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제가 이제 '왜'사는지 모르는 지경에 이르렀네요.
어릴적 아빠의 노름으로 인한 엄마의 알콜중독.
동생을 늘 지키며 좋은 언니 착한 딸 노릇을 아주 어릴때부터 해야했죠.
엄마도 아빠도 동생도 제가 다 돌봐야 했던것 같네요.
혹시나 엄마가 또 술 마셨을까봐 뼛속까지 불안했던 유년시절이었네요.
6살 무렵
또다시 악몽같은 하루가 시작되고 있었고
집안에 물건들이 부숴진채 모두가 울고 있었어요.
아빠도 엄마도 어린 동생도..
그때 저는 아빠도 달래고 엄마도 달래고 동생도 달래면서..
끝이 없는 캄캄한 터널 한 가운데 동생과 나란히 손 잡고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초등학교를 졸업하고 중, 고등학교를 다니면서
저는 늘 괜찮아^^. 코스프레를 했었죠.
엄마 난괜찮아^^. 나보다 힘든 사람도 많은데 뭘. ㅎㅎ 하면서
끊임없이 나의 상처, 아픔들을 억누르고 웃고 괜찮은 척 강한 척 그렇게 성인이 되었어요.
한편으로 제가 마음의 상처들로 정상적인 어른이 되지 못할 것 같다는 두려움도 감지하게 됩니다.
저는 어떻게 되었을까요?
꽤 좋은 대학도 들어갔어요.
그런데 20살이 되기 전까진 아무렇지 않다가
억눌려있던 감정들이 폭발하기 시작했나봐요.
전 심각한 우울증에 걸리게 됩니다.
학교를 안나갔어요.
혹자들은 이야기 합니다.
너는 그대로 행복한 편이라고, 부모님도 계시고, 공부도 잘하고 어쩌고 저쩌고.. ㅎㅎㅎㅎ
그렇겠지요... 한마디로 호강에 빠져서 요강에... ㅎㅎㅎ
저의 상처를 잘알지 못한채 이야기하는 그들을 이해는 합니다.
어쨌든 나에게 도움이 안될뿐이죠.
우울증이 시작되고 얼마 안되서는 감정이 격하더군요.
밤새 울기도하고 자해도 하고 분노 원망 고통의 감정들이 뒤섞여 너무 괴로웠네요.
저는 이제 30대 초반입니다.
10년 가까운 세월이 흘렀네요.
지금의 저는 어떨까요?
아직 대학도 제대로 졸업하지 못했어요.
학기를 등록해놓고도 매번 실패하더군요.
나가기가 싫어요. 사람들이 다 저를 욕할것만 같아요.
그리고 제가 생각하는 바람직한 딸, 학생, 언니, 친구의 모습이 아닌 제 자신을 받아들이기 힘드네요.
사실 죽으려는 시도도 해봤고 실제로 잘못될뻔한 경험도 있지만..
그런 경험들을 겪고나니 죽고사는건 제 소관이 아닌듯 싶더군요.
저는 죽고싶다기 보다는 살기가 싫습니다.
교회도 나가보고
스님의 말씀도 들어보고
자기 자신을 사랑하기 같은 부류의 책도 수십권을 읽었네요
정신과 상담도 받아보고
최면치료도 받아보고
진심으로 저를 사랑해주는 남자도 만나봤네요
내 자신을 사랑하려고
어제 방송에 나왔던 '닉 부이치치' 같은 분들의 사연도 거의 빼지않고 다 읽고 보고...
아, 전부다는 아니지만 엄마에게 어렸을때 힘들었다고 하소연해 본 적도 있긴 하네요.
운동도 해보고
사회적인 존재감을 느끼려 일도 해보고
알콜중독 가족의 모임이라는 곳도 나가보고
시발..
난 안변해요.
그냥 그대로야.
매일매일 살기 싫고
매일매일 힘들고
매일매일 안살고 싶다고...
오유님들은 왜 사세요
태어났으니 살지 큰 의미부여는 하지말자 생각하면
ㅋㅋㅋ더 살기 싫어지네요. 어차피 .. 뭐 이런생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