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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상글] 임요환의 지니어스
게시물ID : thegenius_39785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케익칼
추천 : 15/9
조회수 : 1155회
댓글수 : 14개
등록시간 : 2014/02/10 17:01:50
저는 보통 지니어스라는 프로그램을 볼 때에는 지인들과 대화를 나누면서 봅니다.

이런 저런 상황에 대하여 서로 갑론을박을 나누면서 내가 저 상황이었다면. 하고 보는 것이죠.

이번 편을 보면서 나눈 이야기에서의 결론은 임요환 유정현 모두 최선의 플레이를 했다는 겁니다.



슬슬 본론으로 들어가자면.

요즘들어 유정현의 플레이가 두각되는 것 같습니다.

덤덤한 듯 하면서도 승리하는 방법을 알고 있는 승부사의 모습이 보이기 때문이겠지요.



이 가장 큰 이유는 데스매치라는 상황에서 모두가 기대하지 않았던 능력을 보여줬기 때문겠지요.

모두 유정현이라는 캐릭터는 실리와 이치를 따지기보다는 그룹을 아우르며 승리하는 편이 내 편인 처신을 잘 하는 사람으로 인식했기 때문입니다.

임요환의 경우 그 반대로 뛰어난 두뇌를 가지고는 있으나 처신을 잘 못하여 항상 패배하는 모습을 보여 왔습니다.

사람들은 임요환 및 홍진호에게 큰 기대를 걸었습니다. 실제로 빠른 두뇌회전으로 먹고 사는 사람들이고 전 우승자 또한 프로게이머 출신이니까요.

하지만 유정현에게는 한계가 있을 것이라는 생각을 은연중에 가져왔습니다.

아직 그는 이빨이 있는지 없는지도 모르는데 말이죠.



그래서 더더욱 유정현에게 승부사의 모습이 두각되는 것 같습니다.

실제로 그러한 기세라는 부분도 무시할 수 없는 부분이겠습니다만.

하지만 우리가 기대하던 모습의 임요환은 없는 것일까요?




임요환은 자신의 초반 실수들을 만회하기 위해서 큰 결정들을 내렸습니다.

그가 내리는 결정들은 파격적일지언정 기지가 빛나는 것들이었죠.

그럼 이번 매치에서 임요환이 판을 읽은 정황들을 역추적 해 보겠습니다.



1. 이번 매치는 생명의 징표가 하나뿐인 매치였습니다.

2. 불멸의 징표는 이번 라운드가 마지막입니다.

3. 임요환 유정현은 파랑자원을 독점했습니다.

4. 위 둘은 서로의 파트너를 알고 있습니다.



이 중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은 1번입니다.

정말 사소한 차이로 1위를 놓친다고 할 지라도 데스매치에 가는 것은 1위와 이상민을 제외한 두명입니다.

즉, 유정현/임요환 중 1명 vs. 은지원 형태로 데스매치에 갈 수밖에 없었습니다.

파랑색을 독점한 2명이 압도적으로 유리한 상황에서, 서로 파란색 독점 속 경쟁을 하게 된다면 1위는 둘 중 하나가 될 것입니다.

물론 다른 변수들도 있습니다만 서로 점수챙겨주기가 가능한 상황에서 이는 충분히 가능했던 부분입니다.

그럼 1위가 아닌 사람은 이상민을 상대로 지목하던 말던 상관없이 은지원과 데스매치를 치루게 됩니다. 

은지원은 불행히도 오늘 어떻게 해도 데스매치행인 게임이었죠.




그리고 첫번째 라운드에서 임요환은 유정현의 파트너에게 많은 점수를 몰아줍니다.

그리고 두번째 라운드에서 점수를 돌려받기를 원하며 자신의 파란색이 낙찰되도록 가격을 내리게 되죠.

이 부분에서 유정현이 

좋게 표현하면 착각을

나쁘게 표현하면 영악한 판단을 합니다.

아무것도 모르는 표정으로 임요환에게 느릿느릿 따졌으나, 실상은 모르는 것이겠지요.



임요환은 그 상황이 진퇴양난이라는 것을 빠르게 직감합니다. 놀라운 부분입니다.

실제로는 유정현이 1라운드에서의 이점을 바탕으로 단독우승을 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보였을지는 편집의 여부에 따라 다르겠습니다만

아마 그것을 직접적으로 비추지는 않았을 것 같습니다. 성격상.

하지만 임요환은 그것을 빠르게 캐치해 냈습니다. 아무래도 플랜을 짰으니 어긋났다는 사실도 빨리 안 것일까요?



그리고 거기에서 더 놀라운 결정을 합니다.

1번과 2번을 합쳐 생각하면 

이상민이 우승하면 불멸의 징표는 사용될곳이 없다.

