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여동안 여중생들을 집단 성폭행한 고교생들의 학부모가 오히 려 피해 여중생을 협박했다는 주장이 제기돼 충격을 주고 있다.
밀양 여중생 집단 성폭행사건을 수사중인 울산 남부경찰서는 10 일 피해 여학생들이 가해 고교생 학부모들로부터 협박을 당했다 고 주장함에 따라 이 학부모의 신원파악에 나섰다.
피해 여중생 A(14·중3)양은 지난 7일 오후 가해 고교생들과의 대질조사를 위해 울산 남부경찰서에 들어서려는 순간 경찰서 입 구에 있던 가해 학생 부모로 부터 “이렇게 신고해놓고 잘 사나 보자, 몸조심해라”는 협박을 받았다고 9일 경찰에 신고했다. A 양은 또 “이같은 상황에서 가해자들이 대부분 풀려나 보복받을 까두렵다”고 경찰에 말했다.
A양의 가족들도 조사를 받는 울산 남부경찰서 복도에서 마주친 가해 학부모로 부터 “뒷 일이 걱정되지 않느냐”는 협박을 받았 다고 주장했다. 경찰은 이날 오후 관련 협박한 학부모를 소환, A 양과 대질심문을 벌일 예정이다. 경찰은 협박이 사실로 드러날 경우 죄질이 나쁜 만큼 성폭행 사건과는 별도로 협박한 부모에 대해 폭력행위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협박)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경찰관계자는 “아들이 성폭행 범죄를 저질렀는데 아들의 잘못을 반성하기 보다는 피해자를 협박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 이라며 “피해자를 불러 얼굴 대면 등의 방법으로 협박 학부모를 색출해 사법처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미경 한국성폭력상 담소장은 “성폭력 피해자들은 신고 후 가해자로부터 협박을 당 하는 등 2차피해를 입는 경우가 많아 치유가 더욱 힘들어진다”며 “가해자 가족들도 고통스럽겠지만 진정 자녀를 생각한다면 잘못 을 뉘우치고 바뀌도록 도와야지 신고한 피해자를 원망해선 안된 다”고 말했다.
한편 이 사건 가해 고교생들에 대한 강력 처벌을 요구하는 여성 단체와 네티즌들의 목소리가 높은 가운데 한 네티즌이 성폭행 혐 의를 받고 있는 남학생들의 사진을 인터넷에 공개, 논란을 빚고 있다. ‘나라아더’라는 작성자 이름을 사용한 한 네티즌은 9일 오후 ‘밀양 집단 폭행범 얼굴(공개)’라는 제목으로 여러 장의 사진을 한 인터넷 사이트 게시판에 올리고 “경찰이 처벌하지 않 으면 우리가 직접 처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는 경찰에 연 행됐던 고교생들 중 일부만 구속되고 나머지는 불구속 입건이나 훈방조치 됐다는 소식을 접한 한 네티즌이 처벌수위에 불만을 품 고 ‘사적 응징’의 차원에서 올린 것으로 보인다.
이 글은 조회수가 4000건 가까이 이르는 등 많은 네티즌들이 한 꺼번에 몰려 ‘강력처벌’을 요구하는 댓글을 올렸다. 이 글은 논란을 빚자 10일 오전 사진과 함께 삭제됐다. 그러나 이번 사건 이 죄질이 극히 나쁘기는 하지만 아직 피의자 신분인 가해 학생 들의 얼굴사진을 인터넷에 올린 것은 범죄행위에 대해 역시 범죄 행위로 맞서는 것이어서 논란을 빚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