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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ch) 나는 인생을 다시 시작할 생각이야 [bgm有] <스압>
게시물ID : lovestory_74269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지나가던행자
추천 : 12
조회수 : 1031회
댓글수 : 31개
등록시간 : 2015/06/15 04:1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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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GM정보 : 브금저장소 - http://bgmstore.net/view/rRNhz

1

쓸데 없이 긴 이야기지만...부디 들어 줘.







2

어디 간략하게 써 봐.







8

우리 집은 굉장히 가난했어.
아버지가 빚을 지는 바람에 그렇게 된 건데...
무려 1천 만엔이 넘는 다는 거야.
진짜 바보 같지 않아?

그래서 전기나 가스가 끊기는 건 일상 다반사.
한 겨울인데 얼음장 같이 찬 물로 목욕을 한 적도 있다니까.

그러다 초등학교에 입학하고 나서 급식이 나온다는 걸
알고 진짜 기뻤어.
이렇게 맛있는 걸 먹을 수 있다니!
진짜 매일 매일이 즐거웠지.







10

가끔 수도가 끊길 때도 있었다.
그래서 같은 옷을 며칠에 걸쳐 입거나
씻지 않고 다니는 때도 꽤 자주 있었거든.

솔직히 그건 아무렇지도 않았어.
그걸 이유로 왕따를 당한 게 괴로웠을 뿐.

왕따 때문에 괴로웠지만, 학교는 꼬박 꼬박 나갔어.
맛있는 걸 먹을 수 있었으니까.

그래도 선생님이 부모님한테 돈에 대한 이야기를
전달하라고 했을 때는 싫었어.
내가 아무리 어려도 우리 집에 돈이 없다는 건 알았으니까.

결국 친구 한 명 사귀지 못 한 채 중학교에 진학했다.
물론 우리 집 사정은 하나도 나아 지지 않았어.

교복을 살 돈이 없어서 어머니가 누가 입던 걸 얻어 오셨지.
그것도 평소 자주 있는 일이었느니까 괜찮았어.
중학교에 들어가서 가장 괴로웠던 건 왕따가 한층 더 심해진 것.
더 이상 급식이 나오지 않는 다는 거 였어.







16

왕따를 당하면서 생각했지.
어른이 되면 가난뱅이로 살진 않을 거야.
식사를 할 수 없을 때는 이렇게 생각했어.
어른이 되면 삼시 세끼 초밥을 먹어 주겠다고.
그러려면 돈이 필요 했지만.

나는 근처 신문 배달소에 가서 일하게 해달라고 사정했어.
처음에는 바닥에 엎드려 빌어도 말을 들어 주지 않았어.
그래도 포기하지 않고 며칠이고 찾아가 매달린 결과,
마침내 허락을 받을 수 있었어.
그 말에 너무 기뻐서 울컥 하더라.

울면서 감사하다고 몇 번이나, 몇 번이나 인사를 했지.
그리고 나서는 진짜 악착같이 일했어.
처음 받은 월급은 6만엔.
전부 부모님한테 드렸지.







18

부모님은 그걸 보고 울었어.
계속 미안하다고 사과했지.
나는 하루라도 빨리 이 가난한 생활에서 빠져 나가고 싶었을 뿐인데.

그래도 아버지는 일을 거의 하지 않았어.
아버지가 일을 하지 않는 걸 어릴 때부터 봤기 때문에
솔직히 아무래도 상관 없었지만.

중학교 졸업 때까지 그 신문 배달소에서 아르바이트를 했어.
번 돈은 전부 부모님에게 드렸어.
부모님은 그때마다 미안하고 했어.

그 때 내 점심 식사는 커피 우유와 빵 하나.
어떨 때는 아무 것도 먹지 못 할 때도 많았다.







20

그래도 출석만큼은 절때 거르지 않았다.
제 아무리 졸리는 수업이라도 이해하려고 애썼어.
몇 번이나 지우고 다시 써서 낡아 빠진 공책에 필기를 하며 공부했어.

주위 녀석들한테 가난하다는 이유로 바보 취급 당하고 싶지 않았어.
가난한 주제에 머리도 나쁘다는 소리를 듣고 싶지 않았거든.

어떻게든 공부하고 어떻게든 일했다.
너희들이 히죽 히죽 웃고 떠드는 사이
나는 열심히 살아서 멋진 인생을 손에 넣을 거야.
단지 그것만을 목표로 필사적으로 달라 붙었다.

