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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에 완결낸 소설은 장으로 묶어서 연재해볼까 합니다.
게시물ID : readers_7441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콩쥐와팥쥐♥
추천 : 1
조회수 : 238회
댓글수 : 3개
등록시간 : 2013/05/23 18:23:27

1년 전에 완결낸 소설입니다.

흔하디 흔한 막장 현대 판타지 재난 생존 떡밥물입니다.

기승전결에서 결병맛으로 치닫는 소설이지만 재미있게 보셨으면 합니다.


신의 게임




표지입니다.

헤헤, 어느 독자분이 이런 팬아트를 그려주셨습니다.

분위기가 참 맘에 들어서 좋아하는 그림이예요!




서문




이 세계의 평온은 절대로 무너지지 않을거라고 믿고 있었어.

그래, 이 일상이 언제까지나 이어질거라고 굳게 믿고 있었다고.

하지만 그날이 오자 평온은…

산산조각 나버렸어!

그 망할 놈 때문에!

이 평온함이 너무나도 쉽게 깨져나갈수 있다는 걸 깨달아 버렸다고!

세계의 평온함은 언제라도 깨져나갈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아 버린거야!

그날이 오기 전의 나 자신에게 말하고 싶어…!

그 평온함에 젖어있지 말라고!

그 일상은 언제라도 무너질수 있다는 것을 기억하라고!

그 망할 놈이… 우리를 가지고 놀려고 한다는 것을 깨달아 달라고!

그날 이후로 산산조각 나버린 평온함은 날카로운 파편이 되어 너를 찔러오기 시작할거라고……!



모든 것의 시작



꿈을 꿨다.

꿈의 내용은 기억이 나지않았다.

하지만 그 꿈의 느낌은 선명히 남아있었다.

무척이나 그리운 느낌의 꿈이었다.

그래, 무척 그리운 느낌.


~


나는 천천히 눈을 떴다.

흐릿한 시야에 어디선가 많이 본 천장이 보였다.

매우 익숙한 천장이었다.

하긴, 익숙한게 당연하겠지.

그도 그럴것이 저 천장은 내 방의 천장이었으니까.


그런데 벌써 아침인건가?

머리가 멍하다.

아직 남아있는 졸음이 정신을 멍하게 만들고 있었다.

하지만 일어나야겠지.

안경이 어디 있었더라?

안경을 찾기위해 침대 시트 위를 더듬기 시작했다.

아마 이쯤에 놔뒀을텐데…?

곧 침대 시트 위를 더듬던 손에 뭔가가 닿는 감촉이 느껴졌다.

아, 이건가?

손에 닿은 뭔가를 붙잡아 그대로 눈 앞으로 가져왔다.

그러자 안경의 형태가 흐릿하게 보이고 있었다.

역시나 안경이었구나.

그대로 손에 들려있는 안경을 쓰자 흐릿하던 천장이 선명하게 보이기 시작했다.


그럼 이제 일어나볼까?

침대에서 몸을 일으키자 방 안의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원래대로라면 커튼을 쳐놔서 어두워야했을 방이었다.

하지만 커튼이 얇아서인지 그대로 커튼을 통과한 햇빛이 방 안을 희미하게 밝히고 있었다.


그런데 또 그 꿈인가…?

방금 전에 꾸었던 꿈을 떠올렸다.

언제나 늘 그랬듯이 꿈의 내용은 기억나지 않았다.

하지만 느낌은 남아있었다.

그 느낌을 떠올려 보자면 매우 그리운 느낌이었다.

가슴 한 켠을 채우는 그리움.

그 그리움은 가슴이 먹먹해지게 만들고 있었다.

어째서 이런 꿈을 꾸는걸까?

이 꿈을 꾸기 시작한 이후로 몇번이나 떠올린 의문이였지만 답은 나오지 않았다.

하긴, 당연하겠지.

그리워할만…한 사람이 없으니까.


그런데 아직도 졸리네.

남아있는 졸음을 떨쳐내려고 고개를 흔들었다가 침대에서 일어나 커튼을 활짝 열었다.

커튼을 열자 햇빛이 방 안으로 쏟아지… 응? 눈이 부시잖아앗!

커튼을 열자마자 내 눈으로 쏟아진 햇빛덕분에 나는 눈을 부여잡고 바닥을 뒹굴수밖에 없었다.

