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엇나가는 애국심
게시물ID : phil_8230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얍테
추천 : 2
조회수 : 387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4/02/12 01:03:04
  원래부터 우리나라 기업의 홍보나, 행사의 홍보에는 애국심 마케팅을 아주 많이 했었지만, 요즘 그 정도가 점차 심해진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습니다. 특히 이번 윤형빈 경기에서 드러난, 아주 단세포적인 애국심 마케팅에는 짜증이 날 정도였습니다. 일본 개그맨에게 당한 임수정씨의 복수를 우리나라 개그맨이 한다는, 이것보다 개연성 없는 애국심 마케팅에도 사람들은 흥분하며 일본쪽 선수를 욕하더군요. 경멸감이 느껴지기 전에, 안타까움이 먼저 들었습니다.

  저는 국가주의, 민족주의라는 것 자체를 굉장히 싫어합니다. 잘못된 애국심의 극단적인 예는, 2차대전을 보더라도 아주 잘 드러나지요. 게르만족 우월주의, 독일인 우월주의를 내세운 히틀러가 한 극악무도한 행위들은, 굳이 언급하지 않더라도 대부분 알고 있으실겁니다. 곱게 말하면 국가주의와 민족주의, 극단적으로 말하면 자신의 국가와 민족에 대한 이기주의는, 결국 다른 국가나 민족에게 해를 입혀서까지 자신의 국가와 민족의 이익을 챙길 수 있다는 사고방식으로 귀결되는 경우가 아주 많습니다. 아니, 열강이라고 불리우는 대부분의 국가가 그랬고, 실제로 꽤 최근까지 자신의 국가를 위해 식민지배를 했고, 또 식민지배를 정당화 시켰습니다.

  국가주의나 민족주의는 곧, 전체주의와 직결되기도 합니다. 우리 '국가', 혹은 '민족'이라는 전체를 위해, 개인은 얼마든지 희생할 수 있다는 사고방식이 자연스럽게 국가주의와 민족주의에는 묻어나지요. 군대만 봐도 그렇습니다. 우리 민족을 위해, 우리 국가를 위해, 개인의 목숨은 얼마든지 내 던질 수 있는 사고방식을 요구합니다.  그것을 마치 아주 '정의'로운 것 처럼 포장해 놓고는, 그런 '가치'를 우리에게 억지로 주입시킵니다. 우리는 자연스럽게, 국가를 위해 희생하는 것이아주 명예로운 희생과 죽음이라는 것을 받아들이게 됩니다. 즉, 전체를 위해 개인의 희생은 있을 수 있다는 아주 무시무시한 논리를 우리는 자연스럽게 애국심이라는 이름으로 주입받고 있는 것입니다.

  국가라는 존재를 생각 해 보면, 이 상황은 지극히 모순적이라는 것을 느끼게 됩니다. 개인이 있기에, 집단이 있고, 집단이 있기에 국가라는 존재가 있을 수 있는 것인데, 그 전체를 위해서라면 가장 핵심인 개인이 희생당해야 한다는, 어처구니 없는 결론을 우리는 아주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국가라는 것은, 사람들이 자신 신변과 소유에 대한 안전을 보장받기 위해 서로 약속을 통해 만들어진 하나의 커다란 집단입니다. 개인을 지키기 위해서, 국가라는 조직을 만들어내고, 그 집단의 통제권을 대표자에게 위임한 것이지요. 결국 국가라는 것은, 개인과 개인의 협의체입니다. 그런 협의체를 위해서 개인을 희생하라는 것은 부당할 수 밖에 없습니다.

  물론 국가를 위해 희생하신 많은 분들을 절대로 폄하하려는 것은 아닙니다. 그분들이 있기에, 지금의 대한민국이 있고, 우리가 이렇게 평화롭게 살 수 있는 것은, 틀림없는 사실입니다. 위에도 말했던 것 처럼, 개인의 신변을 지키기 위해 만들어진 국가라는 존재는, 그 존재가 위협받지 않아야 그 효력이 있다는 것도 명백한 사실입니다. 국가가 위태롭고,  국가라는 형태를 유지할 수 없다면, 자연스럽게 개인의 안전은 보장받기 힘들기 때문입니다. 예를들어 시에라리온같은 내전이 계속해서 일어나는 국가만 보더라도, 국가의 존재가 탄탄하지 않기 때문에 개인의 안전을 보장받을 수 없다는 것이 극단적으로 드러납니다.

  하지만 적어도 대한민국은, 그럴 단계는 이미 지나갔습니다. 전체를 위해서 개인이 희생해야 한다는 논리를 밀어붙이기에는, 많이 발전했고, 많이 성장했습니다. 우리는 이제 전체의 이익보다는, 개인의 보장을 우선 시 해야하는 사회에 도달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은 애국심에 열광하고는 합니다. 다른 나라를 비하해가면서까지, 우리나라를 치켜 세우는 것은 예사입니다. 이유없이 다른 나라 사람들을 증오하고, 밑도끝도 없이 '우리'를 강조합니다. 이럴 시기는 이미 70년대 80년대에 지나갔습니다. 진정으로 선진국으로 발돋움하고 싶다면, 이런 애국심을 자극하는 정치행태나 말장난을 벗어나, 진정으로 개인을 보장하기 위한 단계로 넘어가야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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