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론 어느 정도 맞는 말이라고는 생각합니다.
메갈이 '남자가 죽였다' 라는 자극적인 문구로 선동할 때 애먼 여자들이 혹할 수 있었던 이유는
그알에서 이야기한 '여성들의 공포' 가 강남역 살인사건이라는 실재적인 형태로 현실에서 등장했기 때문입니다.
(인간이 느낄 수 있는 가장 격한 감정은 공포라고 배웠습니다. 거기에 사로잡힌 상태에선 조그만 선동에도 쉽게 휩쓸릴 수 있게 마련이죠.)
그런 점에서, 여성들이 집 밖에서 느끼는 막연한 공포를 수면 위로 끌어내 재조명했다는 것은 잘한 일 같습니다.
하지만, 강남역 살인사건으로 인해 형성된 담론이 누군가에 의해 점점 삼천포로 빠졌다는 건 누구나 알고 있는 사실이죠.
여론을 호도하는 세력에 대한 언급도 한 번쯤은 해줬어야 한다고 봅니다.
나중에라도 특집으로 그알에서 메갈 워마드에 대해 한번 집중적으로 다뤄줬으면 합니다.
참고로 글쓴이인 저는 '잠재적 가해자가 아닌 남성' 입니다.
흉흉한 세상 속에서 어머니나 누나, 그리고 여자 지인들을 지켜주고 싶습니다.
하지만 저를 잠재적 범죄자로 모는 여성분들은 그 보호의 범주에서 모두 제외시키고 싶습니다.
미심쩍은 혐의의 시선을 받으면서까지 그녀들에게 호의를 베풀만큼 제가 여유롭지가 않거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