젠…젠장, 잊고 있었어.

여기는 제대로 볕이 드는 방이었구나!

왠지 귓가에 [불의의 습격을 당하셨습니다! 상태이상 : 스턴에 걸리셨습니다!] 라는 메세지가 들려오는 건 분명히 착각이겠지?

게임을 많이 해서 그런건 아닐거야!

…뭐, 그래도 이것 덕분에 잠이 확 깼으니까 씻으러 가볼까?


상태이상에서 회복한 나는 기지개를 쭈욱 펴면서 방을 나오자 꽤나 긴 복도가 보였다.

새삼스럽게 생각하는거지만 이 집은 왜 이렇게 넓은건지.

두명이서 살기에는 너무 넓은 집이라고 생각하는데.

2층집이기도 해서 더욱 그런 느낑이 드는 것 같지만.

그런 잡생각을 하면서 왼쪽에 있는 문을 열자 화장실이 보였다.

방 옆에 화장실이 있는건 역시 편하다니까.


화장실에 들어서며 시선을 거울로 향하자 내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안경을 써서인지 왠지 지적으로 보였지만 어디서나 흔하게 볼 수 있을듯한 외모였다.

마치 어느 학교에도 가면 꼭 있을 법한 평범한 문학소년이라는 인상이 강해보이는 얼굴이었다.

뭐, 실제로도 책을 많이 읽으니까 그리 틀린 말은 아니었지만.

또한 남들보다 약간 마른 몸매였지만 근육이 살짝 잡혀있었다. 라고 말하고 싶었다.

하지만 실상은 말라서 근육이 드러나는 것 뿐이었지만.

말하자면 문학소년이라는 이미지에 알맞게 몸이 허약하다는 소리였다.

……운동을 좀 해야겠는데.

하지만 결국 그걸 나중으로 미루겠지.

하아, 이번에는 그렇게 되지않도록 노력해볼까.

작심삼일이겠지만….

그런 생각을 하면서 거울에서 시선을 떼 씻기 시작했다.


~


나는 옷장 앞에서 무슨 옷을 입을까? 하고 고민하고 있었다.

일반적이라면 보통은 학교에 가기위해서 교복을 입겠지.

하지만 내가 다니는 학교는 사복도 허용하고 있었다.

뭐, 이런 이유로 지금 옷장 앞에서 교복과 사복 사이에서 갈등하고 있었다.

교복을 입어? 아니면 그냥 사복을 입어?

오랫만에 교복을 입어볼까?

교복도 디자인이 멋지기는 하지만 불편하잖아?

잠시동안 교복과 사복 사이에서 고민하던 나는 결국 사복을 입고 말았다.

뭐, 역시 사복이 편하지.

옷을 입고 난후 책상에 올려놓은 가방을 집어들고 아침밥을 먹기 위해 부엌으로 향하기 시작했다.


복도의 끝에 있는 계단을 통해서 밑으로 내려가고 있을때 어디선가 구수한 냄새가 풍겨왔다.

이 냄새는 된장찌개인가?

맛있겠는데.

입맛을 다시며 빠르게 계단을 내려오자 곧바로 보이는 부엌.


그대로 구수한 냄새가 풍겨오는 부엌에 들어서자 싱크대 위에 고무장갑을 올려놓고 있는 누군가가 보였다.

이십대쯤 되어보이는 외모에 어깨까지 내려오는 진한 갈색 웨이브 머리와 우아한 인상이 잘 어울리는 여자였다.

나는 미소를 지으며 그대로 부엌에 있는 여자를 향해 입을 열었다.


"누나, 잘 잤어?"


그래, 부엌에 있던 여자는 우리 누나였다.

음, 솔직하게 말하자면 나한테 이런 누나가 있다는게 과분할 정도라고 생각될 정도인데.

내 말에 누나는 뒤를 돌아보며 빙긋 웃으며 대답했다.


"응, 잘 잤는데? 우리 아들은?"


네? 잠시만요? 

누님? 무슨 소립니까?

우리 아들이라니요?


"잠깐만?! 우리 아들이라고 하지마앗!"


그 말에 나는 당황한 목소리로 대답했다.

왜 갑자기 우리 아들이라고 하는거야?!

누나는 내 반응이 무척이나 웃겼는지 배를 잡으며 폭소하고 있었다.

크윽, 내 반응이 그렇게나 웃겼나…?


