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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베오베 간 신병 글 보고 생각난 이야기
게시물ID : military_38365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더_지니어스
추천 : 6
조회수 : 387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4/02/11 13:36:22
직접 겪은 것은 아니고 옆부대에서 들려온 흉흉한 소문입니다.
체험담도 아니고 전역한지 꽤 오래되었지만 인상깊은 내용이라 문득 기억이 나네요.

제가 있던 사단은 꽤 유서깊은 사단으로, 당시에는 기계화 사단으로 거듭나는 과정 중에 있었죠.
그런데 인원 편제는 기계화 사단으로 맞춰놨는데, 기계는 안들어오고 보통 보병사단 역할을 하는
어정쩡한 상황이 제가 입대하기 3년 전부터 전역할 때까지 계속되었습니다. (전역 이후에도 한참동안 이 상태였던 것으로 암)
한마디로 말해서 꼬인 놈도 많고 뺑이도 많이 치는 .... -_-

그러다보니 구타사고도 많이 났던 듯 ... 정도가 아니라 총기 난사 사고가 있었음. ㄷㄷㄷ 
일병인가가 세 명 사살한 사건인데 하필 그게 필자가 자대배치 받던 날 (정확히는 전날밤. 다음날 체포 및 수습)ㄷㄷ
필자의 자대는 영현처리(=10종 =시체처리) 기능도 있었는데 그런 연고로 본인은 피격된 시체와 함께 자대에 입영함.  ㄷㄷㄷ
(말년에는 왠 다른 연대 놈이 총 들고 탈영하는 바람에 혹시 전역 못할까 쫄기도 .... 산을 하나 까뒤집었다는데 발견은 했나 모르겠음.)
아. 이건 할려던 얘기가 아닌데 ㅋ

음.. 대충 그런 분위기로 인해 구타 근절 교육도 많이 하고 마음의 편지도 막 쓰라 하고 소원수리도 곧잘 받고 
그래서 우리 사단이 병영 선진화의 선도적 역할을 했다 .. 는 것은 아니고 -_-
아무튼 그런 걸 좀 중시하는 전통이 생김

뭐 그래도 국방부 시계는 돌아가니까 본인도 어느덧 고참이 됨 
그리고 근처 부대에 (포대 였던 것으로 기억) 신병이 도착함
얼어있는 신병에게 고참들은 애정과 관심으로 대해주며 전화카드도 쥐어주고 집과 통화도 시켜줬다고 함
피엑스에서 맛난 과자도 사주고 마음 편히 대해줘서 점호 후에는 잠도 잘 잤다고 함

요즘 쓰는 신막사가 모델하우스처럼 막 출시될 시기여서 그 시절에는 복도처럼 쫙 펼쳐진 내무반이었는데  (이걸 뭐라고 부르나?)
비어 있던 자리 중 아버지인지 되는 상병의 옆자리를 받았다고 함.
근데 요 상병이 2번초가 되어서 정작 애가 자리에 누워있는 것은 확인하지 못한 것임
2번초 근무를 마치고 컴컴한 내무반에 들어와 평소 하던 대로 자기 침상에 앉아서 하이바를 벗어서 비어있는(었던) 옆자리에 내려놓음
당연히 애는 얼굴 전면으로 하이바를 받게 되고 잠에서 깸
상병이 막 미안하다면서 실수였다고 해명하고 사과하고 
울 것 같았던 신병은 의외로 괜찮아요라면서 다시 누웠다가
잠이 안오는지 멀뚱멀뚱한 얼굴로 집에 전화 좀 할 수 있겠냐고 함.
상병은 친절하게 막사 앞 공중전화부스로 데려가서 
심지어 자기 전화카드를 넣어주며 편하게 집에 전화하라고 하는데..

며칠 후 병영 내 구타 조사가 나와서 부대는 쑥대밭이 되고 그 상병을 비롯한 대여섯명이 영창을 갔다고 함..
근데 이게 신병이 빽이 엄청 좋거나 가족이 군대에 신고했거나 그런 것이 아님.
신병이 밤중에 전화를 걸었던 곳은 집이 아니고 마음의 소리 상담센터였던 것임 .. ㅋ

음... 마무리를.. -_-

이 소식을 듣고 당시 말년이었던 저는 신병들이 근처에 오면 무서워서 덜덜 떨었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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