라는 결론을 굉장히 빨리 내립니다.

그리고 이상민의 우승을 돕습니다.

이는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놀라움과 충격을 느끼도록 하더군요

파랑색을 가지고 있는 사람은 두명입니다.

두명 중 단 한사람만 승리를 할 수 있다면 자신만의 승리를 향해 가는 사람보다 그 사람의 승리를 망치려고 하는 사람이 더 쉽습니다.

치킨게임의 논리가 그런 것이죠. 다른 사람들도 있는 상황에서 파랑색의 가격이 똥값이 되도록 방치하면 다른 경쟁자들이 상대이익을 얻게 되고

파랑색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 절대적 손해를 보게 됩니다.

그리고 그 상황에서 승자는 밑천이 더 있는 사람이겠죠.

그리고 지니어스에서 가장 큰 밑천은 데스매치 면제권입니다.



물론 이상민이 불멸의 징표를 주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앞에서 말씀드렸듯이, 유정현을 이기지 못하면 결국엔 데스매치에는 본인과 은지원이 나가게 됩니다.

판의 구도가 이미 그렇게 형성되었기 때문이죠.

그래서 유일한 가능성인 이상민의 불멸의 징표를 바라고 이상민 킹메이커 + 유정현 깽판메이커 역할을 자처한겁니다.



뒤에서 이뤄진 신동의 플레이는 매우 노련했습니다.

굵직하고 깔끔한 거래로 흡사 후금과 명 사이에서 외교를 펼치던 광해의 모습을 떠올리게 했죠.

하지만 임요환의 기지도 그보다 못하지 않았습니다.



유정현이 던진 암기를 거꾸로 받아친 모습은 콩픈패스만한 연출이 없어서 그럴수는 있으나 그 판단력만은 기억될만한 것이라고 봅니다.

PD가 임요환 안티인걸까요? (저근가?)

물론 받아친 암기도 유정현을 탈락시키지는 못했지만 충분히 지니어스다운 플레이였다고 봅니다.

그리고 그 암기를 던지고 다시 피해낸 유정현 또한 무시무시한 저력을 보여주었구요.






결론짓자면, 이번 시즌 게임들의 특성상, 지난시즌의 홍진호와 같은 "천재적 해법"의 지니어스는 나오기 힘듭니다.

모든 게임들이 서로와의 정보교환에 큰 방점을 두고 있거든요. (주사위게임 제외)

그래서 이번 시즌이 느슨하게, 또 지저분하게 진행된 것이고, 이 와중에서도 임요환은 승부사적 기질을 잘 보여주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사족:

그의 이번화 지니어스에서의 모습을 보고 있자면 꼭 MC용준, 김캐리, 엄재경의 해설이 귀에 들리는 듯 합니다.


"아! 지금 임요환 앞마당에 상대 병력들이 들이치고 있어요! 막기 어려보이는데요! 임요환 병력들 다 어디있나요?! 앞마당 큰일났어요!"

"지금 이거는 막기 힘들죠. 뭔가 변수가 없으면 이대로 밀리겠는데요"

 - 옵저버가 화면을 승기를 잡은 상대의 본진에 비춘다 -

"아니 이게 뭐죠! 임요환의 드랍쉽에서 마린이 내리고 있습니다! 상대방 기지를 쑥대밭으로 만들고 있습니다! 그럼 병력을 되돌리는 선택을 하나요!?"

"와, 이게 언제 출발한거죠? 역시 임요환의 허를 찌르는 플레이가 빛을 발하고 있네요."

"이게 상대가 모든 병력을 와~하고 몰아치고 있을때 뒤가 비는것은 누구나 예상가능합니다만, 실제로 그곳을 찌르는 것은 정말 큰 담력과 판단력을 요하는 것이거든요. 살을 내주고 뼈를 친다! 캬.. 역시 황제 임요환이네요"

 - 화려한 전투, 그리고 막바지 -

"지금 임요환 건물 얼마 안남았어요! 배럭스 띄워야죠 배럭스 배럭스 배럭스!"

"네 이거는 엘리전밖에 없겠는데요? 누가 더 빨리 움직이느냐 싸움입니다 이거는"

"배럭스 띄웠고! 상대는 건물 하나 남았어요! 하나! 마린이 찾았습니다! 때리고 있습니다! 깨지나요 깨지나요 깨지나요~!!!"

"깨졌습니다! x3"

- 함성소리 -

"역시 이거는 임요환이 밀리기 직전에서도 빠른 판단을 내린 그 결정이 매우 유효했네요 정말. 역시 황제 임요환 입니다. 달리 황제가 아니에요."




자신이 모든것을 잃어갈때도 빠른 판단으로 뒤집어내던 그의 승부사적 판단력. 아직 믿고 있습니다.

그리고 지금도 잘 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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