"푸훗, 역시 귀엽다니까."


식탁을 바라보자 무척이나 군침이 도는 밥상이 놓여있었다.

보기만 해도 매우 정성스럽게 만들었다는 사실을 알수있을 정도였다.

누나는 언제나 이런 식으로 만든다니까…. 무척 맛있겠는데?


밥상위에 올려져있는 음식을 보고있자니 갑작스럽게 배가 고파지기 시작했다.

그런데 좀 많은거 아냐?

수북한, 아니, 수북하다는 표현으로도 적어보이는 고봉밥과 함께 접시에 가득 담긴 여러가지 반찬들.

이걸 다 먹을수 있으려나…?

눈 앞에 있는 밥상을 바라보며 잠시 생각한 결과.

……역시 그건 무리겠지.

이걸 다 먹었다가는 배가 터져죽을지도 모른다고!

오늘이 무슨 날인가?

역시 양이 좀 많다고 말해야겠는데.


양이 좀 많다고 말하기 위해서 고개를 든 순간 나는 아무 말도 할수가 없었다.

방긋 웃고 있는 누나의 얼굴이 눈에 들어왔으니까.

그 표정은 반칙 아냐?

뭐라 말하지도 못하게 만들네.

방긋 웃고 있는 그 모습을 보니 도저히 양이 많다고는 말할수가 없었다.

젠장, 진짜로 그런 표정은 반칙이잖아.

한순간 사람을 홀릴 정도의 미소라니.

여러번 봐오는 미소였지만 언제나 나도 순간적으로 홀려버릴 정도라니까….

분명히 양이 많다고 하면 저 웃는 모습은 무너져버리고 말겠지.

큭…, 왠지 양심에 찔려서 말할수가 없잖아!

하아, 어쩔수 없는건가?


나는 속으로 한숨을 내쉬며 의자에 앉았다.

그와 함께 가방을 바닥에 내려다 놓고는 밥상을 내려다보며 그대로 가지런히 놓여있는 수저를 들어올렸다.

…내가 과연 이걸 다 먹을수 있으련지.

그래도 하는수밖에 없잖아!

그대로 생각하며 밥그릇에 숟가락을 가져가기 시작했다.


간다아아아아앗!


잠시후 가공할 정도의 속도로 이십분만에 밥그릇을 깔끔하게 비워내고야 말았다. 

내…내가 해냈다!

누나는 그런 내 모습을 보고 훈훈한 미소를 짓고 있었다.

난 배불러서 죽을 거 같은데!

뭐, 그래도 저 미소가 무너지지 않았으니 된건가?


"잘 먹었습니다."


그대로 자리에서 일어난 나는 바닥에 놓아둔 가방을 집어들고 현관으로 향했다.

조금 늦었을 거 같으니 빨리 가볼까…!


"그럼 학교에 다녀올께!"


현관으로 향한 나는 그대로 운동화를 신으면서 외쳤다.

그런 내 뒤에서 들려오는 누나의 목소리.


"잘 다녀와~"

"응!"


나는 누나의 목소리에 답하며 현관을 나섰다.

현관을 나서고 나서 잠시후, 학교로 향하는 등교길에 올라선 나는 아침인데도 조금은 더운 날씨라는 것을 느꼈다.

왜 오늘은 왜 이렇게 더운거야? 하고 느낄 정도였다.

조금 있으면 반팔을 입어야하나? 하고 생각할 정도의 날씨.


거리의 가로수에는 초록빛 잎이 무성하게 우거져있었다.

그 풍경을 보면서 드는 생각은 벌써 초여름인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나저나 진짜 더워죽겠네.

반팔을 입고 나올걸 그랬나?

그렇게 생각하며 빠르게 길을 걷고 있을때 뒤에서 누군가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야!"


뒤에서 그렇게 외치면서 내 어깨에 손을 올리는 누군가.

너무나도 익숙한 그 행동에 나는 미소지으며 가장 친한 친구를 떠올렸다.

보나마나 이 행동은 그 놈이군.

나는 살며시 미소지으며 가장 친한 친구의 이름을 불렀다.


"아, 종민아. 오랫만이군."


그런 내 말에 태클을 걸어오는 종민.


"뭐가 오랫만이냐?! 어제도 봤으면서!?"


큭, 개그를 쳐봤는데 저런 날카로운 태클이 걸어오다니! 너무하잖아!