애초에 친구도 없었으니까.







22

흐음...그래서?







24

중학교 졸업 시기가 가까워 졌을 무렵.
진로를 어떻게 할까, 고민하던 중 이었어.

그 때 나는 좋은 고등학교에 가서, 좋은 대학에 입학한 뒤
엘리트 인생을 보내겠다는 장미빛 환상을 꿈꾸고 있었지.

하지만 현실은 비참했어.
어느 날, 부모님한테 진로 상담을 했거든.
그런데 빌어먹을 아버지가 아무 말 없이 고개를 돌리는 거야.
어머니는 마냥 울기만 하고.

이게 대체 무슨 일이래? wwwwwwwwwwwww

그렇게 생각하던 중 아버지가 말했어.

아버지 [진학...포기하고 일자리를 얻지 않겠니?]

그게 무슨 소리야. wwwwwwwwwwwwwwww
바보 같은 소리하지 말라구. wwwwwwwwwwww
아버지가 일하면 되잖아. wwwwwwwwwwwwwwwwww

이렇게 말할 수 있었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나는 그저 아무 말 없이 고개만 끄덕였다.

진짜 허무하구나.
가난한 집에서 태어난 녀석은 결국 행복해 질 수 없는 거라 생각했다.
당시에는 진짜 진심으로 그렇게 생각했다.







31

그렇게 해서 나는 진학을 포기하고 직장을 구했어.
처음으로 일한 곳은 고철을 모아 파는 고철상이었다.
주로 하는 일은 굉장히 무거운 철판 같은 걸 옮기는 일 이었어.

아무튼 굉장히 열심히 일했거든.
여기서라도 돈을 모아 가난을 벗어나겠다는 야망이 있었으니까.

아침부터 저녁까지 일해서 번 돈은 14만엔.
물론 부모님한테 전부 드렸다.







33

훌륭한 녀석인데.







35

그 고철상에서 일한지 2년 조금 넘은 때였다.
어느 날, 사장님이 나만 부르더니 이번 달안에
그만 둬 달라는 말을 들었어.

사정이 어려워 졌다는 건 알고 있었지만. wwwwwwww
너무 갑작스럽잖아. wwwwwwwwwwwwwwwwww
필사적으로 일했는데, 결국 나만 잘려나가는 거야. wwwww
진심으로 절망했어. wwwwwwwww

아마 지금껏 살아오면서 그때처럼 절망한 순간이 없어. www
지금부터 어떻게 살면 좋을지.
노숙자가 될 바에야 차라리 자살하겠다는 생각까지 했으니까.

고철상 사장님은 진짜 좋은 분이었다.
굳이 할 필요도 없는데 사장님은 내가 일할 곳을 따로 알아봐주셨다.
그걸 알았을 때, 눈물이 펑펑 쏟아졌다.







38

좋은 이야기인걸.







47

사장님 소개로 일하게 된 곳은 부품을 만드는 공장이었다.
그런데 굉장히 작아. wwwwwwwwwwwwwwww
나를 고용할 정도로 여유가 있는 걸까 걱정될 정도로. www
불안하긴 했지만, 결국 정식으로 고용됐다.

처음에는 너트에 페인트 끼얹는 일을 했어.
그러다 용접 기술을 배우거나 볼트, 너트를 만드는 방법,
도면을 보는 방법을 배울 수 있었어.
거기 사람들은 전부 친절했어.

나는 신문 배달소에는 물론 이런 고철상에서도
우리 집이 가난하다는 이야기는 한 마디로 하지 않았다.
그런 걸로 동정심을 사는 게 싫었으니까.

그러니까 이렇게 아무런 선입관 없이 친절을 베풀어 게
진짜 고마웠다.







56

거기서도 3년 넘게 일을 했다.
너희들도 예상 했겠지만, 그래.
결국 거기서도 짤렸다.

대충 알고 있었어.
공장에 3달 이상 일거리가 들어 오질 않았으니까.
그럼 숙련공 대신 나같은 애송이를 자를 수밖에 없겠지.

알고 있어.
어쩔 수 없는 일 이었다는 건.
세상 일은 모두 마음 먹은 대로 되지 않는 것도.

아무튼 같이 일하던 사람들은 진짜 친절한 사람들이었어.
내가 조만간 짤린 다는 걸 알고는 여기 저기 연락을 해서
내가 일할 자리를 알아봐줬으니까.

