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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단계 정말 무섭네요.
게시물ID : panic_64272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카드놀이
추천 : 6
조회수 : 4890회
댓글수 : 3개
등록시간 : 2014/02/17 09:34:17
어제 유머글에 올려놓긴 했지만 얼마 안지나서 삭제했습니다.
 
익명에도 쓸까 생각해봤지만 다시 생각해보니 다단계에 빠지는게 공포여서 공게에 쓰겠습니다.
 
본문 내용입니다. ↓
 
격앙된 상태에서 글을 썼기 때문에 다소 매끄럽지 못한 점 양해드립니다.

이 얘기는 지난달인 1월 28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마트 단기 알바 끝나고 학교에 같이 다녔던 형이 술 한잔을 하자는겁니다.

학교 다닐땐 친하진 않았지만, 그래도 오랜만에 얼굴 보는게 좋아서 저는 간다고 했지요.

근데 그 형만 오는게 아니고 여자애 한명 더 데리고 왔더라구요.

그 여자애랑 이래저래 얘기 하면서 2월 16일 오늘 영화를 보자고 했습니다.

사실 제가 모솔이라서 여자랑 단둘이 뭔가를 하는게 처음이었습니다. 근데 이 여자애는 처음 본 저한테도 살갑게 대하고

친근하게 굴면서 같이 영화보자고 하길래 저는 전혀 고민도 안 하고 바로 승낙했습니다.

날짜는 오늘, 만나는 장소는 신천역, 볼 영화는 겨울왕국 등등 설렌 마음으로 만났지요.

그런데 미용실에서 머리 다 하고 전화통화 하는데 동대구역에서 보자고 하더군요.

뭐 동대구나 신천이나 한 정거장 차이이기 때문에 저는 동대구에서 보자고 했지요.

점심을 먹고 영화를 보려 시내에 가려고 했는데 그 여자애가 갑자기 저번에 저를 불렀던 형한테 전화를 하는 겁니다.

동대구역 근처 투썸플레이스에서 보자고...

영화시간은 3시였고 밥 다 먹은 시간은 12시 30분이었기 때문에 잠깐 봐도 괜찮다 싶어서 저도 보자고 했습니다.

제가 14일날 졸업을 하고 이제 일자리를 알아본다고 하길래 이 여자애가 작년 송년회 얘기를 꺼내더군요.

자기 아는 언니들은 크게 파티 하면서 놀았다 그러고 여행도 자주가고 경비도 자주 보태준다 이런식으로 얘기를 했습니다.

저는 여자랑 만나는게 처음이기 때문에 맞장구 쳐주면서 그런 회사 있으면 잘 되겠네 싶었죠. 그런 얘기를 서로 하고 있는데

마침 그 형이 왔습니다. 이것저것 얘기하다가 부업관련 얘기를 하더라구요.

그런것도 있나 싶어서 한번 들어나 보자고 했지요.

부업관련 회사가 어딨냐고 물으니까 카페에서 30초도 안 걸리는 위치에 있었습니다.

뭔가 찜찜하긴 했지만 그래도 한번 믿고 올라가봤습니다.

올라가봤더니 창가쪽에 사람들 플랜카드가 걸려있더라구요.

그리고 자리에 앉아서 하는 얘기가 네트워크마케팅 어쩌구저쩌구

그러면서 단기간에 돈을 벌 수 있다 이런식으로 얘기를 합니다.

여자애랑 형(이라고 부르기도 싫네요ㅡㅡ)

그리고 저하고 거기 등급있는 사람들(인지는 모르겠습니다.)이 와서

최소 40분~한시간 꼴로 돌아가면서 온갖 감언이설로 설명을 했습니다.

여기서 눈치챘습니다. 아 이건 다단계구나... 그냥 대충대충 들어먹은척 하면서 그냥 한귀로 듣고 한귀로 흘렀습니다.

그리고 동문서답하면서 온갖 답답한척 다했습니다. 그리고 들어주는 척 하다가 고민하는 척도 하고 어...어...어.. 싫다

그러면서 대놓고 이거 안하면 안됩니까? 하기 싫다고 하니까 왜 하기 싫은지 집요하게 물어봅니다. 솔직히 이걸 수락한

이후에 삶을 생각해보니까 절대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등급있는 사람들이 와서 피피티 자료나 책 같은걸

보여주던데 대충대충 그냥 넘겼네요... 사실 본문 내용 기억도 없고 자료도 기억이 없는데 그래도 몇개 기억하는게 있다면

1. 피피티 자료에 김대중, 노무현, 이건희, 빌게이츠, 워렌버핏 등 유명인사들을 차용해서 설득하는데 아무리 생각해도

이상한겁니다. 제 짧은 생각으론 위에 거론된 인사들이 다단계를 옹호할 리도 없는거 같고... 말도 안되는거 같더라구요.