그런데 내가 어제 추천해준 게임은 해봤을라나?

문득 어제 종민에게 추천해준 게임이 떠올랐다.

나는 태클을 걸어오는 종민에게 시선을 돌리면서 물었다.


"그래서 게임은 다했냐?"


시선을 돌리자 들어오는 종민의 모습.

머리는 곱슬머리에 나보다 약간 작은 키.

내 키가 아마도 173cm는 되던가?

그러니까 종민의 키는 160cm 후반대였다.

그 김종민이라는 가수와 이름이 우연히 똑같은 '김종민'인 친구의 이름.

뭐, 그래서 어느 프로그램에 나가서 진짜로 김종민을 만났다고 자랑도 했지만.그게 예능 프로그램이였던가.

나중에 그 방송이 종민의 흑역사가 되어버렸지만….

내 물음에 종민은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


"아, 그 게임? 재미있더라."


확실하게 그 게임이 재미있기는 했었지.

우리는 그렇게 학교에 도착할때까지 게임이야기로 한참동안이나 이야기를 나누었다.


~


잠시후 학교에 도착한 우리들은 익숙한 교문을 통과해 현관에서 신발을 슬리퍼로 갈아신었다.

아직 현관인데도 무척이나 소란스러웠다.

언제나 여기는 떠들썩하다니까.


그렇게 생각하며 복도를 걸어 종민과 함께 교실로 들어서자 현관과 마찬가지로 떠들썩한 교실의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내 자리로 향하며 가방을 책상에 내려놓자 그때 나에게 다가오는 누군가의 모습이 보였다.

눈매가 약간 날카로워보이는 소년이었다.

분위기가 은근히 위압적이라 느껴질 정도였다.

하지만 나는 이 애가 누군지 아니까.


"지상아! 뭐하고 있었냐?"


나는 씩 미소지으며 다가오는 소년의 이름을 친근하게 불렸다.

외모는 무서운 분위기를 뿜어내는 인상이였다.

하지만 미남이기도 해서 조금은 인기가 있지만 정작 자신은 그런 사실을 모르고 있었다.

젠장, 부럽잖아!

그렇게 생각하고 있을때 지상은 그냥 아무것도 아니라는 표정을 지으며 대답했다.


"뭐, 그냥 이야기하고 있었지. 그나저나 홍진이는?"

"어? 그리고보니 홍진은?"

"내가 너한테 물었는데 네가 오히려 나한테 물어오면 어쩌자는거냐…."


지상은 내가 역으로 물어온 질문에 황당한 표정을 지으며 대답했다.


그때 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내 시선이 문쪽으로 돌아간 후 들어온 사람을 보고서는 지상에게 대답했다.


"호랑이도 제 말하면 온다더니 저기 왔네."


기가 참 막힌 타이밍이라고 생각하면서 문을 열고 들어온 홍진을 바라봤다.

겉보기에는 소년이라고 말할수 있는 외모지만 다른 남자에 비해 예쁘다고 생각될 정도의 수준의 미모.

뭐, 그래서 여장을 당할 위기에 놓여있는 소년이였다.

어째서인지 여자들이 홍진을 여장시키려고 애쓰더라?

무척이나 잘 어울릴거 같다고 하면서 말이지.

문을 열고 막 교실로 들어서는 홍진에게 큰 목소리로 외쳤다.


"야! 오늘은 좀 늦게왔다?"


내 목소리에 홍진은 그 고함에 나를 쳐다보더니 나와 지상에게 다가오며 말했다.


"조금 늦잠 자 가지고."


약간 인상을 쓰면서 그렇게 대답하는 홍진.


"그래? 뭐, 오늘 학교 끝나면 피시방 갈건데 넌 갈거냐?"


지상은 늦은 이유를 듣고 역시 그럴줄 알았다는 미소를 지으며 홍진에게 물었다.

그때 옆에서 갑작스럽게 들려오는 종민의 목소리.


"나도 같이 가자."


느닷없이 나타나서는 그렇게 말하는 종민.

그런데… 언제부터 지상의 옆에 서있었지?!


"너 언제부터 여기에 서있었냐?!"


지상은 놀란 표정을 지으며 종민에게 그렇게 말했다.

지상도 알아채지 못한건가?!

놀랄만한 은신이다!

에지오의 후예일지도 몰라!

