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필버그 감독도 나이를 많이 먹었구나 하는 느낌이군요.
팀버튼 감독도 나이를 먹으면서 작품에서 젊었을적 특유의 독기가 쫙 빠지고 부드럽고 가족적인 냄새가 물씬 나는 작품을 만들고 있죠. 그런 변화에 대해서 실망하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저는 개인적으로 다행이구나 생각해요. 노감독이 어린 시절의 트라우마를 이겨내고 행복한 말년을 살아가는구나 싶어서.
스필버그 감독도 그런 것 같군요. 특유의 설명충 기질은 여전하고, 결말 정해놓고 달리는 듯한 구태의연함도 솔직히 맘에 안 들어요. 하지만 지나온 삶을 돌아보며 미처 잡지 못한 많은 것들에 대한 그리움과 회한을 풀어내는 느낌은 뭐랄까 ... 잔소리 많은 꼰대 할아버지가 딱 하나 남은 담배 꺼내 물고 아름다운 저녁놀을 멍하니 바라보는 모습 같달까요.
특히 마지막 승부수를 던지는 그 게임 ... 정말 옛날 구닥다리 그 모습 그대로 게임을 하는 그 모습에 감독의 지나온 삶에 대한 후회, 아쉬움, 미련 같은 것들이 다 담겨있는 것 같았어요.
영화를 보면서 내내 화려한 볼거리와는 별개로 그 이면으로 지나가는 애잔함이랄지 쓸쓸함이랄지 뭐 그런게 많이 느껴졌네요 저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