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적한 밤>
하늘에는 달이 없고 땅에는 바람이 없습니다
사람들은 소리가 없고 나는 마음이 없습니다
우주는 죽음인가요
인생은 잠인가요
한 가닥은 눈썹에 걸치고 한 가닥은 적은 볕에 걸쳤던 님 생각의 금실은 살살살 걷힙니다
한손에는 황금의 칼을 들고 한손으로 천국의 꽃을 꺾던 환상의 여왕도 그림자를 감추었습니다
아아 님 생각의 금실과 환상의 여왕이 두 손을 마주 잡고 눈물의 속에서 정사한 줄이야 누가 알아요
우주는 죽음인가요
인생은 눈물인가요
인생이 눈물이면
죽음은 사랑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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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헤어진 애인이 좋아했던 한용운 시인의 시에요.
그 사람이랑 했던 말은 잊어도, 이 시는 잊혀지지 않더라고요.
지금 생각해 보면 이 시를 좋아했던 모습에 반했던거 같기도 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