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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고지(약스압)
게시물ID : panic_73828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15307
추천 : 24
조회수 : 2006회
댓글수 : 9개
등록시간 : 2014/10/23 15:05:21
안녕하세요~
 
언니가 중학생?정도 제가 초등학교 저학년(정확한 나이가 기억이 안나요
언니와 저는 6살차이)때 일입니다
 
평일 낮시간에 언니와 집에 단 둘이 있었어요
 
그런데 집에 검정양복을 입고 검은 서류가방을 든 모르는 남자가 찾아왔습니다
 
언니와 저는 문을 열어주었고 그 남자는 우리집에 들어오게 되었어요
 
지금 같아서는 낯선 사람을 집에 들이는 일은 생각조차 할 수 없지만
 
그땐 언니랑 저 둘다 너무 어리고 뭘 모르니까 문을 열어준 것 같아요
 
저는 너무 어렸기 때문인지 그 남자는 대부분 언니에게 말을 붙였고 아주 자세히는 기억이 안나지만
 
그 남자는 우리 엄마의 자궁건강검진(?)을 해주겠다고 하면서
 
그러기 위해서는 엄마의 팬티가 필요하다며 입었던 팬티를 달라고 하더라구요(변태...)
 
역시 지금 같아서는 절대 하지 않았겠지만
 
우리가 너무 어리고 순진했던터라 그 놈의 이상한 언변에 넘어가서
 
열심히 세탁기를 뒤져서 엄마 팬티 몇 장을 찾아서 준 걸로 기억해요(엄마 미안...)
 
그러다가 갑자기 그 놈이 저에게 돈을 주면서 심부름을 시켰어요
 
잔돈은 가져도 좋으니 `원고지` 하나만 문구점에서 사다달라고 하더라구요
 
저는 아무 의심없이 원고지를 사가지고 왔죠
 
단 1분만에요
 
그렇게  제가 원고지를 사온 뒤 남자는 원고지를 받아가지고 그냥 갔던걸로 기억합니다
 
 
 
그 일은 까맣게 잊고 좀 컸을 때쯤
 
 언니랑 이야기를 하다가 그 놈 이야기가 나왔어요
 
너 그 때 일 기억하냐고
 
응 기억한다고 어떤남자가 요래요래 하지 않았냐고 이상한 아저씨라고
 
언니가 그러더라구요
  
뜬금없이 너한테 원고지를 사다달라고 했던 것도 이상하고
 
그놈과 자신 단 둘이 있을 때 무슨 일을 저지르기 위해서
 
 널 심부름 보낸 것 같다고
 
네가 만약 조금이라도 늦게 왔다면
 
자기는 큰 일을 당했을지도 모른다고
 
아무 일 없었던 게 천만다행이었다고 하더라구요
 
다시 생각해보니 참 소름끼치더라구요
 
분명 그놈이 갑자기 글짓기를 하려고 원고지를 사다달란 것도 아니었을 거고
 
집에서 문구점이 먼 것을 아니까 그런 심부름을 시킨 것 같더라구요(천벌을 받을 놈...)
 
 
 
정말 천운이었던 것이
 
저희집 코앞엔(대문에서 딱 3m거리) 슈퍼가 있었는데요
 
보통 슈퍼에서 원고지는 잘 팔지 않잖아요
 
진짜 특이한게 집 앞 슈퍼에선 원고지를 팔았었거든요
 
 다른 문구용품은 안팔았는데 딱 종이봉투랑 원고지만을 팔았어요
 
글짓기나 독후감 숙제가 많았어서 저도 자주 이용했었던 터라
 
 원고지 파는 것을 잘 알고 있었어요
 
시골이라 집에서 가장 가까운 문구점이 약 1km정도의 거리에 있었는데
 
어린이의 걸음으로 1km를 왕복했다면 시간이 엄청 많이 걸렸을 것 같아요
 
만약 그 놈이 다른 문구용품을 사다달라고 부탁했거나...
 
 특히, 집앞 슈퍼에서 원고지를 팔지 않았다면...
 
언니는 그 놈한테 큰 일을 겪었을 수도 있겠구나 싶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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