아니, 말도 안되는 소리지만.

내가 그런 생각을 하고 있을때 홍진이 나를 바라보면서 입을 열었다.


"그런데 넌 안갈거냐?"


홍진이 그렇게 물어오자 나는 내 지갑 안을 떠올렸다.

그래, 분명히… 

내 지갑 안은 텅 비어있었지.

돈이 없구나….

돈이 없는데 가는 건 무리겠지?

그렇게 생각을 하고 나서는 씁쓸한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다.


"돈이 없어서 못가겠는데?"

"뭐, 그럼 어쩔수없지."


홍진은 내 대답에 아쉽다는듯한 표정으로 대답하더니 종민을 바라보며 말을 이었다.


"뭐, 그래서 넌 집에 가서 뭐했냐?"


그러자 종민이 그 물음에 답했다.


"진호가 추천한 게임 해본 거밖에 없는데?"

"아, 그 게임? 엔딩은 어떤데?"


그 뒤로 우리들은 선생님이 교실에 들어올때까지 게임을 주제로 이야기를 나누기 시작했다.


~


학교가 끝난후 집으로 돌아가는 무더운 하교길에서 하늘을 올려다보며 중얼거렸다.


"왜 이렇게 더워?"


초여름이 다가왔다는 것을 알리듯이 아직 하늘 높이 떠있는 해.

젠장, 아직 초여름인데도 더워죽겠네.

홍진, 종민, 지상은 피시방에 간다고 교문 앞에서 헤어졌다.

평소대라로라면 이 하교길에서 장난친다고 무척이나 소란스러웠을텐데.

그렇게 생각하니 지금 이 하교길이 무척이나.심심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에휴, 돈을 빌려서라도 따라갈 걸 그랬나.그렇게 생각하면서 홀로 하교길을 걸었다.


"왠지 쓸쓸하잖아…."


오늘은 왠지 내가 감상적인 날인가보다.

평소대로라면 아무렇지도 않을텐데.

한숨을 쉬며 그렇게 중얼거릴때 오늘은 거리에서 새소리가 들리지않는다는 것을 깨달았다.

평소대라면 이 하교길에서 새들이 지저귈텐데.

새도 지저귀지 않으니 왠지 더욱 쓸쓸함이 더해지는 느낌이 팍팍 들었다.

왠지 우울해지려는 찰나 나는 바닥에서 전해져오는 미약한 진동을 느꼈다.


드드드 ─ 하면서 떨리기 시작하는 거리.


어? 뭐야?

이건 뭐지?

일순간 상황을 파악하지 못하던 나는 겨우 깨달았다.

지진이 일어났다는 것을.

뭐…? 지진이라고?

점차 커져가는 진동.

한순간에 아수라장이 되어버린 거리.

사람들은 비명을 지르며 어딘가로 도망치기 시작했다.


"까악!"

"뭐…뭐야!"


주변에서 사람들이 도망치며 내는 소리가 들려왔다.

진동은 격렬하게 커져가며 모든 것을 뒤흔들기 시작했다.

눈앞에 일어난 사태에 나는 잠시 멍때리고 있었다.

더욱 커져가는 지진에 중심을 잃고 털썩 바닥에 주저앉아버렸다.

이런 상황은 처음이다.

어떻게 해야되지?

그걸 모르겠다. 생각나지가 않는다.

그렇게 생각하고 있을 때도 내 주위를 지나치며 도망가는 사람들.

나는 자리에서 일어서지도 못하고 그저 멍하니 주저앉아있을 뿐이었다.

그때 누군가가 나의 앞에서 멈춰서더니 나를 부르기 시작했다.


"얘야!"


나는 들려온 목소리에 고개를 들어 나를 부른 사람을 쳐다봤다.

머리가 벗겨진 중년의 남자가 보였다.

이웃집 아저씨처럼 친근한 인상을 주는 모습.

그 남자는 뭐라고 하며 나에게 손을 내밀었다.

그순간 뭔가가 깨져나가는 소리가 들려왔다.


와차장─!


그와 동시에 그 남자의 너머에서 어떤 광경이 선명하게 보이고 있었다.

그래, 건물의 모든 유리창이 산산조각나며 허공으로 비산하고 있는 광경이었다.

그 순간은 찰나였지만 그 찰나는 나에게 몇십초로 느껴지기 시작했다.