이렇게 귀여운 구석이라곤 하나도 없는 애송이를 위해
사방팔방 연락을 넣어 주다니,
나는 너무 감동해서 그냥 어린 애처럼 엉엉 울기만 했어.







57

그런데 아버지는 왜 일을 안 했어?







60

부모님한테 돈을 전부 주는 것보단 그걸로 학비를 삼는 게 나았을 텐데.
솔직히 지금 세상에 고졸도 아니고 중졸 출신이라는 건 엄청 힘들어.







66

공장 사람들이 열심히 일자리를 찾아준 덕분에,
합판을 만드는 공장에 재취직 할 수 있게 됐다.

진짜 그 공장을 나올 때는 고맙습니다 라는 말 이외에
다른 말은 아무 것도 할 수 없었어.
울면서 감사 인사를 할 때도 공장 사람들은 힘내라거나
지면 안 된다거나, 몸 건강히 지내라는 말을 해줬다.

너무 울어서 눈매가 불어 터질 것 같잖아. wwwww

진짜 눈물샘이 망가진 것처럼 울었어.
이제 그만 울어야 한다고 생각해도 울음이 멈추질 않더라구.

결국 퇴사한 뒤 새로 합판 공장에서 일하게 됐어.
그런데 내가 지금까지 배웠던 걸 써먹을 데가 하나도 없는 거야.
거기 사람들한테 또 여러가지로 배울 수밖에 없었지.







74

합판 공장에서 일하길 1년이 지났을 때 였어.
내가 퇴근하고 집에 오니 부모님이 싸우고 계신 거야.
평소에는 내가 집에 들어오면 금방 싸움을 멈췄는데.
그 날만큼은 계속 싸웠어.

대체 무슨 일인가 싶어서 슬며시 엿듣기로 했지.
부모님이 싸운 이유는 아버지가 노름을 했기 때문이었어.
당시 아버지는 술과 노름에 푹 빠져 살았지.

솔직히 그때까지는 별 생각은 안 들었어.
아버지가 노름을 하는 건 평소에도 있는 일이고.
돈을 낭비해서 곤란한 건 내가 아니라 아버지라고 생각했거든.
그런데 아버지가,





아버지 [그 새끼가 일하고 있으니까 나는 놀아도 되잖아!]
아버지 [나는 돈 달라고 한 마디도 안 했어.]
아버지 [돈을 주는 건 그 새끼가 마음대로 하는 짓거리야.]
아버지 [그런 눈먼 돈, 내가 어떻게 쓰던 그건 내 마음이지!]
아버지 [내가 왜 아들새끼 눈치를 봐가면서 살아야 하냐고!]





이 말만큼은 아버지가 죽던, 내가 죽던, 세상이 망하던
절대 잊지 못 할 것이다.







78

아아아...







80

...아, 젠장.
이런 걸로 눈물이 쏟아질 거라곤.







82

너무 화가 나서 눈앞이 아득해졌다.
평소에도 아버지처럼 살지 않겠다는 생각은 했어도
이렇게 화가 난 건 처음이었다.

일단 아버지니까, 나를 길러주는 사람이니까.
빚을 전부 갚으면 평범한 아버지로 돌아오지 않을까.
그런 희망을 가져 본 적도 있었어.
하지만 이 말에 희망이 전부 날아갔다.

나는 아무 말도 없이 방에 들어가 아버지를 후려 갈겼다.
지금도 미안하다는 생각은 들지 않아.

아버지의 앞니와 코뼈가 부러졌다.
때리다가 내 팔뼈에 조금 금이 가고 손거죽도 여기저기 찢어져
피투성이가 됐는데도 멈추지 않았다.

이웃집 사람이 소란을 듣고 신고를 했는지
우리 집에 경찰이 왔다.

나는 경찰서에 연행되서 조사를 받았다.
솔직히 그딴 거 아무래도 좋았다.
진짜 아무래도 좋았다.







89

진짜 아무래도 좋았다.
차라리 지금 아무나 한 명 죽이면 사형 선고를 받을 수 있을 텐데.
심지어 이런 생각마져 했으니까.

결국 현실은 지옥보다 더러운 곳이라는 걸 실감했어.
제 아무리 열심히 일해도,
제 아무리 필사적으로 살아도,
제 아무리 부모님을 원망해도,

결국 나는 태어난 곳에서 한 발자국도 바깥으로 나가지 못 했던 거야.

