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달전에 입대에서 특기도 후반기 교육도 없이 바로 전방사단으로 가서 복무중에 있습니다. 사단은 전방에 있지만 대대 자체는 후방에 있어서 본연의 임무보다는 행정업무쪽을 주로 맡아서 몸은 별로 안힘듭니다.
그런데 제가 귀도 난청끼가 조금 있고 성격도 소심하고 내성적인 편이고, 게다가 몸도 둔한 고문관 3박자의 요소를 골고루 갖추고 있어서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습니다. 선임들과도 어울리지 못하고, 조금만 윽박지르고 쌍욕을 해도 쫄고 당황하는 성격입니다.
중대장님도 도와주려고 애쓰시고는 있지만, 무슨 일을 할때마다 욕을 먹고 갈굼당하는게 걱정되서 단 한순간도 편안히 있어본적이 없습니다. 이제 곧 9월 정도가 되면 유격훈련을 나가는데, 훈련소 기초유격때 간단한 유격체제도 제대로 못해서 혼났던걸 생각하면 선임들이 그것도 갈굴까봐 무섭고... 외박 나갈때는 들어가기 싫어서 미칠것 같았습니다. 부모님께는 그래도 "힘들지만 딱 버틸만해요~"라면서 허세도 부리고 하지만...
특히 아침에 일어날때부터 초긴장 상태로 있다가 기상 소리가 들리자마자 최대한 빨리 모포개고 환복하고... 게다가 군번줄도 꼬여서 한 생활관에 40명의 중대원들이 있는데 위로 한두달 차이의 이병들만 10명이 훌쩍 넘고 동기도 없습니다. 몇주 차이도 안나는 이병들이 갈굴때마다 정말로 입대전이나 제대 후로 돌릴수 있다면 영혼이라도 팔것 같은 기분이 듭니다. 정말로 2년동안 어딘가 사라졌다가 오고 싶을 정도로 힘듭니다.
"나때는 처맞고 그랬는데 말로만 그런다니 편하겠네.", "원래 군대 그런식으로 고생하러 가는거지 뭘... 그게다 인생 공부임 ㅇㅇ" 이런 말을 들어도 원래부터 성격이 내성적인 저는 정말로 우울하게 군생활을 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