상 어색했기에 되도 않는 드립에도 웃어주는 그녀가 고마웠다.
 
 
 
공포영화를 같이 보러갔었다.
 
실은 나도 깜짝 놀란 장면이 많았지만 그녀 앞에선 놀란 모습을 보여주기 싫었다.
 
강한 남자로 그녀에게 기억되고 싶었다.
 
지금 생각해보니 너무나도 우스운 기억이다.
 
고작 공포영화 하나에 강한 남자로 인식되겠다니...
 
그래도 사람들 다 놀라는 장면에서 사지에 감각을 절단시켰더니 놀라도 가슴만 놀랐지 팔다리까지 발작하지 않았다.
 
계획대로였다. -_-;;;
 
하지만 영화가 무섭다기보다 놀래키는데 중점을 두고 만들었었는지 영화를 보고 나오니 심장이 한뼘은 밑으로 꺼진듯 하였다.
 
영화를 보고 나와서 길을 같이 걸었다.
 
그러다 그녀가 삐긋해서 나에게 쓰러졌다.
 
나는 공포영화를 보던것보다 더 놀랐다.
 
공포영화보다 더 놀란다고 그녀가 날 놀려댔었다.
 
그래도 기분은 좋았다. 강한 남자가 된것 같았으니까...
 
 
부산을 놀러갔었다.
 
난생처음 아쿠아리움에 들어갔었다.
 
주구장창 사진만 찍어댔었다.
 
같이 데이트 하러 간거였는데 나 혼자 아쿠아리움을 구경하다 온것 같은 생각이 이제서야든다.
 
정말 미안해진다.
 
조금더 신경쓰고 챙겨줬어야 하는데.
 
이제 와서 또 후회를 한다.
 
 
 
그녀가 했던 말중 가슴속에 박혀버린 한마디가 아직도 맴돈다.
 
사귀고 있어도 사귄거 같지가 않다고...
 
솔직히 사귀고 난 후에도 쉽사리 마음을 줄 수가 없었다.
 
그렇게 이쁜 그녀가 날 좋아해줄리가 없을거라고 맘속 깊은곳에 의심하고 있었으니까.
 
그리고 하나 더 기억에 남는 한마디가 있는데 바로
 
밤이되면 친절해진다는 말이었다.
 
그냥 그땐 낮에는 내 일때문에 항상 신경이 곤두 서있었기때문이라는 변명을 했었는데
 
이제 와 생각해보니 그 말이 그 말이 아닌것 같다.
 
여전히 헷갈리긴 하지만 아마 처음 내가 생각했던 뜻은 100프로 아닌것 같다.
 
그러나 우린 연애다운 연애조차 해보지 못하고 금방 헤어졌다.
 
처음엔 내가 너무 바빠서 어쩔수 없었다는 변명으로 날 위로했다.
 
하지만 지금 와서 생각해보면
 
그때 나는 그녀를 사랑하지 않았다.
 
참으로 가슴아픈 말이다.
 
이렇게 글을 쓰는 순간에도 심장이 에리는듯한 느낌이 든다.
 
나는 그녀와 헤어지고 나서 그녀를 사랑하게 되었다.
 
 
그녀를 잊기위해 다른 사람을 소개 받고 연애도 해보았지만
 
모두 길게 가질 못했다.
 
시간이 지날수록 더욱더 또렷해지는건
 
그녀에 대한 감정이었다.
 
헤어지고 나서 1년쯤 지난후에 연락이 다시 왔었다.
 
번호가 바뀌었다고 문자가 왔었다.
 
수십 수백번을 고민하다가 실수가 아닐거라는 믿음으로 나도 답장을 주었다.
 
그후 몇번 서로 안부를 묻다 우리는 다시 남남이 되었다.
 
아직 그때 그 휴대폰을 버리지 않고 가지고 있다.
 
그 휴대폰에는 그녀의 바뀐 번호가 저장되어 있기 때문이다.
 
아마 그 휴대폰이 내 미련의 증거가 아닐까 싶다.
 
 
 
지금은.. 이 글을 쓰는 지금은
 
그녀가 어떻게 사는지 궁금해진다.
 
미련을 끝을 달리고 있던 나는 매년 3월 1일이 되면 삼일절보다 그녀의 생일을 먼저 떠올렸다.
 
아마 평생 삼일절에 그녀가 생각날지도 모른다.
 
남자같은 이름을 가지고 있다고 투덜대던 그녀가 평생 생각날지도 모른다.
 
토끼같이 동글동글 귀여운 눈을 가지고 있던 그녀가 평생 생각날지도 모른다.
 
내가 가장 이쁘다고 말해준 부위가 입술이라는 것을 기억하고 있을지 모를 그녀가 평생 생각날지도 모른다.
 
네일아트를 자주하던 그녀가 평생 생각날지도 모른다.
 
이미 한번 떨궈내버린 그녀이지만 이 글을 쓰는 이유가 그녀 때문이라는걸 그녀가 알아줬으면 하는 아주 작은 소원이 있다.
 
그녀 인생에 있어 나는 짧게 지나갔던 남자라는 것을 생각해보면 작은 소원이 참으로 찌질해보인다.
 
세상엔 미친 남자가 많다는 것을 생각해보면 그저 그녀가 지금 행복하게 잘 살고 있기를 바랄뿐이다.
 
 
 
 
제발 아무 탈 없이 행복하게 말이다.... 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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