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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를 타지 않은 그 아이는 왜 구의역에서 죽어야 했을까.
게시물ID : sisa_738354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코볼
추천 : 21
조회수 : 927회
댓글수 : 12개
등록시간 : 2016/05/31 20:07:16
구의역에서 사망한 20살 청년, 생일을 하루 남기고 세상을 떠났으니 만으로는 19살이겠군요...
2년전 세월호에서 숨진 단원고 학생들과 동년배네요.

세월호 참사 때, 단지 운좋게 그때 그 배를 타지 않아 살아남았다는 말을 많은 사람들이 자조적으로 하고는 했죠.
그 청년도 세월호를 타지 않았기에 살아남았을 수도 있겠죠. 하지만 비정규직을 죽음으로 내모는 살인적인 구조를 피해가지는 못했습니다.

온라인이든 오프라인이든 농담이든 진담이든간에 한국사람들과 얘기하다 혐오감이 드는게 "나는 면했으니 다행이다"는 태도입니다.
다른 사람 처지는 잘 모르겠고 일단 나는 면해서 다행이라는 심리.

"난 집 있으니 다행이다."
"난 정규직이니 다행이다"
"난 결혼했으니 다행이다"

하다 못해 농담에서도 그런 마인드가 드러납니다.
"난 남친/여친 있으니 다행이다"

그리고...
"난 세월호를 타지 않아 다행이다"

세월호와 구의역 사고가 단순히 다행으로 피할 수 있는 사건입니까?
세월호와 구의역 사고는 구조적인 살인이고 단순히 운으로 피할 수 있는 성질이 아니라는걸 모든 사람들이 깨달았으면 좋겠고, 그 깨달음으로 현실이 바뀌기를 바랍니다.

그때 세월호를 타지 않았고, 그때 구의역에서 스크린도어를 수리하지 않았기에 다행스럽게도 살아남았을 수도 있겠으나 그걸로 끝이 아닙니다.
또다른 세월호가, 또다른 구의역이 여러분을 기다리고 있을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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