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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주위에는 악마가 있다. -2
게시물ID : panic_64254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잿빛아래
추천 : 57
조회수 : 6679회
댓글수 : 8개
등록시간 : 2014/02/17 00:32:57
1부 - http://www.todayhumor.co.kr/board/view.php?table=panic&no=64206&s_no=64206&page=2
 
많은 사람들이 제 글을 봐주셨고, 댓글을 달아주셨습니다.
 
일일이 답변해드리지 못해서 죄송합니다.
 
다만, 저는 제 글을 다 쓸때까지 아무말도 하지 않을겁니다.
 
양해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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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까지 달려왔을까 하고 생각하며
뒤를 돌아보니 아무도 쫓아오지 않았다.
 
 
 
나는 한숨을 쉬고 눈물을 닦았다. 그리고 하늘을 바라 보았다.
구름한점 없는 하늘은 너무 평화로워 보였다. 저기가 천국이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하늘을 보던 나는 눈을 감았다. 그와 동시에 많은 생각이 나를 짓눌렀다.
겁이 났다. 알수 없는 통증이 나를 휘감았다. 아마 내가 '마음이 아프다' 는 말을 처음 느꼈을 때 였을것이다.
1미터나 겨우 넘었던, 아주 작았던 나는 세상이 처음으로 무섭다고 생각했다.
 
 
귀신따위를 보고 느끼는 원초적인 공포감이 나를 삼켜왔다.
지금도 기억나는 것은 그 때 나는 몸을 심하게 떨었던 것과
그리고 부들부들 떨던 손으로 내 얼굴을 어루만졌을 때 아주 차가웠다는 것이다.
 
 
 
어두운 주차장 구석에 쪼그려앉아서 나는 계속 울었었다.
한 손에는 작은기름통을 든 채로.
그대로 시간이 지나가길 기다렸었다.
 
 
시간이 지나고 해는 산밑으로 내려갔다. 그리고 다른 산위로 달이 올라왔다.
집에 돌아가는 길. 나는 아무 생각없이 계속 걸었다. 하루종일 맨발로 걸어서 그랬던지 다리는 저렸고, 발바닥은 곰발바닥 이었다.
집 앞에서서 문을 조심히 열었다. 조용히 숨을 죽이고 소리없이 집에 들어갔다.
 
 
안방문앞에서서 조심히 문을 열었다. 방은 깜깜했고, 그곳에 악마는 없었다.
단지 조용히 주무시는 엄마와 아빠가 있었을뿐이었다.
 
 
 
 
 
 
 
 
 
 
 
 
 
 
 
 
 
 
그런데 엄마는 멍투성이 었던것으로 기억한다.
어린이집에서 그렸었던 점박이 강아지 처럼.
 
 
 
 
 
 
 
악마는 한동안 내 눈앞에 나타나지 않았다.
다시는 볼 수 없을 줄 알았다.
지금의 나는 과거의 작은꼬마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
 
 
 
 
"헛된 기대는 안하는게 좋다."
 
 
 
 
 
 
2009년 봄.
 
우리집은 다시 이사를 했다.
같은 마을에 있던 큰집이었다. 정말로 크다고 생각했다. 지금도 크지만 말이다.
아빠 회사가 대박이 났다고 했다. 그래서 큰집으로 이사올수 있었다고 부모님은 내게 말했었다.
 
 
아, 부모님이 아니라 엄마였다.
악마를 처음보았을 때부터. 난 아빠에게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물론 아빠도 나에게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어렸던 나는 그렇게 살았다. 우리는 그냥 공존했다.
어릴적 나는 '공존' 이라는 말을 한번에 이해할수 밖에 없었다.
 
 
 
그것 외에는 그저 순수한 꼬마였다. 만화를 좋아하고, 문구점 앞에서
유행하던 팽이나 돌리면서 떠드는 그랬던 아주 작은 꼬마였다.
 
 
 
 
 
 
 
 
그리고
2009년 여름.
 
 
 
 
 
 
 
 
 
 
 
 
 
 
악마는 다시 나를 찾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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