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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혐주의)제 경험을 빗대어, 아이돌 섹시 컨셉이 찜찜한 이유를 말해봅니다
게시물ID : star_217319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높은성의사내
추천 : 4
조회수 : 1326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4/02/13 01:34:58
저는 좋아하는 몇명(아이유 만세!)를 제외하고는 아이돌에 큰 관심을 두지 않지만, 베스트 쭉 훍어보니 스텔라 섹시 컨셉 논란이 눈에 띄더군요.

그 글들을 보니 제 인생에서 유일하게 아이돌에 푹 빠져들던 시절이 생각났습니다. 다들 예상하시겠지만, 바로 군대 시절입니다. 인터넷도 하기 힘들고 책도 보기 힘드니 자연스레 같이 티비를 보며 아이돌 노래 꼬박꼬박 챙겨들으며 하루하루를 보냈고, 밖에서는 들어보지도 못한 아이돌(AOA, 스텔라, 브레이브 걸스 등) 노래까지 듣는 중증 아이돌 덕후가 되었습니다. 사실 저만 그런 것은 아니었지요. 다들 아침 먹고 땡 점심 먹고 땡 저녁먹고 땡 주구창창 틀어대는 게 음악중심 같은 가요 프로나 아이돌 뮤비 동영상이었으니 자연스레 그렇게 될 수 밖에 없는 환경이었습니다.

하지만, 저는 그 속에서 내내 불편한 감정을 느꼈습니다. 바로 아이돌을 보며 왁자지껄 흥분하는 다른 녀석들의 태도 때문이었습니다.
진짜사나이 보면 걸스데이 같은 아이돌 나올때 환장할 정도(?)로 미치죠. 네. 사실입니다. 하지만 거기서는 미처 보여주지 않는 모습이 하나 있습니다. 바로 아이돌을 성적 대상으로 혓바닥 위에 올려대며 이리 저리 씹고 뜯고 맛보고 즐기는 군인들의 음담패설입니다.

차마 여기 그 대화의 일부를 옮기자니 제 손가락이 썩어드는 것 같아 단적인 말 몇마디만 옮기자면 대충 이정도, 아니 이보다 더한 수준입니다.

'** 따먹고 싶다.' '군생활 늘려줘도 좋으니 ##랑 한번 해보고 싶다.' '@@ 무대 뒤에서 방송국 높은 애들한테 무대 복장 그대로 대줬겠지. 나도 거기 있었으면 좋겠다.'

제 자대 분위기만 이런 것이라면, 특별한 경우라면 얼마나 좋을까요. 하지만 제 보직 상 이런 저런 부대에 파견을 갈 일이 많이 있어 그곳 군인들과 어울려보면 결국 정도의 차이는 있지 다들 비슷하더군요. 섹시한 아이돌을 성적 대상으로 여기고 머릿속과 혓바닥으로 몇번이고 능욕하는 꼬라지는.

어쩌면, 아주 어쩌면 제가 들렀던 부대들이 최악의 부대일지 모른다는 생각은 해보지만, 남자들의 술자리에서 술에 얼큰해지면 나오는 음담패설을 회상하건데 그럴 가능성은 줄어드네요.

물론 생각은 죄가 되지 않습니다. 말 또한 죄가 되지 않습니다. 하지만 어째서일까요. 스텔라 섹시 컨셉 논란을 보며, 그리고 그 시절 들었던 더러운 말들을 생각하면서. 왜 저는 자꾸 마음 한구석 찜찜한 기분이 드는 걸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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