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서울시장이 서울 지하철 2호선 강남역 10번 출구에 마련된 묻지마 살인 피해자를 위한 '추모 공간'이 잘 보존될 수 있도록 행정적으로 조치하겠다고 밝혔다. 박 시장은 시간이 지나도 사람들이 마음을 되새길 수 있도록 이 추모공간에 기념물을 만들고, 추모 포스트잇은 수거해 보존하겠다고도 약속했다.
박 시장은 19일 SNS 라이브 방송인 '원순씨의 X파일'에 출연해 강남역에서 발생한 '묻지마 살인사건'을 언급하며 "저도 오늘 강남역 추모공간에 가서 꽃 한송이를 놓고 왔다"며 "정말 지켜주지 못해서 미안한 마음"이라고 말했다. 이어 박 시장은 23세였던 피해자를 기리기 위해 23초간 묵념을 했다.
박 시장은 "죄 없는 여성이 그런 일을 당할 수 있는 사회라면 해결책을 마련해야 한다"며 "서울시는 슬픔으로 물든 추모현장을 많은 분들이 추모할 수 있도록 잘 보존하겠다. 보행이 불편하더라도 많은 분들이 포스트잇을 붙일 수 있도록 행정적으로 조치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박 시장은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면 바로 이 장소에 작은 기념물이라도 만들어서 다신 이런 일이 없도록 마음을 되새기는 장소로 만들고 싶다"고 덧붙였다. 시민들이 추모내용을 적은 포스트잇들도 모두 수거해 서울시 산하 기관 건물의 벽에 붙이는 등 보존 방법을 고민하겠다고 박 시장은 약속했다.
박 시장은 "그동안 여성 위한 정책을 나름 세심하게 챙겼다고 생각했는데 마음이 무겁다"며 "더 이상 사회적 약자가 분노의 대상이 되지 않도록 고민하고 행동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