2. 그리고 공익광고 비슷하게 지하철역에 다단계 홍보같은게 있더라구요.. 가만 생각하니까 이것도 이상했지요.

3. 이거에 대해서 피해사례 같은게 많던데 이건 뭐냐고 하니까 대답이 가관입니다.

"인터넷에 있는 말은 다 거짓이다. 언론이 설마 거짓말을 하겠느냐. 안 해본 놈이 더 헛소리 한다."

이런식으로 말 하니까 할 말 없었습니다 =_=;;

그리고 결정적으로 딱 꼬투리를 잡았습니다.

하나는 집에서 이걸 하고 있는걸 알고 있느냐고 물어보니까 집에서는 모른다고 대답하더군요. 참 이상하죠?

자기 자식의 직업을 모르는 부모님은 없을거라 봅니다.

그리고 하나 더, 저 꼬드겼던 형이 저한테 믿을 수 있는 친구 2명 있냐고 물어봤습니다. 사실 있지요..

일부러 없다고 대답하니까, 그런 친구들 믿지 말고 여기 인맥들을 믿어라고 하더라구요. 참 기가 차죠...

그리고 왜 안하느냐고 물어보니까 돈 빚지고, 친구/가족 잃는게 싫어서 한다고 했더니 그런건 걱정하지 말라고

괜한 편견으로 왜 두려워하느냐고 그러기도 하고 세상 모든게 다단계식으로 돌아간다고 그렇게 얘기 하네요.

가만 생각해보니까 45일안에 다이아니 최소 몇개월안에 높은 계급으로 올리는게 참 말이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단기간에 큰돈 버는것도 이상한데다가 20대 중반밖에 안된 사람이 무슨 명품이니 뭐니 떠드는것도 이상하구요.

그리고 그 여자애는 저한테 여기 말고 다른데서 일해서 직급 올리려면 최소 5~10년이상 있어야 된다고 하고 여기서는

그럴 고생 할 필요가 없다고 하면서 왜 이걸 안 하느냐고 강요(?)하는 형식으로 얘길하더군요.

겨우 시간끌다가 마지막에 무슨 룸에 들어갔습니다. 잠시 기다리니 PD? 그 사람이 들어와서는 이전에 했던 얘기들과는 좀

다르게 자기 과거얘기를 하더군요. 27살부터 시작해서 31살 현재까지 4년정도 일 하고 본인 고향은 강원도 춘천인데

서울 전라도 경상도를 돌면서 일한다고 그러고 돈 많이 번다면서 은근 자기 자랑 합니다... 뭐 대충 맞장구 쳐주고 그랬죠.

그리고 폰을 꺼내던데 액정이 깨졌습니다. 그래서 물어봤습니다.

"돈 많이 번다면서 액정깨진 폰 아직도 들고 있네요?" 그랬더니 하는 말이 "이거 물어보는 사람 많던데 이해가 안된다"

라고하네요... 이것저것 얘기하면서 그 PD라는 사람은 그냥 나가네요.

사실 대화 내용을 그냥 흘러들어서 기억도 거의 안 났습니다.

나가고 나서 그 여자애랑 형이 와서는 다시 앉았던 테이블에 앉히더군요. 무슨 얘기 하냐고 하니까 그냥 대충 얼버무리면서

대답을 했습니다... 강원도 살면서 서울, 경상도, 전라도 돌면서 일한다고 얘기했는데 사실 이것밖에 기억안나서 다른건

그냥 얼버무렸습니다.

근데 화장실 갈때마다 그 형은 자꾸 따라오네요...

그리고 이러면 안되겠다 싶어 폰으로 카톡 하면서 저희 매형한테 전화좀 하라고 했습니다.

전화 받는척 하면서 냅다 튀었죠. 매형한테는 좀이따 얘기할테니까 끊으라고 했구요. 5층에서 1층까지 후다닥 뛰다가

동대구역 롯데리아에서 자빠졌습니다. 잡혔는데 하는 얘기가 왜 도망가나, 서로 잘되라고 하는 일인데 도망 안가도 되잖아

라고 회유하고 설득하던데 그냥 담에 보자고 하고 저는 지하철에 탔습니다...

그리고 카톡차단, 페북친구삭제... 전화는 수신거부 안했는데 전화오면 이것도 거부하려구요.
그리고 둘 다 카톡 차단, 남자는 페북 끊어버리구요...

살다살다 이런 일도 겪어보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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