유리의 파편이 허공으로 비산하면서 햇빛에 반짝이기 시작했다.

그 광경은 너무나도 아름다워서 누구라도 넋을 잃고 쳐다볼 정도라고 생각될 정도의 모습.

햇빛에 무수히 반짝이는 유리파편들.

낮에 뜨는 별이 있다면 저런걸까?

하지만 나는 곧 깨닫고 말았다.

저 유리파편이 허공에 비산하는 곳은 사람들이 있는 거리라는 것을.

이윽고 곧 유리파편은 천천히 중력에 이끌려 거리로 떨어지기 시작했다.

아…? 그런… 말도 안….

그리고 나의 시간은 원래대로 흐르기 시작했다.


푸욱─.


내 귀에 뭔가가 부드러운 것을 꿰뚫는 소리가 들려옴과 함께 눈에 들어온 광경.

커다란 유리조각이 방금전만 해도 나에게 손을 내밀어오던 중년의 남자의 머리에 꽃혀있었다.

나는 그 모습을 보고 패닉에 빠져 아무런 행동도 할수없었다.

어? 뭐야?

어떻게 된거지?

잠시후 겨우 상황을 이해해버린 나는 신음성을 흘리고 있을뿐이었다.


"……아으아…"


어째서?

왜? 갑자기 이런 일이 일어난거냐고!


그 중년남자는 자신에게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파악하지 못하고 있었다.중년남자는 넋이 나간듯한 표정을 지으며 손을 서서히 자신의 머리로 가져갔다.

그 행동은 자신에게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를 확인하기 위한걸까.

그 손은 마침내 머리에 꽃혀있는 유리파편에 닿았다.


그 모습은 너무나도 비현실적이여서 마치 꿈 속의 장면같았다.

하지만 그 중년남자의 머리에서 흘려내려 얼굴로 떨어진 액체에 정신을 차렸다.

꿈이 아니다. 현실이다.

꿈이 아니라고? 거짓말.


"어…?"


중년남자는 크게 놀란 표정을 지으며 그렇게 한마디를 내뱉었다.

그리고 서서히 앞으로 기울기 시작한 중년 남자의 몸.

나는 그 중년 남자가 어떻게 됬는지 잠시 이해하지 못했다.

하지만 곧 어떻게 된건지 겨우 이해했을때 공포에 질린 비명을 지르고 말았다.


"으……으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악!"


나에게로 쓰러지는 중년남자의 몸에 깔리지않기위해서 필사적으로 몸을 움직이려고 했지만 몸은 나의 뜻대로 움직여주지않았다.

어째서? 왜 몸이 움직이지않는거야? 도망쳐야하는데?

그대로 천천히 나를 향해 덮쳐오는 중년남자의 몸.

그 때 간신히 나의 팔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나는 중년남자의 몸과 부딪히지않기위해 팔을 들어 머리를 감싸며 눈을 질끈 감았다.

그대로 나를 덮쳐온 중년 남자의 몸.

무거운 충격이 전해져옴과 함께 그대로 중년 남자의 늘어진 몸이 나를 눌려오기 시작했다.


그 때 와차장하고 유리조각이 깨져나가는 소리와 함게 수많은 푸욱 ─ 소리가 들려왔다.

수많은 뭔가가 꿰뚫리는 소리와 함께 사방에서 들려오는 비명소리.


"으아아아아악!!"

"흐이이이익!"


위에서 눌러오는 몸에도 유리조각이 여러번 꽃히는 느낌이 전해져왔다.

그 때 나는 왼팔에 뭔가가 찔러들어오는 느낌을 받을수 있었다.


어라? 팔에 뭔가가 꽃힌거같은데?

뭐야…?


그렇게 생각할때 고통이 갑작스럽게 전해져왔다.

아파. 아파. 아파. 아파. 아파! 아프다고!


"크아아아아아아악!"


한순간 전해져온 고통의 크기때문이였을까.

나는 크게 몸을 비틀며 왼팔을 다른 팔로 꽉 움켜잡았다.

크게 몸을 비틀자 바닥으로 굴러떨어지는 중년 남자의 몸.


"하흐하흐학…"


왜 이렇게 아픈거야? 미칠거같다고!

나는 너무나도 큰 고통에 눈물을 흘리면서 고통으로 심하게 부르르 떨리는 왼팔에 시선을 간신히 돌렸다.

