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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생활 동안 진짜 허무하고 미칠 뻔 했던 썰
게시물ID : military_38579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별짓을다하네
추천 : 2
조회수 : 962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4/02/15 18:45:56
필자는 모 전방사단 출신으로 gop갔다옴

gop서 신병휴가를 갔다온지 얼마 안됐을 때였음

아시다시피 신병휴가를 갔다온 후의 기분이란 그 후유증 때문에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로 허무하고 만사에 의욕이 안생김

물론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필자같은 경우는 gop란 격오지에 있다가 꼬박 석달만에 맛본 바깥세상이었던지라 후유증이 꽤 컸음

꿀같던 휴가를 마치고 복귀한지 일주일 쯤 지났을 때였나 하루는 후반야 근무라서 근무투입 전에 취침을 하게됐음

그런데 꿈을 꿨음 군인이라 그런가 군필자라면 누구나 한번쯤은 꾼다는 군대꿈을 꿈

포차타고 gop종심수색 나가는 꿈이었는데 gop출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원래 종심수색은 도보로 하는 것이지만 당시 우리사단의 지침이 바뀌어 

포차타고 돌아다니는 걸로 바뀐 때였음

웃긴건 꿈에서조차 휴가 후유증에 시달려서 포차에 앉아서 무념무상으로 그냥 생각없이 앉아있었음

오죽했으면 999k(일명 구쓰리)보면서 이걸로 우리집에 전화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까지 했으니ㅋㅋㅋ

그렇게 이리저리 흔들리며 가는데 순간 선탑자이자 종심수색 조장인 하사 분대장이 뒤돌아 보며 우리한테 그러는 거임

"야 이대로 집으로 간다."

무슨 실미도에서 마냥 버스탈취해서 비장하게 이대로 청와대로 간다는 설경구도 아니고 ㅋㅋ 완전 미친소리였지만 순간 벙쪘던 나를 포함한 다른 조원들은

일제히 환호성을 지름 ㅋㅋㅋㅋㅋㅋㅋ

아니 나야 그때 심각한 후유증에 시달려서 그랬다 치더라도 다른사람들은 뭐임 ㅋㅋ 아직까지도 기억남 꿈에서 같이 나갔던 조원들 ㅋㅋㅋ

근데 진짜 포차는 우릴 태우고 이내 방향을 돌려서 민통선을 빠져나가더니 점점 남으로 가기 시작함 ㅋㅋㅋ

연천, 전곡, 동두천, 의정부... 그리고 서울 ㅋㅋㅋ

근데 그때 너무 좋았음 오면서 봐온 거리에 오가는 사람들부터 종종 보이는 건물들..

허구헌날 보이는거라고는 첩첩산중에다 철책선, 북한놈들이 간혹 벌이는 불장난이 다였는데 진짜 사람사는 듯한 세상에 들어서니 그때의 기분은 참..

보이는 풍경하나 하나가 아름답고 모두를 눈에 넣어 담고 싶다는 아쉬움이 들었다랄까? 필력이 모자라서 차마 표현을 못하겠음

그렇게 자유를 만끽하며 서울 톨게이트로 들어서려는 찰나, 순간 주위가 확 환해짐

뭐야 하는데 어디선가 누군가의 목소리가 들려옴

"기상입니다 후반야 기상입니다~"

그 목소리의 주인공은 다름아닌 상황병 선임이었음

어느새 후반야 투입시간이 다되서 깨우는 거였음..

순간 눈을 떠보니 눈에 들어오는 광경은 내가 예전에 이층침대 밑바닥에 깨알같이 적어놓은 내 남은 군생활 날짜인 D-2xx...

와 진짜 그때의 기분은 글로 적어 표현할 수가 없음ㅋㅋㅋㅋ 진짜 여기는 어디 나는 누구라는 말이 와닿는 순간이었음 

일어나서 한 5~6분 동안 허무에 젖어 멍청하게 앉아있었음 헛웃음도 나고 새삼 처지도 슬퍼지기도 했음 ㅋㅋ

하지만 어쩌겠음 ㅋㅋ 허무에 빠져 허우적거리며 시간을 낭비하기엔 그 당시의 나는 선임들보다 먼저 튀나가서 대기타야 했을 일병 초 나부랭이였으니 ㅋㅋ 

결국엔 어찌어찌 투입은 했지만 근무서는 내내 멍하게 질흑같은 어둠만 응시하며 벙찌고 있었음 ㅋㅋ 간혹 질리지도 않나 싶을 만큼 불싸질러대는 북한놈들의 불구경도 간간히 구경하면서 ㅋㅋ







































p.s 아 물론 관측보고는 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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