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오래 사귄 남자친구가 있습니다.
남자친구와는 정말 아무런 문제없이 잘 지내고 있고, 무난하게 성격도 잘 맞는 편입니다. 사실 남자친구가 맞춰주는 거겠지요.
하지만 뭐라고 해야할까요.
처음부터 너무 편했던 사람이고 남-녀의 연애감정 및 설렘은 없었던 것 같아요. 흔히 말하는 그런 불꽃같은 사랑은 아니였던 것 같아요.
늘 제가 내치려 할 때마다 절 다독여주고 받아준 고마운 사람입니다.
저한테 과분한 사람일지도 모르겠네요.
그런 무료함에 '내가 연애라는 걸 하고 있나 ? '를 의식하지도 못 할 때즈음
정말 제가 좋아하는 사람을 만나게 되었습니다.
흔히들 그러는 것 처럼 밀어내려고 많은 노력을 해 보았어요.
그럴 수록 더 크게 마음에 자리잡고 좋아졌어요 그 사람이.
제가 남자친구가 있다는 걸 알았기에 더 힘들었겠죠 그 사람은
진심으로 미안했습니다. 하나의 마음인데 반으로 나누어 사랑하려니 더 힘들었고 제 남자친구에게도 그 미안함은 똑같았어요.
미칠 것 같아서 그 사람에게 그만 보자고 말하고 다시 지금의 남자친구와 잘 만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게 뭘까요.
헤어지고 나면 정말 별 거 아닌 일로 그냥 잠깐의 추억으로 묻어 둘 수 있을 줄 알았어요.
그런데 생각보다 오래 가네요. 그 사람에 대한 잔상이
1년이 다 되어가는데도 생각이 나고 보고 싶고 그러네요. 가끔 울컥 하기도 하구요.
제 옆에 있는 남자친구에게 미안하기도 하구요. 정말 바보같이 한결같이 저만 봐주는 사람이라 저도 최선을 다해서 노력하고 있어요.
이건 진심입니다.
그런데 제 마음이 계속 이상하네요. 모든 것에 짜증이 나고 울컥하고 뭐가 뭔지 모르겠습니다.
전 왜 이러는 걸까요. 뭐가 잘못인 걸까요.
욕하셔도 좋고 비난하셔도 좋아요. 그냥 글을 쓰지 않으면 미쳐버릴 것 같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