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을 쉴때마다 찌그러지는 폐를 느낀다. 가르릉 거리는 고양이 울음소리와 함께 내 폐부는 바늘에 찔린듯한 고통에 휩싸인다. 남들은 나를 천식환자라 부르더군.
환자라 하기에는 아직은 정상적인 생활은 가능하지만 하루 세번 입안에 약을 뿌리고 복용해야 하는 내 처지가 한심스럽다. 덕택에 제대로 달려본지 얼마나 되었을까..
길을 걷다가도 숨쉬기가 곤란해지는 마당에 마음 놓고 트랙위를 달린다거나 농구를 해본지도 꽤나 오래되었다. 오랜시간 그렇게 운동을 하다보면 산소가 모자라는 것을 느끼는 것도. 참으로 좋지않은 경험이다.
집안에 틀어박혀 있는 것이 생활화가 되었다. 날씨가 조금만 추워지면 바깥 공기를 쐬는것이 두렵다. 남들은 어떤지 모르겠지만 내 폐속으로 차가운 공기가 들어가게 되면 천식이 발작할 (나는 이렇게 부른다.) 확률이 꽤나 높아진다. 별로 좋지 않은 경험이다.
천식은 유전이란다. 우리 어머니가 가지고 계셨고 운이 좋은 내 동생은 잘도 뛰어다니더만 나는 조금만 뛰다보면 숨이 모자라 기침을 한다거나 엎어져 울기 일쑤였다. 그당시만 해도 조금 더 조금 더 많이 뛰다보면 나아지는 줄로만 알고 있었다.
이를 악물고 뛰었다. 폐를 조금이라도 더 쓰게 하고 싶었다. 숨을 쉬기 힘들고 다리가 풀려왔지만 울면서 뛰었다. 나도 정상인이 되고 싶었다. 하지만.. 아무것도 나아지지 않았다.
사실 내가 가진 병명이 천식이라는 것을 알아낸 것은 그다지 오래되지는 않았다. 나는 정말 단순히 운동부족인줄로만 알고 있었으니.. 그냥 혼자서 혹시 '천식'이 아닐까 생각했을 뿐이지..
어쩐지 뛰는게 버겁더라..
막상 알고나니 덤덤하다. 알고있었던 사실이다. 아쉬운점이 있다면 담배를 피워서는 안된다는 점이랄까? 하지만 그렇다고 담배를 끊을수 있다면 세상에 담배피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숨도 제대로 못쉬면서 담배를 조금이라도 빨아보려는 내가 한심스러워서 끊어보려고 했지만 그다지 잘 되지는 않는다. 담배 피우는 양은 현저히 줄었다. 더 피우면 안될거 같아 내 스스로 자제했다. 하지만 하루에 한개피도 피우지 않으면 자꾸만 떠오르는 악몽같은 현실에 담배의 힘에 조금이나마 의지하게 된다. 천식환자가 담배를 피운다는건 참으로 아이러니한 일이다.
칙..
듣기 거북한 inhaler 소리. 혀끝을 자극하는 쌉싸름한 맛..
별로 좋아하는 느낌은 아니지만 숨쉬기 위해서라 나도 어쩔 수가 없다.
건장한 청년이 다되어서 조그마한 inhaler에 의지하며 숨쉬는 내가 참으로 우습게 느껴진다. 목에 뿌리는 것 하나. 알러지 방지를 위한 코에 뿌리는 것 하나. 그리고 먹는 약만 대여섯 종류가 되어버렸다.
매번 챙겨먹는게 참 일이다. 별로 좋아하지는 않지만 숨은 쉬어야 하는 거라더라..
오늘 하루 약을 깜빡하고 챙겨먹지 않았다가 일하는 도중에 쓰러져서 지랄을 했다. 참으로.. 좆같은 인생이다. (실례)
숨쉬는일이 그렇게도 힘든일이었던가..
나는 그냥 평범하게 살아서는 안되는 것이었던가.
내가 이지경이라 그녀는 떠나갔던가..
괜히 쓸모없는 공상만 잔뜩 늘어놓는다..
나는..
천식환자다.
by Xian.
다른 사람들은 어떤지 알지 못하나 적어도 나는 이러한 고통을 받고있답니다. 제대로 숨쉬어본지도 꽤나 오래 지난기분이군요. 같은 공기 마시고 싶다고 생각하며..