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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전 집앞 목사 사모님과 한판 뜬 이야기
게시물ID : soda_740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파란깍두기
추천 : 14
조회수 : 4369회
댓글수 : 39개
등록시간 : 2015/08/20 12:5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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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심 먹고 와서 다른 이야기 하나 올립니다.

뭐 보시는분에 따라 내가 잘못한거다 하실 수 있지만.. 그러려니 해주세요
제 나름 사이다니까요..


1탄의 사건이 있은후 조용히 학교 잘 다니고.. 착실 하진 않았지만.. 문제 일으키지 않고 평범하게
2004년 졸업을 했습니다. 지방에서 학교를 다녔기에 열심히 취업 자리를 알아봤고

비정규직(ㅠ,ㅠ)으로 2004년 서울로 취업을 했습니다. 비정규직이고 신입이고..월급은 진짜 쥐꼬리 만큼이라
회사 근처 반지하 단칸방에 월세를 얻어서 근근히 직장을 다니고 있었죠...

근데..집이 큰길가가 아니고 골목이었는데.. 바로 맞은편 건물이 교회였습니다. 집 알아볼때 이것도 알아봤어야 하는건데 ㅠ.ㅠ
교회가 좀 작아서 일반 건물에 2층 한층이 교회였고 그 위층이 주거하는 공간인거 같은 그런 구조...였음

근데 교회의 특성상.... 수요일..일요일 예배를 하게 되면 엄청나게 시끄러웠어요 ... ㅠ.ㅠ 마이크 사용하고 하니 그렇겠지만
가장 큰 문제는 찬송가 부를때였음..떼창으로 찬송가를 부르니..노래긴 하지만..일요일 아침에 엄청난 찬송가를 떼로 부르는걸
듣고 있자면.. 늦잠과 바이바이 하는 현상이 자주 자주 발생했었음

그러다 사건이 일어난건.. 그렇게 몇달을 살다가 일어났는데.. 본인은 고양이를 무지하게 좋아함..지금은 두마리를 키우는 집사지만
그 당시만 해도.. 벌이도 시원찮고..반지하에 작은 방이다 보니..고양이를 키울 엄두가 나지 않았음

어느날부턴가.. 골목쪽으로 난 창문에서 고양이 울음 소리가 들리길래 그런가 보다 했는데..퇴근길에 보니.. 아깽이도 아니고 성묘도
아닌 고양이가 .. 골목을 방황하며 울고 있었음.. 워낙 고양이를 좋아라 하기에.. 앉아서 이리와 했더니..막 와서 발라당 두러눕기도 하고
다리에 부비부비도 하고.. 길고양이는 아니고.. 집나온 가출냥이거나..아님 누군가 버린 유기냥 같았음..

처음 보고 몇일 후에 다시 봤는데..길냥이들 텃세 때문인지..여기저기 상처가 있는것이 너무 안쓰러워서.. 슈퍼에서 먹을걸 사다가
주기 시작했음..창문 바로 앞에서.. 고양이 전용 사료나 그런건 살 여력이 안되어..참치 사다가 기름 빼고 준다거나..물 사다 주고
소세지 사다 주고 이렇게 약간의 간식거리를 사다 주고 있었음

사건이 일어난 저녁도 어김없이 창문 앞에서 먹이를 주고 있는데..헬스장 가기 위해 지나가던 대학생으로 보이는 청년 두명이 다가와서
고양이 귀엽다고 그러면서 셋이 쭈그리고 앉아서..먹는 모습을 지켜 보고 있었음..

그때쯤 분홍색 바탕에 꽃이 그려진 나시 롱 원피스를 입으신 아주머니(이 모습은 아직도 잊혀지지 않아 다 기억남)께서 다가오더니
묻더군... 이 고양이 이집에서 키우는거냐고???  그냥 밥만 주는 고양이에요.. 키울 여력이 되지 않아서요..라고 대답을 했는데
그때부터 속사포 랩처럼... 아니..고양이가 가엽고 귀여우면..데리고 들어가서 키워야지.. 왜 길에서 밥을 주냐라고 막 뭐라고 하시더라구요

같이 고양이 구경하던 대학생 2명도..와..정말 매정하네..너무 하네 하면서 내편을 들어주긴 했는데..

그 아주머니는 댁이 자꾸 밥 주니까 다른 길고양이까지 여기 다 몰려와서 밤에 울어 대니까 시끄러워서 잠을 못자겠다..
밥을 주지 말던가..아님 데리고 들어가서 키워라 라고 따발총 처럼 이야기 하기에 그냥 난 듣고만 있었고.. 오히려 옆의 두 대학생이
대응을 해주는 입장이었다..
난 그저 그냥..고양이 불쌍해서 밥만 주는거에요..라고 대답을 하면..집에 데려가서 키워라.. 고양이들 몰려와서 시끄럽다고 그말만
하더라구.. 말이 안통하는지..그 두 대학생은 갈길을 가고..나 혼자 남은 상황인데

자꾸 몰아붙이기에...성격이 나온거지..(착하게 살고 싶었는데..)

그래서 아줌마한테 물어봤지.. 아줌마는 어디 사시는데요? 라고.. 그랬더니..바로 앞 건물을 손가락으로 가리키면서..여기 산다고
고양이들 때문에 시끄럽다 라고..그러더라구..

그래서 내가 일어나지도 않고 앉아서 위를 올려보면서 한마디 했지.. 아줌마.. 교회에서.. 마이크로 나오는 목사님 목소리하구요
찬송가 부르는게 100배 더 시끄러워요... 나 앞으로 고양이 밥 안줄테니까.. 집에서 한번만 더 설교하는 소리나..찬송가 나오면
경찰에 소음공해로 신고해버릴라니까.. 문 꼭 닫고 예배 하시라고.. 쏘아 붙였지..

그리고 그 아줌마의 벙찐 얼굴을 뒤로 한채..문을 닫고 집으로 들어와 버렸고..

그날 이후부터 나때문인지..아니면 다른이유인지 모르겠지만..정말 찬송가 소리가 들리지 않았어..
그래서 일요일에 늦잠을 푸욱 잘 수 있게 되었지..

그리고 길 고양이는 그 이후로 볼 수 없었음..

지금은 차에 15킬로 그램짜리 사료를 싣고 다니면서 보이는 길고양이마다 밥을 주는데
그때의 기억 때문에 그런지.. 몰래 몰래 주게 되더라구..
다행히 아직까지 뭐라 하는 사람은 없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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