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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일기 "잃어버린 순결을 찾아서"
게시물ID : freeboard_348360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BlueRose
추천 : 4
조회수 : 469회
댓글수 : 4개
등록시간 : 2009/07/04 00:33:40
2009년 7월 3일

연이은 하드코어 오프로드 스케줄에 녹초가 되어버린 나는 그에 굴하지 않고
열정과 의지와 오기로 서른이 되기 전에 분노의 살을 빼려 헬스를 다니고 있다.

한달쯤 쉬다 재등록 하는 것이라 더욱 오기가 불타올라 있었다.
분노의 살로 가득한 몸을 오기로 불사르려 런닝머신에 몸을 실었다.

순간 나는 느꼈다.

'아, 뒤에 끝내주는 여자가 있구나'

몸매는 모델 + 글레머
얼굴은 연예인
자연히 묻어 나오는 도도함

나의 레이더는 그녀의 끝내 줌을 감지 하였다.

그 끝내주는 여자는 내가 몸을 실은 런닝머신 바로 뒤 1.5m 가랑 떨어진
6시 방향에 위치한 본진에서 이미 충분하고 넘쳐 보이지만 만족하지 않고
한창 테크를 올리고 있었다.

그리고 순간 나는 느꼈다.

'아, 내 락커 키는 어디있지?'

그렇다.
매우 불행하게도 난 입장과 동시에 카드를 제출하고 난 뒤 
내게 할당된 락커리를 잃어버렸다.

나는 간단하기 짝이 없는 스트레칭을 당장 멈추고는 
바로 뒤 1.5m 가량 떨어진 6시 방향에 위치한 끝내주는 그녀는 일단 둘째치고

매우 비굴하기 짝이 없는 초 낮은 자세를 취하여
내 런닝 머신 아래, 3시 방향 사람이 뛰고 있는 런닝머신 아래, 그리고
아무도 뛰고 있지 않은 9시 본진 아래를 마치 과거 게그콘서트의
허둥구단이 허둥대듯 살펴보기 시작했다. 

내 마음은 마치 디텍팅 능력이 전무한 본진에 다크템플러가
분명히 드랍되었으나 공격은 하지 않고 이리저리 기회를 보며
기다리고 있는 듯한 느낌 바로 그것이었다.

이리저리 마음속의 스켄을 뿌려 보았지만 락커 키는 커녕
다크템플러 한마리 보이지 않았고 한층 아래에 위치한 남자 탈의실과
헬스장 위를 서너번 왕복하며 그때마다 비굴하기 짝이 없는 초 낮은 자세를 취했고

끝내주는 그녀는 빌어먹을 항상 그 자리에 위치해 있었다.

"아, 줄리엣, 만약 당신에게 눈치라는 것이 있다면 다른 곳으로 가줘요."

라고 말하고 싶었지만 가뜩이나 어리버리 하고 있는데
미친놈 옵션까지 붙을까봐 가깟으로 참아내었다.

나는 카운터에 다크템플러의 공습... 이 아닌 키의 분실을 공지하였고
스텝은 런닝머신 주위를 몇번 두리번 거리더니 별일 아니라는 듯이
우선 운동 하다가 키가 나오지 않으면 보조키가 있으니 열어 주겠다 라는
케스파 협회와 같은 무책임한 대답을 내어 주었다.

정말 얼마나 극도로 어리버리한 놈으로 보였을까 싶었던 나는
급 쿨한 표정을 지어 보이며 "훗, 알았다." 라는 의지를 표명하고는
마치 마나 업그레이드가 완료된 풀마나 상태의 하이템플러 4마리로
내 일꾼을 2초 만에 몰살 시키는 듯한 형국으로 내 락커를 털어갈 누군가를 상상하며
스텝에게 지어보인 쿨한 표정과는 전혀 상관 없는 불안하기 짝이 없는 마음을 안고
불타오르는 의지가 아닌 불안한 마음으로 런닝머신을 달렸다.

1분
5분
10분...

'아, 이제 그만 포기하고 싶어, 당장 탈의실로 달려가 내 락커를 확인하고 싶어'

15분
20분
25분...

'내가 강박관념에 사로잡혀 있는 사이에 끝내주는 그녀는 사라져 버렸군'

30분...

'그게 문제가 아니잖아! 난 내 락커를 확인해 봐야겠어!'

나는 카운터로 내려가 보조키를 요구하였다.
스텝은 나에게 족히 2키로는 될듯한 수십개의 키가 달린
열쇠뭉치를 건내어 주었고 나는 열쇠 주제에 무거운 키복숭이를 들고
탈의실로 내려가 키를 찔러 넣었다.

'키가 맞지 않아!'

바로 옆에서 어떤 마음씨 좋아보이는 아저씨 한분이 쿨한 표정을 하고는 있었지만
행동은 몹시도 허둥지둥 거리고 있던 나를 보더니.

"이봐, 자네 그러지 말고 여기 있는 키가 자네 것이 아닌가?"

뭐 사실 저렇게 말은 하지 않았지만 나는 당장 키를 받아 들어 당장 확인 하였고
-뒤에 계신 분은 저희 어머니가 확실합니다!- 는 아니었지만 
그만큼 간절하고 확고한 대답으로

"제 키가 맞습니다, 어디서 발견하셨는지요?"

사실 저렇게 말하진 않았지만 자초지정을 들어보니 키는 카운터 위에 올려져 있었고
그 키를 발견하신 마음씨 좋아보이는 아저씨가 키를 꽂아 놓았다는 것이었다.

사실 지금 이렇게 글을 쓰고 있자니 그 아저씨의 행동이 이해가 가지는 않지만
그때의 나에겐 아무것도 중요하지 않았다.

끝내주던 그녀도...
내 몸의 90%인 분노의 살들도...
그 살을 뺄 불타오르는 의지들도...

나의 이해할 수 없는 어리버리한 행동과 그의 결과가 가져온 키의 분실...
그리고 그 키를 찾았다는 희열만이 자리할 뿐이었다.

그렇게 희열에 차오르던 나는 아무일도 없었다는 듯이 샤워실로 향했고
왠 영감님 한분이 샤워를 하고 계셨다.

하필이면 항상 내가 샤워하던 포지션이었지만 아직 희열이 가시지 않았기 때문에
궁시렁 거리지 않고 샤워를 하던 도중...

하체가 몹시도 부실하시던 그 영감님께서는...

비누를 떨구셨다.

그리고...

나는 나도 모르게...

반사적으로...

비누를 주어 드렸다...


-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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