10cm는 되어보이는 날카로운 유리조각이 왼팔을 깊게 찌르고 있었다.


"흐으…"


왼팔에서 전해지는 고통때문에 자꾸 눈물이 흘러나오고있었다.

그러면서도 나는 고통때문에 후들거리는 몸을 억지로 일으키기 시작했다.

간신히 일어선 나의 눈에 들어오는 거리의 모습.

거리는 붉은 피로 물들어 있었다.

흥건한 피가 강을 이루어 흘러가는 거리.

거리 곳곳에는 사람들의 팔다리가 나뒹굴고 있었다.

나는 그 거리의 모습을 보자마자 간신히 일어선 보람도 없이 다시 바닥에 엎드려 토악질을 하기 시작했다.

뭐야…? 저건?

…아…?

이건 뭐냐고…?

무수한 유리파편에 꽃혀 죽어버린 사람들.

사지가 절단되서 죽어버린 사람들이 보였다.

죽지않은 사람들도 있었지만 고통에 찬 신음성을 내뱉으며 서서히 죽어가고 있었다.

세상에 지옥이 강림했다. 라는 말이 이럴때 쓰이는 걸까.

나는 한참이나 토악질을 하다가 다시 비틀거리면서 일어서기 시작했다.

이건 현실일리가 없다.

그래, 분명히 꿈이다.


"아하하하핫. 그래. 꿈일거야. 꿈. 결국 꿈일거야. 꿈이니까 이건 현실이 아니라고. 그래, 분명히 집에 가서 침대에 누워서 잠이 들면 현실일거야."


나는 그렇게 중얼거리며 피로 물들어버린 거리를 걷기 시작했다.

추욱 늘어진 왼팔.

아프다. 아파.

하지만 꿈이니까 괜찮을거야.

나는 그렇게 생각하며 거리를 걸어서 집으로 향하기 시작했다.

그때 나는 진동이 서서히 잦아드는것을 깨달았다.

거리에 쓰러져있는 무수한 사람들.

아니, 이제는 사람이 아니라 시체가 되어있을뿐이었다.

그 광경은 나에게는 매우 비현실적으로 보였다.

어라? 꿈인데 왜 이렇게 리얼하지?

아, 꿈이니까 그런가?

그렇게 생각하면서 나는 누군가의 몸에서 떨어져나온듯한 팔을 걷어찼다.

피를 거리에 뿌리며 굴러가는 팔.

데구르르 ─ 하고 굴러가다가 시체가 돼버린 사람에게 부딪혀 멈추고 말았다.

그 광경은 비현실적이지만 묘하게 어딘가가 생생한듯한 느낌이 들었다.

어차피 꿈일테지만 어딘가가 생생하다.


"꿈이 왜 이렇게 더러운 꿈인거야? 내가 잘때 재난소설이라도 읽고 잤나?"


피로 물든 거리를 바라보며 내가 중얼거릴때 나의 시야에 들어온 광경.

저 먼 곳에서 땅이 출렁거리고 있었다.

그 출렁거림은 모든 것을 붕괴시키며 나에게 아주 빠르게 다가왔다.

출렁거림이 다가오는 것을 바라보며 생각했다.

역시 꿈이구나. 땅이 출렁거린다니.

뭐, 상식적으로 생각해보면 땅이 출렁거리는 일은 없겠지.

그 출렁거림은 모든 것을 휩쓸고 지나갔다.

내 몸이 튕겨날아간다.

그 출렁거림에 휩쓸려서 허공을 나는 내 몸.

느껴지는 부유감은 꽤나 기묘했다.

날아가는 동안 내 눈에 들어오는 하늘은 참으로도 푸르렀다.

나는 그 푸른 빛의 하늘을 바라보며 문득 생각했다.

이제야 꿈에서 깨려나?

그렇게 생각하는 순간 의식은 끊겼다.


~


모든 것이 붕괴했다.

세계에는 지옥이 강림한다.

삶이 끊긴다.

죽음이 내리는 지상.

세계는 마지막 단말마를 내지른다.

죽음만이 가득한 세계.

세계는 피로 물들었다.

모든 것의 시작이자 끝.

세계는 미쳐 돌아가기 시작한다.


~


남자는 중얼거렸다.

아주 즐겁다는듯한 목소리로.


"자아, 너는 어디까지 할수있을까? 부디 이 나를 즐겁게 해달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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