조서를 쓴 뒤 어머니가 나를 데리러 왔어.
그리고 병원에 가서 아버지를 만났지.
아버지는 나를 보자마자 울었어.

울컥 화가 날 거라 생각했는데, 의외로 냉정하게 받아 들일 수 있었어.
합판 공장에서는 당연히 짤렸다.
폭력 사건을 일으키는 직원은 쓸 수 없을 테니까.







91

현재 상황을 알고 싶어.







96

아무튼 일자리를 찾으려고 진짜 방방곡곡을 다녔어.
필사적으로 살아봤자, 보답 받을 수 없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어떻게든 움직일 수 있었던 건 초등학교때 선생님이 하신 말씀 덕분.

불만을 내뱉는 건 우선 움직이고 나서 해라. 그리고 나서도 늦지 않아.

그래서 나는 일자리를 찾으려 돌아 다녔어.
딱히 그 선생님을 존경하는 건 아니지만, 그래도 멍하니 있는 것보단
100배는 낫다고 생각했거든.

하지만 난 결국 중졸이었어.
중졸 출신이라는 걸 알면 이력서 조차 제대로 봐주질 않더라구.
진짜 많은 곳에 이력서를 넣었어.
똑같은 짓을 수백번 반복했지.

그러다 아주 적은 확률이지만 일자리가 얻어 걸리기도 했어.
이사짐 센터, 편의점, 노래방, 음식점.
진짜 여러가지 일을 했어.
그래 봤자 중졸이란 이유로 금새 다른 인원으로 교체됐지만.

그때까지 번 돈은 전부 어머니한테 드렸어.







100

그런 생활을 하던 중 어느 날, 편지가 한통 왔어.
보낸 사람은 중학교 졸업하고 처음 일했던 고철상 사장님.
편지에는 주로 내가 잘 지내는지 안부를 묻는 내용이 적혀 있었다.
마지막에 전화 번호가 한 줄 적혀 있기에 바로 전화를 했다.

여러가지로 하고 싶은 이야기가 진짜 많았거든.
나는 친구도 없고, 이야기를 나눌 상대는 더더욱 없으니까







102

사장님은 변함없이 좋은 사람이었다.
내가 잘 지내는지 걱정해주셨다.
내 걱정을 해주는 한 마디에 감동해서 울 뻔 했다.
전화 하고 있는데, 울다니 진짜 비상식. wwwwwwww

아르바이트만 전전하고 있다고 말하니
일자리를 소개해주겠다고 말했다.  wwww

몇 번이나 알아봐줄 수 는 없고, 한 번뿐이라고 하셨지만.
나는 그 한 번의 기회가 너무나 간절했어.







103

그 사장님, 진짜 좋은 분이시네.







104

>>102

혹시 그 사장님도 >>1 같은 경험을 했지만
자수성가한 분인지도 몰라.







110

그렇게 사장님의 소개를 받아 상점가에서 일을 하게 되었다.
상점가 내부 정리나 통지서를 돌리거나 하는 일을 했다.

뭘 어떻게 하면 되는지 아무 것도 몰랐지만
같이 일하는 사람들이 처음부터 끝까지 가르쳐 줬다.

다시 한번만, 다시 한번만 더 열심히 살아보자.
자신에게 다짐하며 일에 몰두했다.
스트레스로 원형 탈모증이 왔지만, 그래도 게의치 않았어.







115

1년 조금 지나 일이 손에 익었을 무렵,
평소 처럼 부모님한테 월급을 건네주려 했을 때 였어.

어머니 [미안하지만, 그건 이제 받을 수 없단다.]

그게 무슨 소리야. wwwwwwwwwwwwww
대체 뭐야. wwwwwwwwww
닥치고 이 돈으로 빚이나 갚아. wwwwwwwwwwwww
그러자 빌어먹을 아버지가. wwwwwwwwwwwww

아버지 [그동안 고생시켜서 미안하구나. 이건 널 위해 쓰렴.]

그러니까 그게 무슨 소리냐구. wwwwwwwwwwww
솔직히 어떻게 하면 좋을지 몰랐어.
난 그때까지 빚을 갚는 거 이외에 다른 건 생각도 못 했으니까.

