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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자기 생각난 몇년전 수능날 먹은 어머니가 싸준 도시락
게시물ID : cook_74279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비옴눈옴
추천 : 12
조회수 : 1606회
댓글수 : 24개
등록시간 : 2013/12/28 13:11:29
예전에 수능보는날에 어머니가 제육볶음이랑 깍두기였나
그거랑 따끈한 된장국을 싸주셨거든요

제육볶음은 간을 좀 연하게 하셨던것같아요 이게 몇년전
이다보니까 기억이 잘 안나네요 ㅎㅎ
그렇게 간을 하신 이유는 아무래도 긴장했을때
자극적인거먹르면 제 속 불편해질까봐 
그러신거같더라구요
깍두기... 가 아니라 홍당무 그거였구나...
그거는 가위로 막 잘라놓으셨더라구요
목에 걸릴까봐 그러셨나 다 먹고 나서
된장국을 먹는데 굉장히 은은하게 된장국 향이 나오도
건더기는 정말 적게 있던걸로 기억하는데
정말 딱이였어요
초라한거아니냐구요?
너무 좋게만 생각하는거 아니냐구요?
아뇨... 그렇게 생각 안해요...

좀 딴얘길 먼저 하자면...
집에선 엄마가 밥해줄땐 군말안하고 먹어요 엄마가 힘들게
한거니까...
근데 속으론 좀 불평하죠 이것보단 저게 좋은데 이러면서..
그날 도시락 반찬이 어느날 집에서 먹는 그런 밥상의
반찬이였더라면 전 아마 불평했을꺼에요
하지만 그날은 정말 중요한 시험이 있는 수능날.
긴장감은 극에 달하고 예민한건 장난아니였죠.
그런널 저 편하게 해줄려고 한 반찬 몇가지랑
심신안정에 좋다는 그 어느 차보다 뜨겁지도 미지근하지도
않았던
국이 들어있던 통을 두손으로 잡고 머그잔에 든 커피를
마시는것처럼 편안하게 마셨던것같어요
마치 엄마가 내 옆에 있는 기분이였을려나...
모든걸 다 떠나서
나보다 나 자신을 더 사랑하는 분이 엄마잖아요
여인이기전에 어머니로 사신 분이
자식이 정말 중요한날에 먹는 음식
고를때 어떤 기분이였을까요...
그 어머니 기분을 생각하니
왠지 가슴은 따뜻해지는데 뭔가... 형언할수없는
그런기분이네요 ㅎㅎ

그냥써봤습니다. 독서실에서 잠깐 네이트판 보다가
누가 엄마가 고등학생때 싸준 도시락이란 글 보고
써봤어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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