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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쌍 사태에 대한 생각
게시물ID : sisa_743263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푸핥핥
추천 : 4/5
조회수 : 1033회
댓글수 : 2개
등록시간 : 2016/07/07 19:24:31
갑자기 생각난 말들을 주절주절 적어 본 거라 존대를 하지 못했음에 미안합니다. 




리쌍 건물의 세입자 사건을 보며 생각이 많아진다. 

1. 리쌍

이 사람들은 법적으로 잘못이 없다. 현재까지의 우리나라 법이나 뭐나 들여다 보고 생각해 봐도 이 사람들은 잘못한 것이 하나도 없다. 내가 여유돈이 있고, 건물주가 되었다면, 건물주가 할 수 있는 합법적인 일들을 알아봐서 똑같이 할 수도 있었겠다 싶다. 그러므로 리쌍은 어찌보면 희생양이다. 건물주와 세입자의 관계, 보증금, 계약연장 등의 복잡한 문제들이 켜켜이 쌓아놓은 갈등들의 폭발이 일어날 때에 떡하니 그 자리에 있게 된 희생양. 

법이 잘못이다. 잘못된 법이 있었고, 거기에 맞춰서 행동한 리쌍이 있었다. 세입자들의 고충을 들여다보는 깊은 공감능력과 사회적 갈등이 증폭되고 있는 시기임을 인지하지 못한 안목의 부재가 잘못이라고 우기면, 그게 잘못이겠다만은 누가 그런 심미안을 가지고 살겠는가. 

프랑스 혁명 당시, 절대 권력을 누리던 왕정과 귀족들도 합법이었다. 그당시 법으로 따지자면. 내가 누릴 수 있는 것들을, 나의 선대 조상들이 누려왔던 것들을 나도 하는데 주변에서 뭐라고 하니 얼마나 그들도 억울했겠을지 상상도 되는 바이다. 하지만, 그것은 많은 사람들의 괴로움에 기반한 것이었기에, 언젠가는 없어져야만 하는 구조였던 것이지. 

사람이 살면서 조용히 탈 없이 무난하게 살고 싶다고 그게 그렇게만 돌아가는 것은 아니다. 원치 않게 크고작은 사건의 중심에 휘말려 버리는 경우는 허다하다. 연예인이라는 직업 때문에, 쉽지 않고 하기 싫겠지만 리쌍은 뭔가 결단을 이제는 강요 받았다고 생각된다. 건물주와 자본의 이익에 확실히 부합하는 쪽이든, 아니면 억울한 면이 크겠지만 약자들의 아픔을 공감하고 오히려 그들을 거들고 나서던지. 중간에서 뜨뜻하게 원만히 해결되기를 바란다면, 그건 이미 물 건너 갔다고 보여진다. 



2. 우장창창 주인

시작은 아마, 내 보증금과 자리 잡은게 억울해서 였을 것이다. 처음부터 사회적 약자인 세입자들의 목소리를 대변하고 구조적으로 뜯어 고치기 위해 일련의 일들을 벌이지는 않았을 것이다. 옳은 일을 위해 짐을 져 주신 것에 감사하고 늘 응원한다. 이기는 싸움을 하시기를 바란다. 

일반인은 이제 아니시다. 정치인도 많이 만나고, 신문에서 인터뷰도 하시고, 법도 조금씩 고쳐나갈 정도의 힘을 가진 단체의 대표이시고. 모르긴 몰라도 욕 좀 먹는 것쯤은 각오하고 살고 계실 것 같다. 어쩌면 욕 뿐만이 아닌 더 거친 합법적인 물리적 압박도. 의지는 좋으나, 이번에는 여론이 좋지 않다. 위에서도 말 했지만, 리쌍은 거의 모든것을 법 안에서 하고 있고, 감정적으로 응원하던 사람들도 피로감이 누적되기 시작했다. 뜻이 좋고 의지가 곧더라도 방법이 좋지 않으면 오히려 일을 악화시킬 수도 있다는 것을 생각하셔야 할 것 같다. 장기전으로 변한 싸움에서 계속 전면전만을 고집한다면, 우리편에 막심한 손해를 끼칠 수도 있는 것이다. 

어차피 목적은 사회를 변화시키는 것이라면, 자칫 리쌍이라는 개인에 대한 분노로, 혹은 본인의 억울함에 대한 호소로만 비춰질 수 있는 위험을 인지하시고 투쟁의 방법을 좀더 많은 사람들이 공감할 수 있는 쪽으로 잡으시는 것이 어떨까 싶다. 

하지만 여전히, 힘든 짐을 지어 주신 것에 감사드리고 응원한다. 여론이야, 이리저리 움직여 다닐 수 있지만 이분들은 계속 힘내셔서 원하시는 바를 이루기를 바란다. 긴 시간의 싸움에 리쌍이 조금 억울하고 불쌍해 보이기도 한다고 이분들을 욕할 수는 없다, 아니 욕하면 안된다. 이런 분들의 목소리가 모여서 헬조선이 바뀌어 갈 수 있다고 믿는다. 


3. 정치인들

김광진, 장한나, 제윤경.. 훌륭한 정치인들의 이름이 줄줄이 거론된다. 박근혜의 악수를 대차게 거절한 것으로 유명해진 김한울 노동당 부대표(? 맞는지 모르겠네)의 이름도 보인다. 훌륭한 발자취를 보여주신 분들이고 앞으로도 훌륭하실 거라고 강력히 믿어지는 분들이다. 

그야말로 정치력을 제대로 발휘하셨으면 좋겠다. 깊어질 대로 깊어진 감정의 골, 법대로 하자니 엉망진창인 법, 뒤섞여 버린 여론 등이 복잡하게 얽혀 있어서 너무 어렵지만, 이분들이 해결 해 주셔야 한다. 결국 삶은 정치이고, 정치를 업으로 삼으신 분들이니 이정도 책임을 지어드려도 된다고 생각한다. 그러라고 표 드렸다. 



결론은, 우리도 대부분 약자인데 세입자 저분 욕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것이다. 리쌍도 할만큼 했다는 것은 우리가 그렇게도 싫어하는 기계적 중립에 조금 가까운 것이 아닌가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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