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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금)옛날 생각 옮겨적기
게시물ID : freeboard_741722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치킨달려
추천 : 0
조회수 : 306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4/01/18 17:03:31


BGM정보 : 브금저장소 - http://bgmstore.net/view/0k1lt




며칠전부터 내린 눈 때문에 학교가 하얗다.

한 밤중에 너와 달리기 시합.

나는 남자니까 이쪽 골대부터 맞은편 골대까지. 너는 여자니까 중간부터. 

니가 웃는다. 이겼다고. 어린애 마냥 팔짝팔짝 뒤면서 웃는다. 행복하다..


우리가 좋아하는 깐풍기집. 맛있다. 먹다 말고 니가 묻는다. 내가 뭐가 좋냐고.

평소에 생각했던 것들을 하나하나 말한다. 소설도 좀 써본다. 소재가 다 떨어질 때 즈음.

니가 울고 있다. 행복하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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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시작은 벌써 몇 해가 지난 어느날이다. 한 사람이 있다. 얼마 안 살았지만, 내 26 년 인생을 통틀어 가장 강렬했던 사람이 있었다.

한때, 그 사람은 나의 모든 것이었고, 모든 나의 것이었다. 그 사람의 행복은 내 황량한 삶 속에서의 한 모금의 시원한 물이었고, 

그 사람의 포용은 가시밭길을 갈 수 있게 해주는 덧신이었으며 내가 쉴 수 있는 울타리였다.

사랑하는 사람이 나로인한 행복에 겨워 눈물짓는 모습을 바라보는 게 얼마나 행복한 일인지 알았다.

행복했다. 이 행복이 사라질 수도 있다는 생각에 불안할 만큼.

그냥 이성에 대한 끌림이나, 이성을 봤을 때 느끼는 아주 자연스러운 호르몬 분비 같은 가벼운 거 말고, 대뇌의 전두엽이 시키는 것만 따라가는 이성적 판단을 기초로 한 딱딱한 선택이 아닌 진짜 사랑이 나에게도 왔었다.


그때의 나는 행복을 맛봤던 거 같다. 사람에 따라 각자가 느끼는 행복의 여러 형태가 있을 거다. 나에게 행복, 그 자체에 가장 어울리는 형태가 뭐냐고 묻는다면,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그 중에 하나는 '그때의 우리'라 말할 거 같다.






우리는 어쩌다 헤어졌을까. 온 우주의 중심이 너였던 세상이 있었는데, 어쩌다 이렇게 됐을까.

같잖은 변명 같은 걸 늘어놓으려 했다. 나의 욕심이 너에 우선했고, 너를 덜 사랑했다는 결론의 앞에서, 나는 나를 속이며 뭔가를 더 꾸며내 내 마음을 합리화시키려했다. 매번 대화를 주도해서 떠들어대던 건 나였는데, 만남의 끝에서 난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항상 주기만 했던 너에 비해 받기만 했던 내 사랑은, 내 사랑은 지겨워하고 있었다.

하지만 외로움 때문에 너를 만날 수는 없었다..





헤어짐은 항상 어색하다. 이별의 순간에도 내 마음은 흔들리지 않았는데, 며칠이나 지났다고 벌써 후회하고 있다. 멍청한 놈.

내 독서실 책상에 앉아 연습장을 펼쳐놓고 썼던 세 글자, 너의 이름.

새카맣게 타들어간 내 마음처럼 하얗던 연습장도 니 이름 세 글자로 까맣게 칠해졌다.

혼란스럽다. 내가 싫어진다. 만날 때는 지겨워하고, 막상 헤어지니 아쉬워하는 거다.

변하는 내 마음이 소름끼치게 구역질 났다. 더러웠다.

며칠 후 너에게 전화가 왔다. 받았다. 다시는 전화하지 말라고 했다.




내가 다시 사랑할 수 있을까...


제비가 날아들지 않는다고 봄이 오지 않는 건 아닌 것처럼 사랑도 언젠간 꼭 만나게 되기 마련이라 믿는다.

꽃이 지고 나서야 봄이었다는 걸 뒤늦게 깨닫는 실수를 범하지 않기 위해... 화이팅..

 

 


내가 정말 사랑했던 사람아 이제는 꼭 행복하기를

한때 나의 모든 것이었던 사람아, 모든 나의 것이었던 사람아..

이제는 꼭 행복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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