나를 위해 쓰라고?
뭘? 어디에? 어떻게?

아무 것도 모르겠어.
그래서 일단 은행 계좌를 만든 뒤 거기에 저금했다.








125

이 후에도 최저한의 생활비만 건네주고
나머지는 전부 통장에 모았다.
적당히 모이기 시작했지만, 딱히 기쁘지 않았다.
그저 사용할 곳이 없었기 때문에 그랬던 것 뿐이거든.
어딘가 돈을 쓰고 싶다는 생각은 하나도 들지 않았어.

물론 일은 멈추지 않았다.
돈을 모으기 시작했지만, 일만큼은 열심히 했다.

그리고 1년이 조금 더 지났을 때, 나는 독신 생활을 시작했어.
고철상 사장님에게 전화를 하니, 부동산 계약을 하는 방법이나
전기, 수도 개통 하는 방법을 가르쳐 주셨다.

아무 것도 모른 채 덜렁 독신 생활을 시작하려 했던 터라,
진짜 너무 고마웠다.

나는 텔레비전이나 냉장고같이 필수적인 전자 제품을 구입하면서
필요 없는 전자 제품도 샀다.

간단하게 말해서 슈퍼 패미콤.

인생 처음으로 게임기를 샀거야. wwwwwwww
드래곤 퀘스트 너무 재미있잖아. wwwwwwwww
너무 재미있어서 다른 시리즈도 구입했다.
물론 일이 바빠서 전부 하지는 못 했지만.







128

자동차 면허를 따고, 휴대전화도 구입했다.
구입한 건 좋았지만 금방 쓸모 없는 물건이 되었다.

더 이상 물건을 구입해도 쓸모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또 통장에 돈이 모이기 시작했다.

그래서 나는 봉투에 10만엔을 넣어 부모님 댁 우편함에 넣어 뒀다.
매달 끊임없이 넣었다.
통장에 모이는 돈도 줄어 들었다.
애초에 나는 돈을 쓸데도 없으니까 상관없었다.
그러다 부모님한테서 편지가 왔어.







131

편지에는 조그만 글씨로

미안하다. 그리고 고맙구나.

이런 글귀와 큰 글씨로,


고맙구나.
하지만 이건 네 돈이야.
우리는 신경 쓰지 말고, 네 마음대로 쓰렴.

지금껏 아무 것도 해주지 못 한 애비지만,
나는 진심으로 네 행복을 빌고 있단다.

미안하다. 미안하다.






사과나 감사를 바라고 한 행동이 아닌데.
그럼에도 나는 편지를 읽으며 펑펑 울었다.

나는 그 편지를 받은 뒤에도 부모님 댁 우편함에 돈을 넣었다.
어째서인지는 지금 생각해도 모르겠어.
아마 습관이 된 거라고 생각해.

지금껏 빚을 갚는 것이 인생의 모든 것이라고 생각했으니까.







141

선배한테서 앞으로의 시대는 PC가 필요하다는 말을 듣고,
PC를 구입했지만 금새 장난감으로 전락했다.

소설도 사모았다.
스티븐 킹 소설이 특히 재미있었다.
선배하고 게임 센터에도 갔지만, 시끄럽기만 하고 재미는 없었다.

그런 생활이 지속되던 중 부모님이 나를 만나러 왔다.
그동안 한번도 만나러 가지 않았기에 진짜 오랜만이었다.







146

빌어먹을 아버지한테서 술주정뱅이 노름꾼 모습이 싹 사라지고 없었다.
아들의 돈으로 노름에 빠져 허우적 되던 말종 생활은 청산한 듯 보였다.

아버지 콧등이 구부러진 걸 보고 있자니 조금 씁쓸한 생각이 들었어.
어머니는 예전보다 안색이 좋아 보였다.
예전에는 언제나 금방이라도 쓰러질 것 처럼 안색이 나빴는데.

부모님은 아무 말 없이 나한테 돈다발을 건네줬다.
이게 무슨 짓이야. wwwwwwwwwwwwww
부모님은 빚을 전부 갚았다고 말했다.

...전부...갚았어? 어느 새?

그리고 남은 돈을 나한테 주러 온 거라고 했다.
빌어먹을 아버지가 사회 생활로 복귀한 건 기뻤지만,
돈다발은 기쁘지 않았다.


아버지 [미안하다. 너한테 짐이 너무 컸구나. 미안하다. 미안해.]


