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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차시비의 끝, 거주지 우선 주차 구역의 득과 실.
게시물ID : humorbest_740375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아이고이런
추천 : 96
조회수 : 9794회
댓글수 : 0개
베스트 등록시간 : 2013/08/29 22:59:48
원본글 작성시간 : 2013/08/29 17:13:53

 저는 운전하는 것을 좋아하지 않아요.

 특별히 차가 필요한 경우가 아니라면 운전대를 잡지 않죠.

 그래서 차는 본가 주차장에 모셔놓고 저는 그냥 대중교통 이용하고 다닙니다.

 어차피 차 필요한 경우는 본가에 일 있을 때 아니면 딱히 없거든요.

 본가도 버스 한번 타고 1시간 거리라서 그렇게 불편하지 않습니다.

 그러던 어느날, 며칠동안 차가 필요한 일이 있어서 본가에서 차를 끌고 왔습니다.

 이 동네는 거주자 우선 주차 지역이긴 한데, 대부분 주차권 신청을 하지 않거니와 딱히 주차공간이 부족한 동네는 아닙니다.

 그래서 저는 제가 사는 원룸 앞에 주차를 해놨죠. 평소에도 비어져 있거나 딱히 누군가 주인이 없는듯 여러 차들이 주차를 하니까요.

 (참고로 제가 살고 있는 원룸은 주차장이 따로 없음.)

 사건은 여기서부터 발생합니다.

 자정이 넘은 시각, 차를 빼달라고 전화가 오네요.

 주차권이 있는 사람도 18시부터 24시까지만 독점 권리가 생기는 거지 그 시간 외에는 권리가 없습니다.

 그래도 좋은게 좋은 거라고 그냥 빼주기로 하고 나갔습니다. 남아도는 게 주차공간이니까요.

 밖에 나갔더니 아저씨 한 분이 담배 피면서 기다리고 계시더라구요.

 미안하기도 하고, 굳이 여기를 주차권을 산 것도 신기해서 아저씨에게 말을 걸었죠.

 나 : 아저씨 집 앞에는 누가 주차권을 샀나봐요. 여기까지 밀려오셨네요.
 아 : 주차권? 그게 뭔데?
 나 : 여기 거주자 우선 주차 지역이잖아요.
 아 : 그거 돈 아깝게 왜 사. 널린게 주차 구역인데.

 뭔가 이상해서 열었던 차문을 다시 닫았죠.

 나 : 여기 주차권은 있으세요?
 아 : 잔소리 말고 빨리 차나 빼. 여기 예전부터 내가 차 댔어.
 나 : 없으시다는 거죠?
 아 : 빨리 빼라고!!!!

 그리고 저는 차 문을 잠그고 "가세요~" 한마디 하고 그냥 집으로 들어왔습니다.

 아저씨가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는데 그건 제 알 바 아니구요.


 이렇게 끝이 나면 좋으려만

 며칠동안 그 아저씨와 신경전이 있었습니다.

 누가 누가 빨리 그 자리에 차를 대는지 말이죠.

 제가 차 끌고 나가자마자 바로 그 자리에 댄다거나 하는 뭐 그런 유치한 일도 있었구요.

 대부분 아저씨가 늦게 퇴근하니 제가 언제나 점유를 하게 되었죠.

 이런 일도 이제 끝났습니다.

 차를 본가에 돌려놓고 집에 들어오는데 마침 그 아저씨가 주차를 하네요.

 저를 보더니 창문을 내리시고

 이마에 종이를 턱 붙여서 보여주시고 다시 창문을 올리셨습니다.

 그 종이는 올해 후반기 주차권이었습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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