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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이 발전하지 못하는 이유.
게시물ID : sisa_740382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거래명세표
추천 : 5
조회수 : 461회
댓글수 : 1개
등록시간 : 2016/06/14 21:20:17
서슬퍼런 군부독재의 그 시절...
 
남산에서 빨갱이로 몰려 많은 이들이 피눈물을 흘렸습니다.
 
 
저녁밥 잘 먹고 책을 읽던 그 때에......
 
초인종 소리가 들리고 검은 옷을 입은 이들이 들이닥칩니다.
 
뭐하는 짓이냐 소리를 쳐도 아무런 대답도 없고 반항을 하자 욕설과 구타가 이어집니다.
 
개처럼 끌려가서 시커먼 봉고차 한쪽에 처박혀서 어딘가로 향합니다.
 
어디서 주워들었던 헌법의 한조각이나 미란다 원칙따위를 떠올려보지만 이 공간에서는 아무 의미없는 글귀입니다.
 
불빛도 거의 없는 칙칙한 건물에 도착해 서너평 남짓의 방에 던져지듯이 들어서자 끌고온 이의 입이 열립니다.
 
"야이 빨갱이 새끼야"
 
감금, 협박, 구타...살면서 나와는 관계없을 것이라고 여겨진 그 단어들이 몸 위로 쏟아집니다.
 
하루, 이틀...시간이 지나자 인간으로서의 존엄성은 사라지고 살아남기 위한 짐승의 몸부림만 남습니다.
 
그래도 너무 억울해 마지막 저항을 해보지만...이어지는 한마디에 모든걸 포기하고 빈 껍데기만 남습니다.
 
"니 여자랑 애미를 잡아다가 여기서 강간하는 수가 있어!"
 
사형.
 
간첩빨갱이가 되어 사형수가 되어 억울한 옥살이를 하게 되었지만......무죄를 증명해줄 결정적 증거가 있었지만......
 
대한민국의 법정에서는 그 무엇도 인정받지 못하고 간첩 빨갱이로 몰려 죽을날을 기다리는 신세가 된 겁니다.
 
이런 일이 또 있을 수 있을까요? 훗날에도 이런 일이 또 벌어질 수 있을까요? 그저...시대의 아픔일까요?
 
 
40년전 군부독재시절...반공이라는 이름 아래 수많은 사람들이 억울한 간첩 빨갱이의 낙인이 찍혀 옥고를 치루거나 죽음에 이르렀습니다.
 
당시의 시대가 낳은 아픔이라며 넘기는 이들도 있지만...
 
같은 일이 지금도 벌어지고 있습니다.
 
간첩으로 만들기 위해서 증거를 조작하고, 가족을 감금하여 세뇌시키는 일은...지금도 벌어지고 있습니다.
 
국정원에 의해서 말이죠.
 
중정, 보안사, 안기부에서 일어났던 일이지 국정원과는 관계 없다는 이야기를 하는 이들도 있으나...
 
조직은 바뀌었는가 몰라도 그 잔인한 방식과 썩은 정신을 계승한 국정원은 저들의 후예입니다.
 
대한민국이 발전하지 못하는 이유는 국정원과 같은 조직이 과거의 잔재를 청산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검찰, 사법부, 국정원...
 
당시 국내외인들을 잡아다가 누명의 씌우고 사법살인까지 저지른 이들은 과연 어디까지 반성하고 있을까요?
 
 
또한 내가 겪은 일이 아니라며 그저 이득과 실리만 저울질하는 사이에....
 
박근혜가 대통령이 되었으며....
 
위의 저 미친짓을 저지른...김기춘이 비서실장이 되기도 했습니다.
 
대한민국이 발전하지 못하는 이유는
 
대통령이 이야기하는 노동개혁이니 경제활성화따위의 문제가 아니라...
 
과거가 청산되지 못하였다는 것.
 
당장 먹고사는게 문제라며 너무 중요한 것을 포기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요?
 
만일 참여정부에서 진실을 밝히기 위한 수많은 노력을 하지 않았다면...지금이라도 피해자들이 최소한의 보상을 받을 수나 있었을까요?
 
 
뉴스타파 최승호 PD가 자백이라는 영화를 제작하였다고 합니다.
 
과거라면 PD수첩과 같은 프로그램에서 방영되었을 내용이...지금은 대안언론에 의해서 만들어져서 개봉조차 힘겨운 상황이 되었네요.
 
문득...대한민국의 일그러진 욕망이 당시의 수많은 피해자들을 또다시 능욕하는 정권을 만들어냈다는데....또다시 수치심을 느끼는 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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