그만해. wwwwwwwwwwwwwww
울 것 같잖아. wwwwwwwwwwww

뭐냐고, 어째서 이런 걸 가져오냐고.
남은 돈은 그냥 쓰면 되잖아.
그리고 부모님이 댁으로 귀가 한 뒤,
나는 홀로 방안에 앉아 돈다발을 보며 울었다.







149

지금까지 천천히 읽어 내렸는데, >>1은 진짜 강한 걸.







159

그러니까 게임으로 예를 들어 볼께.

대마왕을 쓰러 뜨렸어.
세계는 평화로워 지고 끝.
끝없는 해피 엔딩의 시작이야.
그래, 해피 엔딩.

어떻게?

해피 엔딩이 된 뒤, 어떻게 하면 되지? 뭘 하면 되는 거야?
답을 내야 될 상황이지만, 나한테는 답이 보이질 않았어.
그래서 계속 일만 했지.

일을 왜 하는데?
뭣 때문에 사는 거야?
이제 살아갈 의미도 없는데. wwwwwwwwwwww

이런 생각을 계속 하면서 말이지.

내 평생의 꿈?
빚 갚기.

내 평생의 목표?
빚 갚기.

꿈을 이뤘습니다.
목표를 달성했습니다.
축하합니다. 축하합니다.

그리고?

반년 넘게 고민을 거듭하다 고철상 사장님에게 전화를 걸었다.







170

사장님은 내 이야기를 진지하게 들어 주셨어.

우리 집에 빚이 많아서 가난했던 것.
돈을 벌려고 신문 배달일 한 것.
중학교 졸업 후 고철상에서 일한 것.
여러가지 일자리를 전전했던 것.
아버지를 때린 것.
사장님 소개로 일을 시작해
마침내 빚을 전부 갚았다는 것.
이제 뭘 하면 좋을지 모르겠다는 것.

전부 이야기 했다.
이야기를 하는 도중 나도 모르게 눈물이 쏟아졌다.
사장님은 내가 울음을 그칠 때까지 기다려 주셨다.
그리고 천천히 말을 꺼냈지.

우리 집 사정이나 빚에 대한 건 풍문이지만 알고 있었다는 것.
하지만 내가 너무 어려서 금방 해고하려고 했었다는 것.
내가 악착 같이 일을 하니까, 좀 더 두고 보기로 했다는 것..
마지막으로,


사장 [난 네가 아니니까, 네가 뭘 하고 싶은지는 모른다.]
사장 [지금 하고 싶은 일이 없다면 고등학교에 가보는 건 어떠니?]


그리고 나는 인생을 다시 한 번 더 되돌리기로 했어.
진짜 싸구려 같지?
다른 사람 말에 혹해서 이리 갔다 저리 갔다.

하지만 말이야.
나는 지금껏 멈춰 있던 내 미래를 돌려 받고 싶어.
대학에 가서...그 다음은 모르겠지만, 어떻게든 만회하고 싶거든.







175

솔직히 지금 하는 일을 그만 둬 가면서 까지
인생을 되돌릴 필요가 있는가.
진짜 다시 시작할 수 없을지도 몰라.
벌써 20대 후반인데, 어린 아이들 틈에 끼어 잘 지낼 수 있을까.

가끔 그런 걱정도 생겨.
하지만 우려보다 다시 시작하고 싶단 생각이 좀 더 강하더라구.

단지 남들과 같이 평범한 인생을 사는 것.
그것 뿐인데, 가슴이 떨려서 참을 수가 없어.

그러니까 나는 한 번 더 재출발할 생각이야.




지금까지 쓸데 없이 긴 이야기를 읽어 줘서 고마워.
진짜 고마워.







178

이 아저씨, 너무 좋은 이야기에 감동했다!!!







202

난 작년에 대학 합격 했는데, 내가 진짜 원하던 대학이 아니라 재수 결정.
그런데 1년내도록 공부 하나도 안 했어. wwwwwwwwwwwwwwwwwwwww
이 스레를 보고 있자니 너무 창피하잖아. wwwwwwwwwwwwww







222

새로운 인생, 힘내라!!!




전 지금까지 뭘 하며 살았던 걸까요...ㅠ
출처 http://bbs2.ruliweb.daum.net/gaia/do/ruliweb/default/etc/2078/read?itemId=143&bbsId=G005&articleId=25909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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